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 풀어!" 몇 십분, 아니, 몇 시간 동안 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오랫동안 눈앞을 깜깜하게 만들었던 안대가 풀려졌다. 그와 동 시에 눈에 빛이 들어왔긴 하지만 생각보다 밝지는 않았다. 왜냐면 여기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실안이기 때문이 다. 이 지하실은 벽면으로 콱 막혀져 있었다. 창문이 하나도 없었으며 오로지 출입문 하나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벽면에 칠해진 시멘트는 군데군데 벗겨져 있는데 조명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것은 마치 벽에 피가 묻은 것처럼 보였 다. 아니, 어쩌면 그 피들은 진짜 피일지도 모른다. 몸을 둘러싼 주위의 공기는 지하 공간에 들어와 있어서 그런지 아 까부터 냉기를 띠었다. '퍽!' 이 소리는 방금 이 지하실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탐험가 포니의 몸통을 그 탐험가의 앞에 서 있던 자가 천천히 옆으로 걸어와 자신의 발굽으로 가격하는 소리다. "도... 도데체 여긴 어디요? 당신들은 누구요? 또 제가 왜 여기 지하실에 있어야 되오?' 걷어차인 그 탐험가 포니는 신음을 내며 옆으로 쓰러졌다. 덕분에 탐험가 모자가 벗겨져 바닥에 내동댕이 쳤으며 그 녀의 흑발이 드러났다. 그녀를 걷어 찬 덩치 큰 포니는 얼굴을 찡그린 그녀를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았다. "데어링두씨, 그건 당신이 더 잘 아실텐데? 당신은 정부의 1급기밀 문서를 뭐하는데 쓰려고 목숨까지 걸고 빼돌리려 했을까? 보나마나 외국에 팔아서 돈 쳐 받으려고 했겠지. 그래, 나라 팔아 먹는 매국노가 되어 스파이짓 하니까 기분 좋냐, 썅년아?" 그의 말은 억양이 독특한데다 격음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듣고 있기만 해도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다시 그 덩치큰 포니는 데어링두의 배를 걷어찼다. "억!..... 난 절대로 매국노에다..... 스파이가 아냐... 그저 제2차 포니대전(Pony War II)을 당시 미추홀국(Michuhol State)과 이 나라 정부 간 추악한 거래를 전 세계 시민들에게 고발하려는 것 뿐이요, 외국에 팔아 돈 쳐받는다는 말은 어떤 망령이 지껄인 소리요? 내가 여기서 뒈진다고 진실이 묻히는것도 아닌데 거기에다 당신들 지금 여기서 불법 납 치와 감금까지 하고 있는거 알려지면 당신들도 무사치 못해!" 말이 끝나자 옆에 서 있던 하수인으로 보이는 포니 2명이 차가운 시멘트 위에 쓰러진 데어링두를 몽둥이 그리고 발굽 으로 힘껏 구타했다. 포니 열명이 바닥 위에 팔다리를 대자로 뻗은 채로 누우면 꽉 찰 정도로 비좁은 이 지하실에서는 몇 초동안 몽둥이 혹은 발굽이 피부에 부딫히는 소리와 그와 동시에 생기는 비명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자랑은 아니지만 언론에서 나를 가리키는 별명이 뭔줄 알아? '고문 기술자'야, 고문 기술자. 아무리 너 같이 고집센 놈이라도 여기 들어와서 나한테 3초에 한번씩 맞으면 모두 자기 잘못을 인정하게 되있어. 그래, 넌 3초당 몇번씩 맞아 야 인정하는지 보자..." '고문기술자'는 그 이후로도 이어서 몇 마디 더 했으나 이미 데어링두의 정신은 심하게 망가진 뒤라 그녀의 귀에는 제 대로 들리지 않았다. 이때 한 쪽 벽너머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나지막히 들렸다. 데어링두는 그 나지막한 소리가 차라리 자장가이길 바랐다. '어서 이 곳을 나가야 한다... 저 소리로 봐선 이 곳은 분명 지하철 선로 옆인데... 잠깐, 그전에 내가 어디서 납치되었더 라?" 데어링두는 정원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가 집으로 찾아온 낯선 포니 2명을 만났다... 그들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 을 안대로 가리고... 데어링두는 마치 고깃덩어리가 다뤄지는 것처럼 마차안으로 던저져... 확성기 소리... 성난 포니들 이 거리에서 데모하는 소리... 뱃고동 소리... 마차안에 갖힌데다 볼 수 있는 권리까지 뺏긴 데어링두는 자신의 귀에 수 집되는 모든 소리들을 토대로 자기가 어디로 끌려가는지 알기 위해 애쓰고... 그리고 지하실에 던져진 지금은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
