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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의 의의 (스압주의)
게시물ID : science_49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심한1인
추천 : 14
조회수 : 1084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5/05/04 11:09:27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항공우주공학 석사(박사지망생이라고 쓰고 현재는 백수라고 읽는다)입니다.
이 글을 올리게 된건, 어떤 분의 글에서 의외로 나로호 발사에 대해 폭죽쇼 라는 인식이 여전히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여기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로호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터라 (여전히 일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면은 있지만 그럼에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긍정적) 스스로 이에 대한 개념정리 겸, 다른 분들께도 나로호의 의의에 대해 전달하고가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1. 우주 발사체 발사시설 개발기술 관련
로켓이란게 알고보면 탑승물쪽에 인공위성 넣으면 로켓이고 탄두넣으면 장거리발사체라 국방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물론 북한과 우리나라의 전쟁만을 놓고 보면, 로켓기술의 영향이 크진 않습니다.(어짜피 거리가 1000km도 안되는 좁은땅떵이에 로켓을 쏠일이 뭐가있다고) 하지만 일단 북한과 우리나라의 로켓기술을 비교해보면,  나로호 당시에만 보더라도 최소 약 10년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이점에 대해서 의문점이 많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로켓이 좀 더 고등기술이 들어간 부분도 많거든요. 하지만 북한의 로켓기술이 우리보다 앞선다는것은 엄밀히 사실이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북한의 경우 비록 그 정확도가 좀 떨어지고 (제어 기술쪽에서는 솔직히 우리나라가 일부 앞선다고 보는 측면이 많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모든 부품을 현재는 자력으로 생산가능하지요), 저장성연료 발사체를 쓰지만 (저장성연료 발사체의 경우 준비시간이 짧고, 딜레이 했다 다음날 바로 쏠 수 있는 반면, 우리가 쓰는 액체연료는 한번 발사하려다 취소시키면 연료 다 버리고 다시 쏴야합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우리쪽 발사체가 좀 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기 위한 발사대(발사시설), 발사체(로켓), 탑승물(인공위성, 탄두 등) 모두를 자력시술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게 굉장히 큰 점입니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발사체 기술이 10년은 뒤져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나로호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발사시설 및 시스템에 대한 기술이 전무했다 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설하고, 아무튼 이런 측면만 놓고 보더라도 나로호에 투자한 돈은 성공적으로 일부이상 회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인공위성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인공위성을 만들고 외국에 수주를 줘서 이것좀 쏘아올려 주오~ 하는 쪽이었다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지켜보는 것이라도) 발사대를 구성하고 이를 쏘는 것까지의 모든 작업을 수행한 것이라고 할까요.
 
여기서 지켜 본다는 것에 그게뭐야~ 하실분이 있으실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이점만 하더라도 굉장히 큰 수준입니다. 이렇게 한번 보고 획득한것은 바로만들수 있는건 아니지만 충분히 자체연구를 수행하였을 시 그 가이드라인이 되어줍니다. 즉 최소한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 감은 올것같다는 정도는 되니까요.(한번 봤다고 바로 만들수있으면 그게 고등기술이란 이름도 안붙었겠죠)
 
실제로 한국연구재단에서 09년 5월에 국내기술 향상도 분석자료 중에는 "나로호 개발을 통해 국내 발사체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46.3%에서 83.4%로 향상" 라는 말도 들어가 있을정도였으니까. 이건 과장이 조금 섞여있을 수는 있으나. 실제로도 근거있는 발언입니다. 그만큼이나 시스템 기술이라는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2. MTCR (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그냥 그 돈주고 그럼 기술 사오지 왜 그 돈 들여서 아직 완전히 개발도 안된 러시아 발사체(RD-151 엔진)를 한국에서 쏘게 해주느냐? 라고 묻는 분들도 종종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MTCR에 가입되어있습니다. 이 조약은 사거리 500km이상, 탄두중량 300kg이상의 모든 미사일과 무인기의 수출 및 기술이전을 통제한다는 조약입니다. 즉 자체개발을 막는것이 아니라, 미사일의 완성품 및 관련기술 부품의 국가간 거래를 막는 조약이지요. 다만 우리나라는 한미미사일 사거리 지침에도 걸려있어 자체개발이 힘듭니다.
 
이 조약은 크게 카테고리 1과 2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엔하위키 참조)
 
카테고리 1 : 로켓완성품 등 주요품목 및 관련 생산설비
카테고리 2
이 중 카테고리 1은 무조건적인 수출통제를 받는 제품이고 카테고리 2의 경우 약간의 편법을 쓰게되면 (누가봐도 그 목적이지만 다른목적이라고 우기면) 수출이 가능한 품목입니다.
 
이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로켓 엔진의 경우 카테고리1 즉, 무조건적인 수출 통제를 받는 것에 있습니다. 따라서 만일 러시아의 엔진이 완성된 상태였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이전은 물론이고, 제품을 사오는 것 조차 할 수 없습니다. 미완성이기에 공동연구라는 편법으로 (누가봐도 그 목적이 기술사오는것, 실제로 어느정도의 기술이전이 이루어졌다는 풍문도 있습니다.) 돈을 주고 같이 연구를 하게 된 것이죠.
 
