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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한 축구판의 아름다운 신데렐라 스토리 팬을 감동시킨무리뉴
게시물ID : soccer_598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닭빠
추천 : 27
조회수 : 66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4/13 00:59:06




아벨 로드리게즈는 로스앤젤레스의 더러운 지하철 바닥을 청소하는 41세의 멕시코계 미국인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들 중 하나죠. 겉으로 봐서는 이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로드리게즈가 레알 마드리드와 주제 무리뉴의 곁에서 겪었던 일들이 알려지면서 이 둘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로드리게즈는 레알 마드리드의 행운의 징표가 될수 있었을까요? 

뼛속까지 레알 마드리드 팬인 로드리게즈는 지난 7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가 미국에 전지훈련을 올 때마다 2주간의 개인 휴가를 내어 레알의 훈련을 도왔습니다. 물론 무급으로요. 밖으로 날아간 공도 줍고, 바닥도 닦아주면서 정말 아무도 안 알아주는 일을 자원해서 했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였죠. 2주간의 "휴가" 동안 로드리게즈는 5시에 일어나서 훈련장으로 간 후, 하루 종일 훈련장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운 다음 밤 11시에 돌아와 자는 생활을 되풀이했습니다. 

"전 초딩일때 부터 유럽 축구를 봐 왔습니다." 로드리게즈는 미국에 8살 때 이민을 온 후, 유럽에 한번도 가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에겐 소원이 딱 하나 있었죠. 바로 레알과 꾸레가 맞붙는 '엘 클라시코' 를 한번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였습니다. 무리뉴가 시즌 끝에 떠날 확률이 높고, 3월 2일의 엘 클라시코가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자, 로드리게즈는 이번 클라시코는 절때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두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그가 여행을 한다면 아내와 세 딸과 같이 갈 휴가 비용을 써 버려야 한다는 점이였습니다. 다른 건 그는 무리뉴나 레알의 스탭 그 누구의 연락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였죠. 

" 떠나기 전날까지 전 고민했습니다. 아 내가 가장인데 마누라랑 딸내미들 버리고 가도 되나????" 로드리게즈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 등을 떠밀어준건 제 아내와 딸이였습니다. 아내랑 맏딸이 와서 '평생의 꿈이였는데, 당연히 가 봐야지' 라고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그는 떠났습니다. 2월 28일 아침 그는 마드리드에 도착하였고, 레알의 발데베바스 훈련장에 나타났습니다. 물론 아무런 연락도 없이죠. 게임을 볼 티켓도 없었고, 호텔 예약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훈련장 입장이 거절당하자 그는 훈련장 옆 길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죠. 전날 밤엔 눈이 내렸고 날씨는 막장이였습니다. "제 아내가 가져가라고 한 외투가 없었으면 얼어 죽었을 겁니다." 허나 로드리게즈는 여전히 들어갈 수 없었고, 그는 길가에 5시간 동안 하염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

"제가 그를 본 건 기적이였습니다." 무리뉴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어시스턴트인 루이 파리아의 차를 타고 훈련장을 나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클럽이 대단하다보니 훈련장 밖에는 항상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 있거든요. 그런데 아벨이 밖에 앉아 있는 걸 본 겁니다. 전 루이에게 '멈춰! 로스앤젤레스에서 본 사람이야' 라 말하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아미고! 여기서 뭐하나!" 무리뉴가 물었습니다.

"그, 감독님이랑 팀을 만나러 왔습니다." 로드리게즈가 말했습니다. "전 유럽이 처음이에요. 레알의 경기를 직접 보는건 제 꿈이였어요. 전 엘 클라시코를 보고 싶어요."

"하지만 티켓이 다 나갔는걸!" 무리뉴가 말했습니다. "어디서 지내는데?" 

"그것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을 안 해 봤어요." 로드리게즈가 답했습니다. "전 일단 훈련장에 와서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을 만나서 일정을 잡으려고 했어요. 만나지 못하면 경기장으로 가서 티켓을 구하려고 했구요. 그것도 안되면 돌아가야겠죠.."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무리뉴는 멀뚱멀뚱 서 있던 어시스턴트에게 로드리게즈의 방을 잡아놓으라고 말했습니다. 레알 선수단이 꾸레원정 전에 지내는 VIP 호텔로 말입니다. 무리뉴는 아벨에게 일단 호텔에서 푹 쉰후, 다음날 아침 훈련장에 나오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저녁, 무리뉴와 아벨은 레알 마드리드 스태프진과의 저녁식사 전에 만나 90분간 회포를 풀었습니다. 

로드리게즈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을 때 무리뉴가 그를 멈춰세웠습니다. 아시다시피 레알은 클라시코 다음날 맨유와의 챔스 16강전을 위해 맨체스터로 떠나도록 되어 있었죠. 로드리게즈는 클라시코를 본 다음 LA로 돌아갈 예정이라 말했지만 무리뉴는 그 입을 다물라고 했습니다.

"응?? 돌아간다고?? 안돼, 넌 우리랑 맨체스터로 와야 해. 스태프로 써 주지. 클라시코를 보는게 꿈이라고? 꿈을 크게 가져! 우리를 돕고 챔스 경기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거야!" 

