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합편성채널 기자가 청와대 출입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무료 연극 공연을 보러 갔다가 입장 문제로 극장 관계자들과 승강이를 벌이다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신아무개 TV조선 기자는 지난 19일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연극 <멕베스> 공연에 초대받았지만 공연 시간에 늦게 도착해 극단 관계자와 마찰을 빚었다. 이날 티켓 비용은 전액 청와대에서 부담했다.
신 기자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이날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한 공연에 5분~10분가량 늦었다. 하지만 신 기자는 공연장 출입을 관리하던 극단 직원에게 청와대에서 마련한 자리에 앉겠다며 입장을 요구했다. 이 직원은 공연 입장 매뉴얼에 따라 이미 공연이 시작됐기 때문에 다른 관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연장 뒷자리를 안내했다.
하지만 신 기자는 청와대 기자단을 위해 준비된 지정 좌석에 앉기를 희망했고, 이 과정에서 극단 관계자들과 승강이가 오고 갔다. 극단 관계자들은 안내된 공연 공지사항과 매뉴얼에 따라 다른 자리를 안내했지만 신 기자는 중간입장 시간에 청와대가 마련한 자리에 앉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 같은 승강이가 벌어지는 사이 공연 중간입장이 가능한 시간이 지나버렸고, 결국 신 기자는 극단 관계자들과 언쟁을 높이다 경찰에 신고,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극장 홈페이지에 소개된 해당 연극 중간입장 안내에 따르면 공연 시작 후 1회(13분 후)만 중간입장이 가능하며, 이후엔 입장할 수가 없다. 극장 자체적으로 공지한 중간입장 관련 규정에도 “공연 시작 후에는 객석으로 바로 입장할 수 없으며, 해당 공연의 내용에 맞춰 별도로 정해진 시간에 한하여 입장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와 관련해 극단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관람객을 응대하는 극단 직원들은 그런 일이 늘상 있는 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특혜를 주거나 태도 변화 없이 똑같이 안내한 것”이라며 “우리는 매뉴얼대로 뒷자리로 안내하겠다고 했는데 해당 기자가 ‘나는 청와대 출입기자’라며 지정 좌석에 앉게 해달라고 하면서 책임자까지 불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처음부터 13분이 지나면 입장이 안 된다고 안내했으면 규정에 따랐을 텐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른 직원이 나와 중간입장이 없는 공연이라고 설명하는 등 계속 말을 바꿔서 항의를 한 것”이라며 “입장을 못 하게 되자 사과와 환불을 요구했고 청와대 관계자에게 문자로 연락하고 경찰이 오면서 환불 약속과 사과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극단 관계자들과 갈등 과정에서 경찰까지 부르게 된 이유에 대해 신 기자는 “무전기를 든 극장 직원들에게 둘러싸이면서 위협감을 느껴 경찰을 불렀다”며 “극단 측이 직원 교육을 잘 하겠다고 약속해서 경찰도 그냥 돌아갔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라고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극단 관계자는 “우리는 중간입장이 없다고 말한 게 아니라 중간입장이 가능한 13분이 지나 입장이 안 된다고 안내한 것”이라며 “해당 기자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과한 적은 없고, 직원들은 규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기자는 처음부터 기자라는 신분을 밝혔고, 우리는 청와대에서 오기로 한 여러 사람 가운데 늦게 온 사람에 대해 신원 확인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물으니 청와대 출입기자로 왔다고 이름과 소속까지 말했다”며 “공연이 끝나고 청와대 실무진에게도 발생한 일의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참 지랄도 풍년이네. 무슨 벼슬하나.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