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어떻게 생각?' '건국일 언제?'…KBS "소양검증 질문, 사상검증 아냐"[미디어오늘정상근 기자] KBS가 최근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최종 면접에서 부적절한 질문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KBS 측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KBS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사상 검증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문제는 KBS 측이 질문을 던진 의도와는 별개로, KBS 시험을 준비하는 응시자 중 일부는 'KBS에 맞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식의 '자기검열'을 했다는 점이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의하면 일부 응시생들은 KBS 측이 사상검증을 했다고 인식했으며 'KBS 측에 맞는 답변'을 하거나 '무색무취한 답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미디어오늘 취재에 의하면 KBS 측은 최종면접 중 응시자들에게 '애국가 4절을 불러보라', '애국가를 부르면 그 말(가사)을 지킬 자신이 있냐', '종북세력이 있다고 보는가',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건국일을 언제로 보나' 등의 질문을 했다.'종북', '건국일' 등의 표현은 일부 보수진영이 사용하는 말로, 해당 단어 자체가 우파에 의한 사상검증적 의미가 있다. KBS의 한 시험 응시생은 "양비론을 펴면 붙고 소신을 말하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KBS는 해당 질문이 나온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상검증이 아니라고 밝혔다. KBS 측은 "'종북좌파' 관련 질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 또는 대한민국 갈등 요소 중 하나인 이념논쟁에 대한 언론의 태도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예비 언론인으로서 시사 현안에 대한 균형 있고 다양한 시각을 합리적인 근거로 말할 수 있냐는 기본 자질을 묻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애국가' 문제도 "압박면접 상 다양한 돌발 질문에 지원자가 얼마나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지 예비 언론인의 기본 소양을 검증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KBS는 "이런 취지를 잘못 이해해 지원자들에 대한 '사상검증'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 KBS는 물론 신입사원의 명예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무엇보다 KBS 측은 해당 질문으로 당락이 갈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사상 검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질문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 관계자는 "질문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에 공감한다"며 "이번주 목요일 신입사원들과 노동조합이 만나는 시간을 통해 진위여부와 신입사원들의 인식 등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부적절함을 지적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새정치민주연합 김진욱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면접관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공영방송 KBS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사상검증성 면접"이라고 말했다.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언급된) 대부분의 질문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문제들로 해석을 둘러싸고 다양한 견해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이라며 "질문의 의도를 바보가 아닌 이상 다 안다"고 비판했다.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8일 "KBS에 응시자들의 인권 및 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상검증식 신입사원 면접을 중단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해 달라"며 국가인권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해당 질문들은 예비언론인의 자질이나 소양을 확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내용으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언론개혁시민연대는 아울러 국가인권위에 "해당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해당 질문에 대한 응시생의 답변 정보가 입사 후에도 기록, 보관되어 개인정보로 처리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사출처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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