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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여자의 인생
게시물ID : humorbest_4992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
추천 : 110
조회수 : 15542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22 20:45:32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22 20:32:19

베오베간 23살 언니보고 써봄

오유인 특성상 안생기니 음슴체를 쓰겠음

 

 

1살

산모나 아이가 둘 중 하나 죽을 수 있다는 동의서를 쓰고 엄마가 날 낳음

그렇게 난 임신 8개월만에 출산 됨

금방 죽을 것같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도 아직 살아있음

 

 

5살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동생이 태어남

 

 

7살

부모님의 불화가 심해짐

매일 싸웠음

 

 

8살

어느 순간부터 아빠가 집에 없었음

엄마랑 동생과 나만 셋이 살게 되었음

 

 

9살

엄마 아빠가 이혼했음

나는 아빠와 할머니와 할아버지 동생과 살게 됨

 

 

10살

열사병에 걸림

열이 40도-41도를 왔다갔다하며 정말 생사를 넘었음

 

 

14살

할머니와 나는 사이는 원래 좋지 않았음

어느날 심하게 아파서 집에 갑자기 오게 되었는데 할머니가 했던 말이 잊혀지지가 않음

"미친년아 왜 아프고 지랄이야"

이때부터 아픈 걸 혼자 참기 시작함

원래 아프다고 징징대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이젠 아프다는 것 자체를 티를 안냈음

아프면 할머니가 자는 새벽에 몰래 조용히 약을 꺼내 먹었음

나는 아프면 혼나는게 당연한건줄 알았기 때문에 서러움도 없었음

 

 

17살

꿈이 없어서 인생에 목적이 없어서 너무 괴로웠음

정말 인생을 사는 이유를 몰라서 하루하루가 무료해서 괴로웠음

그리고 같이 살고 있는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음

 

 

18살

뮤지컬이라는 걸 처음 보게 됨

너무 멋있는 세계라 열병처럼 빠지게 되었음

 

 

19살 여름

아빠가 간암에 걸리셨음

고3 여름방학이었음

근데 하필이면 말기여서 시한부 1개월을 판정 받았음

매일매일 하루도 안빼고 아빠 대소변 다 받아내며 간호했음

병원에서 등하교 할 정도였음

안그래도 월세로 살던 집에서 아빠 병원비 때문에 병원 근처에 10평짜리 빌라에 월세로 이사감

네명이 살기엔 좁아터진 집이었지만 아빠가 돌아올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구한 집이었음

아빠가 쉽게 병원 왔다갔다 할수 있는 곳으로 구한 것이었음

그런데 아빠는 집에 한 번도 오질 못했음

 

 

19살 겨울

근데 아빠는 나 수능칠때까지 기다려 줬음

수능 전날 병원갔더니 그날 병원에서 나온 자기밥을 나 수능 잘보라고 챙겨뒀음

그때 먹었던 맛없던 병원 돈까스가 왜 이렇게 잊을 수 없는지 모르겠음

1개월 판정 받았던 아빠는 3개월을 사셨음

내 수능 걱정이 많던 아빠는 내 수능 다음날 돌아가셨음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나를 보고 천사가 내려온 것 같다고 너무 예쁘다고 환히 웃던 그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음

돌아가시기 십분 전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자긴 괜찮으니 울지 말라며 내 이름을 끝까지 부르다 간 모습을 잊지 못하겠음

 

 

19살 12월

재수를 하게 되었음

사실 수능은 아빠 간호하고 그랬음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음

그런데 18살에 보았던 뮤지컬로 인해서 열병일줄 알았던 그 꿈이 떠나지 않아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음

 

 

20살 1월

소녀 가장인 나는 학원을 다닐 수가 없었음

학원비가 한달에 60만원이랬음

이사하기 전 우리집 월세가 60만원이었었음

우리아빠 유산은 전혀 없었음

오히려 빚이 있어서 상속 포기를 했었음

그런데 아빠가 자동차 명의를 빌려준 적이 있는데 그 명의를 가져간 사람이 차를 가지고 있어서 차는 상속포기를 못했음

결국 나는 차도 없고 면허도 없는데 내 명의로 차가 생김

하필이면 비싼 에쿠스였음

차가 있어서 기초수급자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었음

게다가 그 인간이 어디서 그렇게 사고를 내는지 과속은 기본이고 뺑소니도 내서 내 앞으로 고소하겠다는 편지도 날라왔었음

그래서 재판을 했음

미성년자 신분이라 할머니와 내가 재판을 했음

근데 아직도 못잡았음

지금 아직도 진행중임

내 앞에 있는 차 명의좀 없애주면 좋겠음 제발

학교에서 가계곤란 장학금좀 받고 싶음

 

