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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타락(墮落)-Remake <9>
게시물ID : pony_39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과자는칸초
추천 : 9
조회수 : 56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4/15 07:54:14

<지난화 보기>

[Prologue]

[1][2][3][4]

[5][6][7][8]




** 수사관인 그리핀 이름을 타쟈도르에서 미네스 스윈들로 변경




9.


달칵!


잠금 장치가 해제되는 소리와 함께 한쪽 벽이 스르륵 열렸다. 열린 벽 안쪽으로 마법등이 차례로 켜지는 것을 보며 두 개의 그림자가 안으로 들어섰다.


“흐응?”


좀 더 짙은 색의 그림자가 나직한 신음성을 냈다.


“어때?”


그보다 약간 더 큰 그림자가 물었다.


“어떻긴 뭐가? 방금 들어온 것 뿐이잖아. 티아 언니.”


루나였다. 결국 셀레스티아를 잡는데 성공한 루나는 그녀에게 항복을 받아내고, 보물창고를 보여주기로 확답을 받았다. 트와일라잇의 빈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동안 바빴던 둘은 오늘에서야 이곳을 찾을 여유가 생겼다.

조금 걷자 그들의 앞에 아래로 향하는 원형의 계단이 나타났다.


“자. 이제 뛰어내려.”

“......계단은 폼으로 있는거야?”

“이거 꽤 깊다. 너 걸어서 내려갈래? 날개야 말로 멋이나 부리라고 있는게 아냐.”

“그건 그렇지.”


말과 함께 루나가 뛰어내렸다.


“서두르긴.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

“내 걱정 말고 언니야 말로 조심해.”


이미 깊숙히 내려갔는지 아래쪽에서 루나의 목소리가 아릿하게 들려왔다. 피식 웃은 셀레스티아도 뛰어내렸다.

그녀가 바람을 가르며 아래로 내려가고 잠시 후, 그들이 지나온 통로에서 검은 그림자가 뱀처럼 바닥을 기며 나타났다. 셀레스티아가 뛰어내린 바로 그 자리에 도착한 그림자의 몸 일부분이 위로 솟아올랐다. 그것은 마치 머리인 양 주변을 둘러보는 것처럼 여러 방향을 향한 후, 계단을 따라 미끄러져갔다.


탁 하는 발굽과 바닥이 닫는 소리를 내며 루나가 내려섰다. 계단의 끝에 이어져 있는 문을 바라본 루나는 한걸음 옆으로 물러서 위를 쳐다보았다. 곧 셀레스티아가 내려왔다.


“들어가자.”


셀레스티아는 문을 열기 위한 마법을 사용했다. 화려한 빛이 문에 닿자 문이 밝게 빛났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응? 이상한 걸?”


다시 한번 셀레스티아가 마법을 사용했지만 문은 변화가 없었다.


“어라? 뭐가 잘못됐지? 주문은 틀림없는데...”

“잠깐만. 언니.”


지켜보던 루나가 문에 다가가 발로 가볍게 밀자 문은 힘없이 열렸다.


“어? 분명 잠궈놨었는데?”

“잘못 기억하고 있는거 아냐?”

“아냐. 분명... 뭐 상관없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셀레스티아는 아무려면 어때 하며 루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와아!”


루나가 가볍게 탄성을 질렀다. 보물창고답게 온갖 희귀한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에헴. 천년동안 모은 거란다.”

“내가 없는 그 천.년.동.안 말이지?”

“......”


본전도 못 찾았다 생각하며 헛기침을 한 셀레스티아가 안으로 들어가며 이것저것 설명하기 시작했다.

셀레스티아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루나는 한쪽 구석에 놓인 물건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앗!”

“......루나?”


한걸음에 그 물건에 도착한 루나는 다리를 떨며 조심스럽게 그 물건을 들어올렸다.


“이...이것은!”

“뭔데?”

“전설의 게임기! 포니콤! 아아아. 도저히 구하지 못해서 포기했었는데 이곳에서 발견하다니.”


먼지 가득한 상자를 끌어안고 볼을 비비는 루나를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던 셀레스티아는 한쪽을 가리켰다.

얼굴에 먼지를 잔뜩 묻힌 루나가 셀레스티아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넋을 잃었다.


