조선시대사람들은 많이 먹었다.그 습관은 외국까지 알려졌다.
이익은 우리나라사람들이 먹는것은 천하제일이라며 이는 유구(오키나와)에도 소문이 났으며,
부귀한 집은 하루에 일곱번도 먹는다고 비판했다.19세기말 선교사 달레는 조선사람들의 가장
큰 결점은 대식이라며 그들의 대식과 식탐은 빈부와 귀천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그리피스는 조선인이 일본인의 배를 먹는다고 했다.19세기 조선을 방문한 비숍은 한국의
1인분은 결코 적지않는데도 3-4인분을 한번에 먹어 치우는것이 일상적이고, 서너명이 모여
앉으면 한자리에서 20-25개의 복숭아와 참외가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라고 했다.
그들은 정말 대식가였을까?그렇다면 조선시대사람들은 얼마나 먹었을까?
통일신라이래 일반백성들은 하루에 아침저녁 두끼만 먹었다.왕이나 고위관리,부자들은 세끼를
먹었다.여행중이거나 힘든 노동을 할때는 세끼를 먹었는데 낮밥의 양은 많지 않았다.
18세기후반이 되면 세끼가 일반화되지만,낮밥의 식사량은 일반끼니의 반정도였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사람들의 한끼 식사량은 얼마나 되었을까?
여러 기록을 보면 성인남자는 한끼에 7홉,여자는 5홉을 먹은 것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전기밥솥 계량컵의 1인분 한끼 최대치가 160cc인데, 보통 140cc를 먹는다고 잡으면,
조선시대 성인남자가 먹는 양인 7홉은 420cc로 오늘날의 세배가 되며 어린아이의 3홉도 180
cc로 현대성인남자보다도 많다.
이는 당대인들도 인정하는 사실이었다.성현은 15세기에 저술한 용재총화에서 가난뱅이는 빚을
내서라도 실컷 먹어대고 군사들이 움직이면 군량짐이 반을 차지한다고 썼다.조선전기사람인
이극돈은 풍년이면 먹을것을 아끼지 않아 중국인들이 하루 먹을 분량을 한번에 먹는다고 개탄
했다.16세기에는 잘 헤아리지 않고 먹을것이 생기면 닥치는 대로 먹는다하여 조포석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이는 아침에 양식을 다 먹어치워 저녁에는 굶는다는 의미다.
조선시대 성인남자의 식사량은 지금의 세배가량이었다.어린아이도 현대성인식사량을 먹었다.
이런 습속은 크게 변하지 않아,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의 사망원인가운데 소화기계통질환이 1,2위
를 차지하였다. 일상적 빈곤때문에 먹을것이 생기면 잔뜩 먹는다고 볼수도 있지만,평상시에도 늘
많이 먹었다는 것은 평소 굶주려서 그랬다고 보기는 어렵다.근본적으로 형편크게 다르지 않던 동시기 타 국가 사람들의 평균 식사량과 비교해 봐도 조선인들의 식사량은 엄청난 것이었다. 일례로 당시 중국인들의 경우
펄벅의 대지에서도 볼수 있듯 주된 식사는 밀가루와 쌀이 전부였고 명절이 되어야 겨우 돼지 비계를 조금 구경하는 정도였으며 육식을 즐기지 않던 일본의 경우 말할 것도 없다. 이들에 비해 두배 이상의 식사를 섭취했던 조선인들은 그만큼 더 격한 노동이라도 했다는 말인가?그렇지 않다.
이를 꼬집은 한 선교사의 표현이 재미있다.
'아침 먹고 새참, 점심 먹고 새참. 도대체 일은 언제 하는가?'
조선인들을 노무자로 고용하던 일본 회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의 하나가
일본인들과 달리 조선인들은 점심에 더하여 새참을 제공하지 않으면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 그 형편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많이 먹는습관은 생산곡물의 상당부분을 먹고사는데 투자하게 했고,일상적 빈곤에 시달
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참고)의식주,살아있는 조선의 풍경/한국고문서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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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농사에 올인(?)하는 나라였고 가장 핵심은 쌀농사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쌀밥을 먹고 싶어했죠. 조선의 쌀 생산량과 소비량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고 먹는 문제에 있어서는 조선은 상당히 살기 괜찮은 그런 나라였습니다. 신분계층을 가리지 않고 대식을 하는게 일반화된 그런 나라였죠. 쌀 생산량,조세제도 관련된 그런 얘기들은 초코틴틴님이 잘 설명해 주신 것 같고요. 조선이라는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적인 비하를 할 필요는 없죠. 조선이라는 나라는 전 시대인 고려보다도 훨씬 더 발전된 그런 나라였고 적어도 먹고 사는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동시대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그닥 뒤쳐지지 않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뛰어난 부분이 많은 그런 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