 

20살 2월

모았던 돈들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를 벌었음

스무살 때 했던 아르바이트가 8가지가 넘음

하루에 두탕씩 뛰었음

 

 

20살 5월

할머니가 집을 나가라고 함

나랑 같이 살기 싫다고 함

집에서 쫓겨났음

갈곳이 없던 나는 엄마네로 갔음

10년간 떨어져있던 사람인데 잘 맞을리가 없음

내 꿈도 엄청 짓밟혔음

 

 

20살 여름

연기에 완전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달음

현실과 이상의 갭이 너무도 커서 연기를 포기하려고 했음

알바 두탕과 수능공부 학원수업 개인연습

그냥 재수도 너무 힘든데 엄마와의 불화 아빠의 부재 집에서 쫓겨남 소질 없음 타지로 이사와서 친구 없음 등이 겹쳐 너무 힘들었음

돈도 없고 다이어트 겸 하루에 라면 한끼만 사먹고 스트레스가 더해져셔인지 몸이 안좋아짐

 

 

20살 12월

남자친구가 생겼음

첫 남자친구였음

아빠 돌아가셨을때 가장 힘을 주었던 사람이었음

그런데 잠수탔음

난 혼자 연락없는 사람에게 반년간 매달렸었음

그 배신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음

그때 친구들 말로 의하면 내가 말을 제대로 하는 것조차 힘겨워 보일정도로 힘들어 보였다고 했음

 

 

21살 봄

입시를 봤음

다행히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음

 

 

21살 여름

몸이 이상하게 너무 안좋았음

좀 심각했음

 

 

21살 11월

첫 공연을 했는데 난 공연의 희생자였음

다 적을 순 없는데 이때 정말 상처를 너무 받았음

난 도대체 무슨 존재인지 알 수가 없었음

그리고 몸 상태는 극악으로 달렸음

 

 

22살 1월

몸이 너무 안좋았음

너무 심각하게 안좋아서 이렇게 아플바에 더 살기 싫다는 생각에 옥상까지 올라가봤음

도저히 안되겠어서 대학 병원을 가니 수술을 하라했음

위장은 헐었다하고 담낭을 제거했음

나 간쓸개 빼주기로 유명한 여잔데 정말로 쓸개가 없어졌음

그리고 남자친구가 정말 뜬금없이 헤어지자고 했음

몇달간 몇번을 거절한 고백인데도 끊임 없어서

정말 믿고 믿고 이 남자라면 날 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에 만났고

난 정말 본인이 인정할만큼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잘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차였음

 

 

22살 6월

또 다른 사건이 터졌음

유서를 썼음

정말 자살하는 사람경멸했는데 진짜 극한으로 힘들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들림

정말 죽고 싶었고 위험한 지경까지 이르렀음

다행히 친구들이 눈치채고 잡아줬음

 

 

22살 현재

아직도 몸이 비리비리함

그래도 많이 건강해지긴 했음

그런데 지금 내가 공연준비하는데 불화가 너무 많음

사건이 너무 많음

진짜 너무 괴로움

왜 좋아하는 연극을 하는데 이렇게 사람으로 상처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음

 

 

 

 

여기에 다 적지는 못했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많음

더 적을 파란만장했던 일들이 한 둘이 아님

이상함

내 인생은 하나의 고비가 끝나면 행복이 찾아오는게 아니라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음

언제 끝날지 모르겠음

겉은 방긋방긋 웃고 다니는데 이제 웃는 것도 지침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음

혼자 궁상떨며 비운의 여주인공 코스프레하는가 싶기도 한데 그것치곤 너무 파란만장함

 

 

 

요약

1. 죽을 고비 넘겨서 태어남

2. 부모님 이혼해서 할머니,할아버지, 동생, 아빠랑 살게 됨

3. 할머니가 나를 정신적으로 학대했음

4. 아빠가 돌아가심(유산 때문에 미성년자 신분으로 재판했고 아직도 진행중임)

5. 집에서 쫓겨남, 십년만에 같이 살게 된 엄마와의 불화(가족한테 부정당하는건 정말 말로할수 없는 괴로움임)

6. 하루에 두탕씩 알바하며 실기 필기 공부 다하며 재수함

7. 몸이 심히 안좋아 수술함

8. 매일매일이 사건사고가 터져서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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