이미 1단 엔진의 핵심기술을 못받아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을 받아올 입장도 안될 뿐더러 (사실 이거 얻어왔으면 바로 MTCR어겼어요 하는 꼴이기도 하고, 그게아니더라도 미완성이나마 돈주고 얻어올 수 있었다는게 대단한지라...) 배운다는게 직접적으로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문서로 담아서 주는게 전부가 아닌, 공동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옆에서 참관하고 직접 그 제품을 보는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인지라, 돈을 주고 나로호 발사를 한 게 잘못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즉 MTCR 과 미사일 사거리지침에 걸려있는 우리로서는 러시아에 돈을주고 이런식으로 기술이전을 조금이나마 받는 것이 가격대비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3. 나로호 실패사례와 관련하여
 
이렇게 이야기해도 어쩄던 두번이나 실패해서 뻥뻥 터지지 않았나, 그건 국민의 혈세가 날라간게 아니냐? 라거나
그러면 그렇게 고등기술을 왜 계속해서 연구안했는데? 다른나라 연구하는 동안 너네 뭐했어? 삼성이랑 다들 전자기기 기술 좋다며? 등이로 물어보신다면..
 
우선, 우주발사체의 경우, 다른 많은 연구도 그렇지만 굉장히 복합적입니다. 전자체제만 쓰이는 것도 아니고 신소재, 추진및 연소, 전자, 기계 등등 굉장히 많은 기술들의 총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은 필요기술자체가 굉장히 고수준인데다가, 들어가는 부품도 더럽게 많거든요, 그래서인지 우주 발사체쪽 관련사업은 일단 금액이 장난이아닙니다 (그래봐야 사대강에 비하면 새발의 피)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성공할지 안할지 확신도 없는 사업에는 정부에서 돈을 쏟아부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놓고 왜 못하냐고 하지 빌어먹을 놈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자국에서 발사를 성공시킨 나라는 9개국가 정도에 불과합니다. 또한 새로 개발된 발사체가 성공할 확률은 전 세계적으로 27%정도 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발사체 연구에 있어서는 최소 5회에서 많게는 10회정도로 실험을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나로호 1,2호가 실패했을때 각종 미디어에서는 국민의 혈세가 공중에서 뻥 하고 터지고 있다고 말했고, 굉장히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만.. 그게 정상입니다.. 가끔 보면 우리나라가 무서운게, 각종 연구에 있어 실패를 거의 용납하지 않고, 실제로도 다른나라들에 비해 실패를 잘안하는게 (만들고 나서 기준을 낮춰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공돌이를 얼마나 갈아넣고 사람들이 얼마나 압박감을 갖고 살아야 저런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외국애들이 우라나라 기술진들 실패가 거의없는걸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뭐 저딴놈들이 다있냐고)
 
즉 저렇게 실패한것이 비정상이라기보다는 저것역시 개발의 한과정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수한 실패가 실패로 끝난다면 그것은 실패이지만 성공으로 끝난다면 실패는 성공하기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라는 누군가의 말처럼요.
 
4. 결론 및 잡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은 명백하게 있습니다.
KSR 시절부터 사업별로 사용된 엔진 기술의 변화를 살펴보면, 고체(KSR-I, II) -> 액체(KSR-III) -> 고체(나로호 상단) -> 액체(한국형발사체)로 계속해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애초에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개발이 그다지 장기적으로 일관성을 가지지 못한채 진행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일관적이지 못한 우주개발 계획 때문에 혼선을 가져와 전체적인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
또한 개발 과정에서 수 차례 계획이 연기된 것 또한 비판받아야 할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항우연과 러시아 정부 및 3개 우주 기업이 얽혀있는 복잡한 국제협력 시스템 때문에 지속적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 실제로 쓰촨성 대지진으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이나 발사 시도 도중 발생한 문제로 중단된 경우와 같은 불가피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최초 발사 시도를 하기 전까지 협정 채결 및 비준, 시험항목 추가, 시험일정 문제, 데이터 분석 문제 등으로 일정이 연기된 것만 5차례나 된다.
(엔하위키 참조)
 
다만 분명히 나로호 발사로 인해 투자한 돈 대비 기술력 향상은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2020년까지였나 달 착륙선을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누가 "2020년까지 달에 대한민국의 깃발이 펄럭이게 하겠습니다" 라는 소리듣고 유인우주선을 그때까지 보낸다는건가? 대체 무슨수로? 외계인이라도 갈아넣는가? 개소리하고 앉아있네, 라고 생각했으나) 그런의미는 아니고, 원래 한국형 발사체로 2020년에 달 궤도위성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2025년에 달착륙 탐사선 (유인우주선 아님 절대아님)하는 계획을 진행중이었는데. 이를 저런식으로 말을 해서 그렇게 된 것이더군요.
 
아무튼 이런 목표가 100%수행될지도 모르고 아마도 딜레이가 될 공산도 높지만 아무튼 저 기술들이 가능하게 한 것에 나로호역시 한몫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혹여 관련하여 궁금한점 있으시면 아는범위내에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출처 http://blue2sky.tistory.com/1186
https://mirror.enha.kr/wiki/KSLV-I
https://mirror.enha.kr/wiki/MT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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