“포니드라이브, 슈퍼포니컴, 포니보이, 포텐도 시리즈에... 아...”


한쪽에 가득 쌓여있는 온갖 기기들을 보던 루나는 머리를 짚으며 쓰러졌다.


“루나?”

“아... 여긴 천국인가? 나 죽은거야. 언니?”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고 일어나. 이건 너한테 다 줄 테니 나중에 확인해 보고...”


셀레스티아의 말에 벌떡 일어난 루나는 셀레스티아에게 매달렸다.


“정말이지? 나중에 딴 소리 하면 안돼? 약속한거다!”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하고 그놈을 보러 가자.”


셀레스티아는 안쪽을 향했다. 머뭇거리며 아쉬운 눈으로 몇번이나 게임기들을 돌아보며 루나가 뒤따랐다.


* * *


“여어. 이거 수고하십니다.”


그리핀 수사관 미네스는 양손에 한가득 뭔가를 들고서 로얄가드들에게 다가갔다.


“무슨 용문가?”


미네스는 한쪽손에 든 물건을 들어보였다.


“공주님께 몇 가지 물을 게 있어서 왔는뎁쇼? 그리고 이건 가드님들이 수고하는 것 같아 약소하게 준비했습니다요. 헤헤”


꾸러미에 든 것은 술과 음식이었다.


“근무 중 술은 금지다.”

“어이쿠! 이거 제가 실수 했군요.”


무뚝뚝한 로얄가드의 말에 미네스는 자신의 머리를 쳤다. 그리고 다른 꾸러미에서 물이 든 병을 꺼냈다.


“혹시나 해서 가져왔는데 다행이군요. 드시죠?”

“근무중...”

“어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아?”


처음 대답한 로얄가드는 받지 않으려 했으나 옆에 있던 다른 로얄가드의 말에 머뭇거리다가 미네스가 건네는 물건을 받았다.


“알고 있겠지만 이 일은...”

“물론이죠.”


미네스는 로얄가드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 트와일라잇이 있는 방의 문을 열며 말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 * *


트와일라잇은 편한 자세로 누워있었다. 다리에 족쇄를 차고 뿔에는 원형의 구속구를 매단 트와일라잇은 고른 숨과 함께 규칙적으로 들썩이는 몸을 보건데 잠들어 있었다.


- 스스스


뭔가 스치는 소리와 함께 트와일라잇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퍼져나왔다. 그것은 트와일라잇의 몸에서 스며나와 한 곳에 뭉치는가 싶더니 그대로 창문의 틈을 통해 빠져나갔다.


- 부스럭


소리와 함께 트와일라잇의 고개가 들렸다.

잠시 멍한 눈으로 주위를 바라보던 트와일라잇이 중얼거렸다.


“여긴 어디지?”


기억을 떠올리려던 트와일라잇은 지끈거리며 머리를 두드리는 두통에 인상을 찡그리고, 앞발을 들어 머리를 누르려다 철컹 하며 자신의 발을 구속하는 물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구속구? 이게 왜 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스파이크? 가드! 누군가 대답해!”


트와일라잇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길 바라며 소리쳐 봤지만, 누구도 문 안쪽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분명 누군가 밖에 있을텐데... 결국 트와일라잇은 소리치는 것을 그만두고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파왔지만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다.

 

“분명...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방에서 문을 발견하고... 수많은 예술품이 있는 방에 들어가서... 검은 연기가 차 있는 병을 떨구... 검은 연기!”


트와일라잇은 일어나려다 구속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다시 주저 앉았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이런 꼴인 걸까?”


한숨을 쉰 트와일라잇은 마법으로 구속구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몸을 이동하는 수식을 완성하고 마법의 힘을 뿔로 보냈지만 그 힘은 무언가의 개입으로 사라졌다.


“뿔에도? 이럴 때가 아닌데... 빨리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알려야... 어떡하지?”


트와일라잇이 안전부절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미네스가 들어왔다. 곧바로 문을 닫은 미네스는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가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이거이거. 공주님 일어나 계시군요.”

“누구?”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기울였다. 분명 처음 보는 이였다. 게다가 그리핀. 그리고 자신을 아는 것 같지 않은가?


“그대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이걸 풀어줘요.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알려야 할 소식이...”

