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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혈전 (스압)
게시물ID : humorstory_3720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cgyver
추천 : 0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29 14:38:09

 이른 저녁 (pm 4:30)에 잠에서 깨었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컴퓨터 고스톱을 치느라고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 2000 점을 목표로 한 나의 집념에도 불구하고 1897점에서     컴퓨터가 다운되어버렸다.     이거야 말로 자꾸 지니까 열받아서 화투판 엎어버리는 수작이 아닌가?     괘씸한 놈~! 어디서 못된것만 배워가지고 어디서 행패란말인가?     열받고 맥이 풀려서 어두컴컴한 창밖을 바라보다 울먹거리며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아직도 어두컴컴한 창밖이다.     내가 마치 시체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의 이러한 한심하고도 대책없는 하루하루의행각에 스스로 자책하고     낙심하며 머리를 마구 긁적이다가 다시 잠이들었다. -_-;;     얼마나 지났을까? 순간 눈을 뜬 나는 허둥지둥 일어나시계를 보니     오후 6시다.     "헉~!"   불이나케 T.V 앞으로 달려가 T.V를 켰다.     케이블 T.V 38번....그렇다~! 투니버스에서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6시에 드레곤볼을 방영해주는 것이다. 고맙기도 하지....     " ♪찾아라 드레곤볼~~ 세상에서 가장 스릴있는 비밀~~♬.........♪     렛플라이렛플라이렛렛플라이~~찾아나서자~~~♬ "     잠에서 막깨어 잠긴 목소리로 열심히 주제가를 신명나게 따라불렀다....-_-;;     이윽고....내일 이시간에 다시 만날것을 굳게 맹세하고 끝난 드레곤볼..     아쉬운 마음을 접으며 발가락으로 리모콘을 조작하면서 여기저기 채널을 돌렸다.     문득, 뉴스에서 정리해고제로 인해 실업자가 100만명이상이 될꺼라는 보도를 해주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그래...나만 실업자냐...     얘두 실업자, 제두 실업자.....100만명의 끈끈한 동료애를 느끼며     멍하니 계속 발가락으로 리모콘을 눌러댔다...     정말 체널이 40개도 넘으니 지루하지 않고 좋다.     교육방송이나 영어공부하는 방송은 가능한 잽싼 발놀림으로 넘겼다.     괜히 저런거에 눈길주었다간 자기비탄에 빠지게 되기때문이다.     발가락운동을 하다보니 배가 고파왔다.     밥통을 열어보니 밥이 한톨두 없다.     젠장할....밥차려먹기 귀찮았는데 잘되었다....     라면을 커피포트에 끓였다.     어마마마가 보시면 엄벌에 처할일이지만, 그건 나중일이고,     현재의 번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커피포트를 이용함이 최선책이 아닐수 없다.     라면을 후루루룩~! 다 먹고나니 문득 어느 사형수가 남긴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     사형대에 선 사형수가 마지막 소원으로 냉수한잔을 받아 꿀꺽꿀꺽 마시고는...     "아~~ 이제야 살것같네~!"     그래... 그 사형수처럼 현재에 충실하며 살자는 생각을 하며 물을 마셨다.     백수족의 필요충분조건인 담배한가치를 피워물면서     이제 무엇을 할것인가를 생각해본다...     한개 더피워따...생각이 안난다...할일 더럽게 없다.     또 다시 한가치...눈앞이 흐릿하다. 방안에 담배연기가 자욱하다.     또 다시 벽지가 니코친으로 누렇게 변색되어 어마마마께      호된 꾸지람 듣기를 사전예방하기위해 창문을 열었다....     "헉~! 댑따 춥다~!"     담배사러 나가는거 빼고는 두문불출하니 내가 바깥 사정을 알리없다.     그래 좀 활동적으로 살자...     이왕 바깥 공기를 쐰김에 오락실이나 가까? -_-;;     아는 녀석 한놈이 오락실에서 오락하고 있는데 딴사람이 자꾸 잇는다고      오락실에서 난투극을 벌였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어댔던 븅딱같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만두기로 했다.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띠~~~ 띠~~~ 띠~~~~딸깍~!"     "너냐? 나다."     "엉...나다...너구나..."     "엉..그래...머하냐?"     "그냥 있다..."     "혹시 나 머 사줄생각은 없냐?"     "없다."     "그러쿠나.나두 사실 추워서 나가기 싫었던 참이어따..(이게 자존심이다.)"     "거참 잘되어꾸나. 넌 머하냐?"     "전화한다."     "그래, 그럼 수고해라."     "그래 너두 그냥 있어라."     "딸깍~!" ".....-_-;;"     몇군데 전화를 해서 어느정도 팬관리를 끝냈다.     그래... 친구들은 정말 소중한 밥줄이다.     어떤 녀석은 바쁜데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두 했다.     거사를 치루고 나니 다시 심심하다...공허하게 뒹굴어따...     천장에 고정되어있던 내 시각이 어느순간 컴퓨터로 서서히 이동한다.     " 아...안돼...안돼....제발..."     나의 마음속 부르짖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벌써 내몸은 14 MHZ 의 놀라운 cpu 속도를 자랑하는 컴앞에 앉아있다.     컴파워를 올리니 느닷없이 투지가 끓어오른다.     '오냐~! 네 이놈~! 오늘은 기필코 쓰리고에 흔들고 피박, 멍박, 초박으로     박살을 내주마~!'     오늘밤도 2000점 돌파에 새벽을 깨운다.....         ⊙ P.S: 비굴한 직장인보다는 떳떳한 백수가 좋다..라고 스스로 자위하며,        100만 실업자 를 비롯 실업예정자분들께 이글을 바칩니다.(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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