'쾅!' 레인보우 대쉬는 갑자기 터진 큰 소리의 근원을 알아내기 위해 창문으로 다가갔다. 지금은 새벽 4시, 모든 포니들이 잠 든 시각이지만 대쉬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에게 빌린 데어링두 모험소설을 읽고 있던 탓에 아직 침대 위에 눕지 않 았다. 1달전 스파클은 셀레스티아 공주의 명령으로 주부토제국(Empire of Jubuto)에 주재하는 이퀘스트리아 대사 자격으로 주부토에 파견되었다. 또한 셀레스티아의 특1별 배려로 나머지 원소의 주인(Bears of the Elements)역시 대사관 직원으로 파견되었다. 스파클은 그곳에서도 독서와 연구를 할 목적으로 대사관 한 쪽 공간에 작은 도서관을 마련해두고 자신의 집에서 가져온 책들로 모조리 채워넣었다. 몰론 그 책중에는 데어링두 시리즈도 있어 대쉬가 부탁 할때마다 스파클은 기꺼이 빌려주었다. 창문을 열고보니 저 멀리있는 방송국 건물에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대쉬가 들었던 그 소리는 분명 천둥소리는 아니었다. 클라우즈데일에 있었을때 날씨를 만들었던 경험이 풍부했던 대시는 그 소리가 천둥소리인지 아닌지 구분 할 수 있었다. "레인보우 대쉬! 재미없어! 도데체 지금까지 안 자고 뭐했던거야!" 스파클이 대쉬의 방문을 열고 격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하지마, 트와일라잇! 난 여태까지 니가 빌려준 책으로 독서를 하고 있었어. 이 소리 때문 에 내 독서도 중간에 끊겼으니까 나도 피해자인 셈..." '쾅!' 또 그 소리다.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천장에서 작은 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이런... 아마 저 소리가 나면서 생긴 충격이 여기 대사관 건물에까지도 미친 모양이야..." "너가 낸 소리가 아니라면 도데체 저 소리는 뭐지? 근처 건물에까지 충격이 전해질 정도라면 보통 소리는 아닌데..." "내가 나가서 알아볼께. 나도 내 독서를 방해한 저 개같은 소리가 무엇인지를 알아낼 필요가 있을것 같아."
-다음에 계속-
-----이 소설에 부쳐 1. 소설 제목을 보신분 중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소설의 내용은 플러터샤이에게 끔찍할 것입니다. 고어물 싫어하시는 분에겐 꽤 죄송하지만 고문내용이 자세히 묘사되었습니다. 사실 이 고문 장면 묘사를 생생히 묘사하기 위해 서대문 형무소로 견학가기도 했고
2. 이 소설안에는 작가(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가 직접 지어낸 가상의 언어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진짜 실존하는 언어로 착각하시는 분이 계실것 같아요. 3.작가는 네이밍 센스가 무척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이름을 짓기에는 귀차니즘이 발동되어 그냥 편하게 제가 살고 있는 지역 이름과 관련한 이름을 많이 차용합니다. 여기서 그런 이름이 많이 보일건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주부토'가 있겠군요. 주부토는 원래 제가 살고 있는 인천광역시 계양구(+부평구) 일대를 가리키던 이름이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해 고구려 시대의 명칭이죠. 지금도 계양구에 가보면 주부토로라는 도로 이름도 있지만 만약 지금 이 소설이 영어로 번역되어 해외 브로니들도 읽을때 제 고향과 관련한 흔적도 함께 보여지는걸 생각하면 기대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