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를 쉬고 싶었던 나는 체온계의 온도를 높게한 후에 어머니한테 보이면 학교에 쉰다고 전화해 줄 것이라고 생각, 테이블 위에 있던 방금 끓인 아버지의 찻잔에 온도계를 넣어두었다. 잠시 후 온도계를 꺼냈지만 뜻밖에 온도계의 끝이 갈라져 온도계 속 수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온도계를 망가뜨렸다는 사실에 초조해진 나는 당황해서 뜰에 온도계를 버리고 그대로 학교에 갔지만, 아버지 찻잔 속의 차를 새로 바꾼다는 것을 잊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