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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35) 밀수선과 감시선
게시물ID : history_50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monade
추천 : 1
조회수 : 9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7/13 21:14:43

지난 글 : 마약의 역사 (34) 아편 교역용 범선의 등장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history&no=5008&page=1&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5008&member_kind=

 

아편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중국 정부는 끊임없이 아편과의 전쟁을 치러 왔으며, 황제들은 아편 금지정책과 관련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99년 칙령 이후 각별한 주의가 기울여지지 않자, 1820년 아편 수입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내려졌다.

 

이 규제에는 아편을 소지하다가 발각된 중국인은 누구든 처형한다는 엄격한 형벌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엄격한 처벌은 왐포아 근처에 정박한 아편 창고선 선장들이 겁을 먹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규제가 발표되자 아편 창고선 선장들은 물품을 수령한 뒤 린틴 섬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홀로 우뚝 솟은 봉우리 때문에 린틴(Lintin, 외로운 못)이라 불렸던 이 섬은 광둥 항에서 80마일 남쪽에, 그리고 마카오에서 20마일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비록 천혜의 항구나 편리한 선착장은 없었지만, 아편 교역을 위한 중계무역항으로 자리 잡아갔다.

 

지리적인 위치상 이 섬은 수입자들과 구매자들 모두에게 편리한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해안에서 좀 떨어진 곳에 십여 척의 쾌속 범선들이 항상 정박해 있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의심을 받지 않았다.

 

 

 

린틴이 아편 교역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아가자 오래된 선박 세척이 섬 앞바다에 영구적으로 정박했으며, 다른 배들도 이에 합류했다. 이 노후한 배들은 돛대들을 철거한 뒤 비나 햇빛을 가릴 수 있게 대나무 지붕이나 범포(帆布) 차일로 갑판을 덮어 개조했다.

 

 이곳은 영국인 장교들에 의해 관리되었고 중국인 장인(匠人)과 함께 동인도인 선원들이 승무원으로 일하는 요새화된 아편 저장고였다.

 

동인도인 선원 - 중국인들에 의해 검은 야만인들로 알려졌다 - 은 독신이었지만, 많은 중국인들은 린틴의 해변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했다. 창고선에는 영국인 장교들의 가족들이 작고 독립적인 공동체를 이루어 주거지를 형성했다.

 

중국 상인들은 아편 창고선에서 물건을 수령할 때 현금 결제를 하거나 광저우에 있는 대리점에 선불했다. 창고선의 아편 상자에서 꺼낸 아편들은 자루에 담겨져 두 개의 돛대와 50개의 노를 가진 무장선으로 옮겨졌다. 이 배는 생김새와 빠른 속도 때문에 ‘지네’,‘빠른 게’,또는 ‘승천하는 용’으로도 불렸다.

 

아편을 다 옮겨 싣고 나면 지네는 제국의 순시선들을 피해 해안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갔다. 일단 해안가의 작은 항구들 중의 한 곳에 무사히 닿게 되면 대리인들이 아편을 수집하고 분배했다. 하지만 뜻밖의 사고가 닥칠 때도 있었다. 그때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영국인 의사 C. 투굿 다우닝의 기록이 전한다. 중국 관리의 작은 배가 지네를 숨어서 기다리다가 추격하는 내용이다.

 

밀수업자들의 비명과 고함이 선박을 뒤흔드는 사이, 그들의 뒤를 쫓던 관리들의 경고가 날아들었다. 때때로(관리의 작은 배에 설치된) 포신이 긴 대포가 포가(砲架)를 회전시켰고, 쫓기는 지네를 향해 포탄이 발사되자 엄청난 포성이 해역을 가로지르며 울려 퍼졌지만 맞추지는 못했다. 포탄은 대부분 지네를 맞추지 못하고 물기둥이 춤을 추었다. …

 

하지만 밀수업자들이 모르는 사이 후미에 숨어 있던 또 다른 관리의 배가 나타나서는 이내 지네를 함정에 빠뜨렸다.

 

그 관리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공격 목표를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로 덤벼들었다. 그러자 겁에 질린 밀수업자들은 겁먹은 표정을 보이며 도망갈 곳만을 애타게 찾았다. … 지네에 타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네 밖으로 뛰어내렸고, 해안에 도달하기 위해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관리들에게 대부분 체포되었다. …

 

화력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밀수업자들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당시 법령에는 아편 밀수입을 하다가 적발되면 평생 동안 징역에 처해지거나 처형되기도 했지만, 세관 순찰대의 사령관인 해군 장군이 밀수업자들에게 일정한 뇌물을 상납을 받을 정도로 부패해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체포되었어도 금방 석방되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밀수업자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세관관리나 승무원 중 사상자가 나오면 밀수입에 연루된 일당 전체를 수사하는 대규모 작전이 이어졌다. 그렇게 때문에 밀수업자들은 세관관리의 단속에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이러한 묵계와 함께 세관관리들은 아편 쾌속 범선과 요새화된 선박에 감춰진 화력을 은근히 두려워했다.

 

비록 전투 범선들이 앞바다에 자주 정박하여 시간을 알리거나 관리의 배에 인사하기 위해 포를 발사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린틴 섬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다. 부패와 두려움으로 점철된 세관 순찰대는 결국 1832년에 해체되고 말았다.

 

아편을 금지하려는 황제의 강력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주 많은 관리들이 아편 밀거래에 대한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얻었으며, 밀수를 막으려는 실질적인 노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총독에서 하급관리에 이르는 모든 사람들이 아편 밀거래로 배를 불렸으며, 오직 황제의 국고만이 손실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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