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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1년만에 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게시물ID : gomin_6622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술취한콘다
추천 : 15/7
조회수 : 81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04/16 11:05:53

안녕하세요

오유를 시작한지는 3년차가 다되어가는데 베오베를 안통하고 고민 게시판을 들어와본건 처음인 29살 오유 유저입니다 .

오늘 새벽 2시쯤 걸려온 전화때문에 무척 심란해서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고자 하는데요.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의견이 궁금하여 썰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어제 하루 여느때와 다름없이 회사 출근하여 하루종일 업무를 봤습니다.

 그러다 전날 한강 마라톤에 참석하는 바람에 뭉친 근육을 풀어주려 직장동료 와 마사지샵 들렸는데..

예약이 꽉꽉 밀려있던 관계로 마사지 시간은 10시 반에 시작하여 12시 반에 끝이났습니다.

그리곤 유유히 동네로 돌아와 출출한 관계로 집근처 편의점에 들려 참깨라면을 하나 사서 집으로 복귀했죠.

그 뒤로도 뭐 시간만 좀 늦었다 뿐이지 평상시와 다름없이 핸드폰을 침대에 집어던지고 샤워하고 나와서 참깨 라면 테크를 탔구요.

소화 다될때까지 앉아서 다 못본 영화좀 보다가 2시쯤?? 침대에 낙하하여 핸드폰을 봤는데..

 

1년전 썸타던 여성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있는 겁니다..

 

참.. 다른 여자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는 일인데, 이 여성의 경우에는 상황이 애뜻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너무 인상에 남았던 일들이 많아 생각이 참 많아 지더군요..

 

사실 제가 연애에 있어서는 좀 무덤덤합니다.

뭐 제가 뻔데기 앞에 주름잡는 다고 생각 드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에게 있어 연애는 낭만이나 로망보다는 그냥 형식적인 패턴과 일종의 게임정도로 생각 될정도로 그리 달콤한 것만은 아닙니다.

연애에 대한 횟수도 물론 작용을 하는것 같고, 쉽게 시작하고 그 만큼 쉽게 끝난 경험도 많아서 그런것 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 차이기 때문에 일단은 그런 성향의 남자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혀있는 부재중 전화를 보고 조금은 특별하게 와닿았습니다.

첫 만남의 장소부터 만났던 장소 당시의 상황.. 왜 연락을 안하게 되었는지 까지..

 

작년 이맘쯤에 로데오거리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웃는모습에 한눈에 반해서 연락처를 물었고,

몇차례 만남을 가지며 좋은 대학의 무용과 출신 그리고 외동딸이라는 사실과.. 집안까지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자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을때 생긴 나도 모를 자격지심 같은 감정과 위축 되어 가는 내 모습들..

번쩍 번쩍한 외제차 조수석에 앉아있는 내모습에 대한 열등감.. 점점 조심스러워 지고 작아질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그리고 그런 상황속에서 그 친구가 불연듯 했던 "오빠 참 처음에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모습이 좋았는데, 알고보니 소심한거 같애"

라는 말에 충격을 받아 도망치듯 연락을 끊어야만 했던 그때의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더군요..

 

그러다 훌훌 털고 생각이 정리될때쯤.. '차라리 그 친구가 유복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애써 외면하고 자려는 찰나, 2시 30분쯤인가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또 오는겁니다..

 

 

나 : 여보세요??

상대 : ................(긴침묵)

(이런상황 반복 4회 정도)

 

나 : 여보세요??

상대방 : 여보세요??

(여보세요 주고받기 7회)

 

나 : 누구시죠??

상대방 : 네..네??

 

전화 끊김..

 

망치에 얻어맞은것 같은 느낌이 들고.. 온몸에 소름이 쫙 설정도로 당황스럽더군요..

그러다가 정말 뭔가 홀린듯이 걸려온 전화로 전화를 다시 걸었습니다.

 

나 : 여보세요??

상대방 : 여보세요??

(여보세요 주고받기 3회)

 

나 : 저기 죄송한데,

상대방 : 오빠..

 

나 : 새벽에 전화가 와있어서요.

상대방 : 오빠!

 

나 : 이거 제가 아는 번호인거 같은데.. 혹시 xxx씨 핸드폰 맞나요??

상대방 : 네

 

나 : 그럼 혹시 xxx씨..?

상대방 : 응

 

나 : 오랜만이다.. 어쩐 일이지?

상대방 : 그냥 어떻게 지내나 전화해봤어..

 

나 : 혹시 술마시고 있는건가?  

상대방 : 어..어?? 술은 마셨는데 쪼꼼 마신거라 아무렇지 않아. 동네야

 

나 : 그래?? 그럼 혹시 전화 잘못한거 아닌가??

상대방 : 그건 아니고.. 궁금해서..

 

나 : 그럼 내가 생각 나서 전화한건가??

상대방 : 어..?? 그.. 그런거 같아

 

나 : 그..그래.. 잘지냈어?? 안그래도 나도 참 못한 말이많았는데.. 참 신기하다.

상대방 : 응 신기하네.. 잘지냈어??

 

나 : 그냥 잘 지..(말 끊고)

상대방 : 우리 한번 보자. 만나서 얘기하자

 

나 : 그..그래 시간맞을때 한번 보자.

상대방 : 자고 있었어?? 미안해..

 

그리고 서로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면서 통화 좀더 하다가 전화 끊고 폴인 슬립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카톡이 와있습니다.

 

'미야해..술많이취했어..생각은많이했는데..' 

 

이거 뭐죠??

걍 술취해서 외로워서 전화한거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1년이나 지나서 제게 전화 해서 

'우리가 어쩌다 연락이 끊겼지?', '만나자 만나서 얘기하자' 라고 말할 정도로 잘해주거나 정을 나누었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었다고 생각되서  무척 심란합니다..

 

물론 이 친구의 인성과 행동 그리고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생활 습관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고

좋았습니다.. 야구, 축구, 레저와 같은 취미생활도 무척 좋아했기에 관심사도 비슷했구요..

저보다 좋은대학.. 그리고 유복한 집안환경등의 자격지심을 느낄수 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적인 요인에

쫄아서 도망치긴 했지만 참.. 기억에 남는 특별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참.. 연애란게 상대방 행동이나 말에 의미를 파악하려 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말리기 시작하고 가슴앓이만 커진다는 나름 철학이 있기에.. 그냥 생각가는데로 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번 만큼은 참 쉽지가 않네요..

 

어쩌면 잡지못한 새에 대한 애절함의 반증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번 만큼은 깔끔하게 다른상황 안보고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서 이런 찝찝함이나 여운이

안남고 싶은 생각인데.. 그러기 위해 저 여성분의 심리가 너무 궁금합니다.

혹시라도 저 여성분처럼 행동하셨던 분들이 있거나 혹은 비슷한 상황을 겪으 셨던 분들 있으시면

팁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긴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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