“그런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이곳에 저와 공주님 단 둘이 있다는 거지요. 아! 혹시 의문이 드는 건 없던가요? 왜 누구도 이 방안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이곳에 물건 하나를 숨겨뒀거든요. 마법이 걸린 물건이죠. 효과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 방에서 나는 어떤 소리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거죠.”

“무슨 말을 하는거죠?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을 낭비 할 수 없어요. 이퀘스트리아에 큰 위기가 닥쳐 올지도 몰라요. 아니 분명 그럴 거예요.”


미네스는 트와일라잇의 말에 비웃음이 가득한 음성으로 말했다.

 

“위기? 제 생각에 이퀘스트리아보다는 공주님 자신의 위기를 걱정하는게 좋을 것 같군요.”

“무슨...?”


트와일라잇이 의문 가득한 눈으로 미네스를 바라보다 멈칫했다. 트와일라잇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그의 눈엔 욕망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이 놀라 일어나려 했지만 구속구가 방해했다. 그리고 미네스의 커다란 몸이 트와일라잇을 덮쳤다.


* * *


“이 녀석이 그리드야?”


루나는 병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았다. 루나의 말이 끝나자 연기의 한가운데에 눈이 생겨났다.


“그래. 이 녀석이 그리드. 잘 봐 루나.”


셀레스티아가 마법으로 불을 만들어내어 그리드를 가둔 병에 가까이 븥이자 그리드가 기겁하며 불을 피해 병의 반대편으로 붙었다. 셀레스티아의 눈이 반고리모양으로 휘며 불을 병 주변으로 이리저리 옮겼다. 그때마다 그리드는 불을 피해 작은 병 속에서 요동쳤다.

불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던 셀레스티아는 일부를 병 안 쪽으로 이동시켰다. 그러자 그리드의 몸을 이루는 연기가 타들어갔고 그리드는 마구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고통에 그리드의 눈이 돌아가려 하자 셀레스티아가 불을 꺼트렸다.


“봤지? 이렇게 약한 놈이야.”

“......언니 변태 같아.”


루나가 한심함을 가득 담은 눈으로 셀레스티아를 바라봤고 셀레스티아는 딴청을 피웠다.

몸이 타오르는 고통을 겪은 그리드는 핏발 선 눈으로 셀레스티아를 노려봤다. 눈빛으로 포니를 죽일 수 있다면 셀레스티아는 이미 여러 번 죽었으리라.


“눈 깔아! 이게 어디서?”


그러나 그리드는 쓰읍하며 내뱉은 셀레스티아의 말에 노려보던 걸 멈추고 눈을 돌리더니 이내 감아버렸다.

루나는 눈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다 셀레스티아를 보며 말했다.


“삐졌나본데?”

“흥. 지가 삐져봤자지. 이제 됐지? 나가자 루나.”


셀레스티아가 뒤돌아서자 그리드의 눈이 다시 뜨였다. 분노어린 시선으로 셀레스티아의 꽁무니를 쫓던 그리드는 걸어가던 셀레스티아가 갑자기 돌아보자 급히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딴청을 피웠다.


“이것 봐. 루나. 음흉한 놈이라니까? 이 녀석은 영원히 여기서... 루나?”


문득 옆에 루나가 없는 걸 발견한 셀레스티아는 루나를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리고 온갖 게임기를 잔뜩 공중에 띄워 가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루나를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두 자매가 사라지고 나서 잠시 후.

물건들의 그림자 사이를 누비며 또 하나의 그림자가 뱀처럼  다가왔다. 그리드가 갖힌 병 앞의 공중에 모여 뭉친 그림자는 그 몸 한 가운데 커다란 눈이 생성했다. 곧 병 안에 갇힌 그리드도 눈을 떴다. 두 개의 눈은 웃음기를 머금으며 마주보고 몸을 떨어댔다. 그리고 한 가닥의 줄기가 빠져나와 병의 마개를 열었다.

입구를 통해 검은 연기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순식간에 병에서 빠져나온 그리드는 검은 그림자를 삼키고 몸을 들썩였다. 그 모습은 마치 크게 웃는 것 같았다. 다음 순간 그리드가 그곳에서 사라졌다.








**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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