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빠르다"며 웃는 그의 눈시울이 붉었다. 세월호 참사로 동생과 조카를 잃은 권오복(62)씨. 가족의 시신을 아직 찾지 못한 그는 730일 째 팽목항에 머물러 있다.
권씨는 "2년의 시간을 지냈다기보다는 무작정 버텨냈다"며 "세월이 가다보니 예전에는 동생 이야기만 나오면 막 떨렸는데 지금은 담담하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한 컨테이너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단원고 2학년 1반 故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46)씨는 자신을 "미친X"이라고 부른다.
"저 지나다니면 미수습자 엄마인지 몰라요. 막 웃고 다니니까. 내가 만약 세월호 속에 있으면 우리 딸이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할까. 우리 은화는 엄마가 우는 거 싫어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