로드리게즈는 정말 감사하지만 자신이 모든 비용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무리뉴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습니다.

"유럽에서 나와 함께라면 어떤 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어." 

그 말을 듣자 아벨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기쁨의 눈물이였죠. 급히 그는 방으로 올라가 자신의 여권을 가지고 내려왔고, 단기 계약을 마친 후 무리뉴는 그와 로드리게즈의 셀카를 찍어 원정 스태프 명단에 추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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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7년 동안 무보수로 레알을 도왔습니다. 클럽이 돈 내겠다고 했을 때도 한사코 거절하던 그였죠! 그 댓가로 그는 인생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되었던 겁니다. 






다음 사흘은 바람같이 지나갔지요. 3월 2일, 로드리게즈는 베르나베우에서 레알이 꾸레를 2-1로 눕혀버리는 것을 직접 감상했습니다. 무리뉴는 그에게 VIP석을 내줬지요. 게임이 끝난 후 로드리게즈는 라커룸에 찾아가 날두와 마라도나(얘가 왜 여기 있던 걸까요)와 사진을 찍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마라도나의 여친과도요. 

그리고 맨체스터로의 여행이 다가왔지요. 이번엔 레알의 스태프로였습니다. 레알의 스태프 제복을 입구요! 그는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짐 싸는 걸 도왔고, 게임 전날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레알의 훈련을 도왔습니다. 사정을 들은 레알의 선수들은 그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죠



3월 5일, '꿈의 극장' 이라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전 세계에 방송된 게임에서 로드리게즈는 레알의 선수단과 함께 서 있었죠. 지금도 유튜브 영상 보시면 31초쯤에 날두 옆으로 로드리게즈가 지나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아내와 딸들은 아빠가 알렉스 퍼거슨과 같은 땅을 밟고 서 있는걸 보았습니다. 

또한 다른 기쁨도 있었는데요, 게임 시작 직전에 치차리토가 로드리게즈를 찾아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유니폼을 건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멕시코의 피가 흐르는 로드리게즈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겠죠. (로드리게즈는 몰랐지만, 무리뉴가 따로 치차리토를 찾아가 자신의 멕시코 친구에게 그렇게 해줄 수 없겠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레알의 모두는 절 정말 팀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 주었습니다. 제 손자의 손자들에게까지 두고두고 말해줄 이야기에요." 로드리게즈가 말했습니다.

모 두 아시다시피 레알은 이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망나니의 레드 카드를 기억하겠죠. 퍼거스는 빡쳐서 기자회견장에도 나가지 않았지만, 로드리게즈는 그와 무리뉴의 친밀함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라커룸에서 나오셨을때, 그는 한 손에 와인 잔을 들고 있었습니다. 제게 "조세에게 와인 준비되었으니 빨리 오라 그래" 라고 전달하라 했거든요." 

"당신들은 정말...대단한 젠틀맨입니다" 라고 로드리게즈는 두 감독에게 말했습니다. 퍼거슨은 그에게 윙크를 하고 로드리게즈의 책에 사인을 해 주었지요. 






다른 일들도 있었답니다. 착한 치차리토는 약속을 지켰죠. 로드리게즈가 맨유의 라커룸을 지나갈 때, 치차리토가 튀어나와서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을 주었습니다. 

"아저씨 레알에서 몇년 일하셨어요??" 라고 치차리토가 물었습니다.

"사실 전 레알에서 일하지 않아요." 라고 답한 로드리게즈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에르난데스에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충격을 받은 것 처럼 보이더라구요." 로드리게즈가 말했습니다. "잠시 후 치차리토는 말했습니다. '그거 알아요?  굉장하잖아요!'" 



레알의 라커룸에서 마르셀로가 로드리게즈를 붇들었습니다. 수줍은 마르셀로는 자신이 직접 유니폼 교환을 하러 가는걸 무서워해서, 로드리게즈에게 그 일을 맡긴 거였죠. 맨유의 라커룸에 가서 반 페르시가 유니폼을 교환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 보라고 했습니다. 교환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장난기가 돈 로드리게즈는 셔츠를 숨기고 마르셀로에게 말했습니다.

"반페가 물론 유니폼 교환한은 하겠지만 너랑은 안하겠다는데요."

"진짜요?" 마르셀로가 절망했습니다.

"구랍니다. 여깄어요." 



결국 로드리게즈는 산더미 같은 기념품들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에시앙, 카카, 외질과 치차리토가 유니폼을 선물로 주었고, 카카는 축구를 접을 생각인지 축구화까지 주었죠. 게임에서 사용된 공도 한개 얻었습니다. 

"레알의 모두가 그와 함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무리뉴가 말했습니다. "우린 그를 프리시즌에서부터 알고 있었고,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세요, 그가 우리랑 있는동안 우린 두 게임 전부 다 이겼습니다. 얼마나 중요한 게임들인데! 여기에 붙들어 두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쉽게도 로드리게즈는 무리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트레블 우승을 시킨후 인테르에서 증발한 것처럼 그날 밤 그는 무리뉴를 찾을 수 없었죠. 지금도 로드리게즈는 무리뉴의 연락처를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그가 무리뉴에게 하는 감사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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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정말 멋있는 사람이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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