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같이 퇴역장비가 개량되어 연장 운용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있습니다. 무기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기술의 발전과 군비경쟁으로 인해 이전에 만들어진 대량양산병기가 짧은 시간에 무용지물이 된 시대를 찾아보면 됩니다. 바로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입니다.
2차대전은 현대전을 병기의 물량적인 면에서 압도합니다. 전차와 전투기같은 경우 몇만 단위(...)로 양산되었죠. 현대에 비해 저렴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국가의 총력을 기울이는 전면전이 세계 스케일로 벌어졌기 때문인데, 냉전시대나 현대와 같이 몇개의 초강대국이 세계를 압도하는 형태가 아닌 수많은 열강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들이 편을 갈라 서로 총력전으로 싸운다면 투입되는 물자와 노동량이 상상 이상이 됩니다.
미국: "잽과 제리는 많이 만들어서 때리면 된다." 소련: "ㅇㅈ. ㅇㄱㄹㅇㅂㅂㅂㄱ."
DдDдIкsци!!
그러나 종전후 발견된 신기술들이 접목된 군비경쟁이 냉전과 함께 시작되면서 총력전동안 열심히 양산한 주력병기들이 빠르게 무용지물이 되어갔습니다. 과거, 종전 후 평화기가 찾아오고 대공황의 영향까지 곂쳐 대규모 군비축소가 이루어졌던 제 1차 세계대전 후 전간기때와는 상황이 달라진겁니다.
이번에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죽어라고 신무기 개발, 도입경쟁이 시작된거죠.
그러나 언제나 과도기라는것이 존재합니다. 위에서 말한 이스라엘의 경우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범세계적인 병기 수준이 다음 계단을 오를 때에도 새로 등장하는 병기들은 어딘가 하나 모자라거나, 너무 파격적이라 섣불리 믿고 의존하지 못하거나, 수량이 모자르거나 하기 일쑤입니다.
이럴 때 퇴역장비는 퇴역장비임과 동시에 과거에 성능이나 컨셉이 증명된 병기이기도 함이 주목됩니다.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퇴역장비를 개량하거나 기존 장비를 기반으로 만든 일명 땜빵무기들이 이 과도기를 책임지죠.
예를들면 스털링 기관총을 기반으로 새로 지정된 나토탄을 사용하도록 만들여져 신형소총 등장 전까지 땜빵을 위해 개발한 스털링 소총이라던가, 퇴역한 M1개런드 소총을 기반으로 돌격소총 과도기를 책임졌던 M14자동소총등이 있습니다.(사실 M14의 경우는 야심차게 차세대 주력으로 출시되어서 의도치 않게 금방 퇴역해버린 경우라 과도기 땜빵을 목적으로 등장했다고 쉴드쳐주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이 심히 안습할 뿐이죠. 스털링소총의 경우 개발에서 멈추었고요.)
안습하지만 쉴드쳐줄 생각은 안드는 민폐종자 M14.
SA-80: "M14, 나한테 틱! 왜 그랬, 철컥 어요? 덜그럭"
2차대전 종전 후 퇴역해가던 프롭 전투기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3만5천여기(...)가 양산된 패전국 독일의 BF109를 위시한 과거 하늘의 패자들이 제트전투기의 등장과 함께 머지않아 고철더미가 될 운명이 되었습니다. 독일 하늘을 미국것으로 만들었던 2차대전 최강의 전투기 P-51조차 저 멀리 어느 허접국가에 지상 공격용으로 공여되는 수준의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같은 시대에 날개를 나란히 하고 하늘을 누볐던 동료들은 이미 진짜 고철더미가 되어버린지 오래였고요.
우리가 생각해도 아까운 이런 상황을 각 국가들의 짠돌이 지도부들이 아까워하지 않을리가 없죠. 또한 제트전투기도 아직 못미더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수량도 많이 부족했고요.
그런데 초기 제트전투기들은 전통적인 프롭기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형태에서 출발해 제트엔진을 적용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소형 1인승 동체와 중앙에서 뻗어나가는 한쌍의 주익, 그 아래에서 펼쳐지는 랜딩기어등을 갖춘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기반으로 전방에 프로펠러대신 거대한 공기흡입구와 제트엔진이 장착된 모습이었죠.
형태가 판이하게 다른 현대 제트전투기와 비교하면 초기 제트전투기는 기존 프롭전투기와 굉장히 유사합니다.
전시대의 프롭전투기들은 기체역학적으로 비행에 문제가 없는 동체를 이미 지녔습니다. 아니, 지닌 정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큰 전쟁에서 질리도록 증명되었었죠.
그래서 이루어진게 프롭전투기들의 제트기 전환 개조입니다. 제트기로 개조전환된 모습은 워낙 짧은 시대를 땜빵하고 임무를 다한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에 많이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분명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그들의 이면이기도 합니다.
개조과정은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조종석 앞에 위치하는 프로펠러와 엔진을 때어내고, 전방 공기흡입구를 확보한 후 형태를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원래 엔진이 있던 자리에 제트엔진을 장착합니다. 그러면 초기 제트전투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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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프로펠러를 때고 전방 공기 흡입구를 확보하면 초기 제트전투기와 흡사한 형태가 됩니다.)
전방에서 흡입된 공기로 가동된 제트엔진은 측면의 엔진 배기구로 제트를 뿜으며 전투기를 추진합니다.
프로펠러를 때고 제트앤진을 달았다면서 여전히 프로펠러가 달려있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열심히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아핳하하하핳ㅎ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