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속 美대통령 보좌진은 엄숙한데, 청와대 수석들 표정은..
조선비즈|박근태 기자
|입력2014.04.26 00:41|수정2014.04.26 00:56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을 앞두고 대기 중이던 한미 양국 보좌진의 상반된 태도가 화면에 포착됐다. 미국측 보좌진은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두 정상들을 기다린 반면, 청와대 보좌진은 간간이 활짝 웃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에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 청와대 보좌진이 자리에 앉아 양국 정상을 기다리는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이 옆자리에 앉은 이정현 홍보수석쪽을 향해 밝은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됐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옆자리를 바라보며 웃음기를 머금은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같은 시각 현장에는 성 김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한 백악관 보좌진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 미국측 보좌진은 대부분 웃음을 자제한 채 심각한 표정으로 합석한 보좌진과 간간이 한두 마디를 나눌 뿐이었다. 김 대사도 잠시 미소를 띠었다가 이내 표정을 고쳐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날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사고로 슬픔에 빠진 한국을 애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이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로의 마음을 담은 징표로 세월호 참사 당시 백악관에 걸렸던 성조기를 박 대통령에게 건넸고, 안산 단원고에는 연민의 뜻을 담은 목련 묘목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부분의 일정을 생략했다. 이날 서울 경복궁을 30분가량 둘러봤지만, 문화체험 일정과 전통 공연 관람도 취소했다. 평소에는 마중 나온 이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는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검은색 양복에 남색 넥타이를 매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백악관 보좌진과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뜻을 받아들여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날 일부 청와대 보좌진의 태도가 초유의 여객선 참사에 이어지는 고위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엄단하겠다는 대통령의 방침을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