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놀다가 새벽2시쯤 집에 돌아왔습니다.
겉옷 대강 벗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은은하게 '둠칫둠칫'이 울려퍼지더라구요.
시간이 좀 지나니 노래방 느낌의 소리들이 반복됐습니다.
남의 일에 관여는 딱히 안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시끄럽고 신경이 쓰이길래 가서 말을 해야겠다 싶더라구요.
열심히 창밖으로 귀를 기울여 보니 윗집인 것 같았습니다.
올라가면서 '점잖게. 굉장히 젠틀하게. 화 안난것 같이' 를 되뇌이며 올라가서 현관문밖에서 소리로 위치파악을 하는데...........
영어였습니다.
영어
English
다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어로 말해도 알아들으려나?
어설픈 영어로 말하면 우습게 보이려나?
근데 내 영어를 알아듣긴 할까?
그럼 그냥 한국말로 할까?
.....아시파 어떡하지
하는 와중에 둠칫둠칫은 점점 커졌고 그냥 벨을 눌렀습니다.
고민이 무색하게 반응이 없더라구요.
다시 눌렀더니 정말 외국인 아조시가 나오심...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나 '너무 시끄러워요'
형 '영어영어'
나 '너무 시끄러워요. 지금 밤 늦었어요'
형 '영어영어'
나 '아저씨 지금 너무 늦었는데 소리좀 줄여주세요'
하며 누르는 시늉의 손짓을 했더니
형 '~~ too loud~~ ' 를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 의사를 알아들었다는 만족감에
'부탁드립니다.' 하고 악수하고 내려왔더니
정말 소리가 작아지더니 곧 자는듯 조용해지더라구요.
알아서 제 뜻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덜 당황할 수 있었어요.
이야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