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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세종시대 사신 글 보고 화폐도입실패 이유에 대해 써 봅니다
게시물ID : history_51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ellowowl
추천 : 0
조회수 : 67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7/23 11:33:46
조선초기에 화폐보급에 실패한 이유는 조선 내에 시장경제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화폐의 탄생을 생각해 보면 알겠지만 화폐는 시장에서의 효율적인 교환수단으로서 탄생했습니다.

즉 이미 시장이 있는 경제체제에서 거래의 효율성을 위해 고안된 도구란 것이죠.

물물교환이던 쌀이나 포목거래던 기존에 시장이 활성화 된 곳에서나 화폐가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형성되려면 두가지 선결조건이 있습니다.

잉여생산물과 교통발달.

농부나 어부 사냥꾼들이 수렵채집농경을 해서 수확물을 거두면 일단 자기와 가족들이 먹어야죠.

자기는 굶으면서 물건을 내대 팔 수는 없잖습니까.

자기와 가족들이 먹고도 남은 것들이 충분히 있으면 그걸 파는 겁니다.

그리고 설령 남아도는 생산물이 있다 해도 그걸 다른 물건과 교환하려면 운반을 해야 합니다.

대량의 생산물을 운반할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이 없다면 시장은 지역공동체 내에서나 소규모로 형성될 뿐입니다.

조선은 이 두가지가 모두 미흡했습니다. 뭐 조선 이전도 마찬가지였고요.

생산량은 조정에 세금으로 내고나면 가족들이 먹기에도 빠듯했고 교통은 조정에 바치는 세곡미를 운반하는 조운선을 빼면 사실상 도보 밖에 없었습니다.

조선말기까지도 고작 봇짐장수들이 지게메고 군 단위의 5일장 정도나 떠돌던 게 조선의 시장경제 수준이었습니다.

대규모 교역은 외교적 행사가 있을 때 행해지는 사신무역 정도였죠.

이 보부상들도 조선후기에 와서 활성화가 되었죠.

그나마 보부상들에 의한 소규모 지역 공동체 시장이 활성화 되어서 조선 후기 발행된 상퍙통보는 우리 역사 최초로 보급에 성공한 화폐가 됩니다.

그 이전 고려,조선시대 수차례 시도된 화폐발행도 민간의 필요에 의해 자연형성된 화폐시스템을 국가가 정리한 것이 아니라 사신들이 인근 국가들을 견문하니 그 나라들이 화폐를 이용해 편리한 경제생활을 하는 현상만을 보고 국가주도로 도입하려 한 것이죠.

하지만 화폐를 받아들일 시장 자체가 없는데 화폐가 무슨 소용입니까.

하지만 이걸 가지고 당시 위정자들의 통찰력 부족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시장경제와 화폐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확립은 중세시대 지구상 그 누구도 할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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