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403165105449?RIGHT_REPLY=R7 제주 4.3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3일 66주년 희생자 추념식이 첫 정부 주관행사로 치러진 가운데 법원내부통신망에 4.3을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으로 규정한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법원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는 '폭동을 항쟁이라 부르는 기막히고 비통한 현실'이라는 제목이 글이 게시됐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직원이 작성한 글은 제주 4.3을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하기 위한 좌익 폭동으로 규정했다.
제주 4.3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지부장 등 좌익 세력들이 제주도내 파출소 등을 습격해 많은 사람을 죽인 사건으로 결국 같은해 5월 10일 총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폭동이었다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해당 직원은 또 4.3사건을 항쟁으로 부르는 사람을 빨갱이로 규정하고 대한민국 건국을 타도 대상으로 삼았으니 그들에게는 항쟁이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런 폭동을 항쟁으로 공연히 부르는 족속들이 생겨났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직원은 4.3 사건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제주도민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제주 4.3과 관련해선 지난 2000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2003년 4.3 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됐다.
진상조사보고서가 제주 4.3을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함에 따라 대통령은 같은해 국가권력에 의한 주민들의 무고한 희생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시기는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를 기점으로 다음해 4월 3일 무장대가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때까지로 정했다.
4.3 특별법제정후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에 의해 결정된 4.3 희생자만 14,000여명이다.
더욱이 보수정권으로 불리는 박근혜 정부는 4.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내용의 대통령령(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3월 24일 공표했다.
4.3 국가기념일 지정은 화해와 상생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4.3의 특별법 정신은 항쟁 또는 폭동반란, 이념갈등, 무리한 폭력 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 좌우 대립의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데 대해 국가가 어루만져 주고 이를 바탕으로 인권옹호와 민주발전, 국민화합을 이뤄내자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제주의 화합과 상생 정신을 미래지향의 창조적 에너지로 더욱 승화시켜 온 나라로 확산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3을 좌익폭동으로 규정한 세력은 오로지 좌우 이념대립 구도로만 몰고 간다.
4.3을 바라보는 시각이 66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직원의 글은 지난달 20일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위패 화형식을 연 극우단체 '4.3사건 바로잡기 대책회의' 소속 회원들의 주장과 같다.
4.3사건은 민중봉기가 아니고 5.10 선거를 막기 위한 좌익폭동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4.3 진상조사보고서도 부정하고 4.3국가기념일 지정도 반대한다.
이에 대해 전직 경찰관을 대표한 현창하 제주도 재향경우회장은 "4.3 유족회 개념에는 진압작전에 동원돼 전사한 분들, 경찰가족이나 우익인사라는 이유로 살해된 분들을 포함하고 있다. 기념일 지정은 온 도민과 관련된 일로 그때 돌아가신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명복을 비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총리도 추념식에서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특별법 제정과 공식 사과, 평화공원과 기념관 건립, 그리고 위령 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지난 24일 국가기념일 지정이 공표됐다"고 밝혔다.
법원내부통신망에서 해당 직원의 글은 3일자로 삭제됐다.
법원행정처가 심의위원회를 열어 글쓴이에게 서면으로 삭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또 행정처는 해당 지방법원장에게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