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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24) 캔디맨과 엉덩이 (파란 글자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헤로인을 복용하였을 때 소수의 사람들은 성적인 흥분과 비슷한 일시적인 황홀경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헤로인의 초기 효과는 금방 사라져버린다. 그 다음에는 메스꺼움이 따르며, 걱정과 고민 및 강박관념 등이 해소되고 평온함이 뒤를 따라온다. 그리고 평온함은 차츰차츰 침착한 자신과 무관심한 자기만족으로 변해간다. 이에 비해 아편 사용자들은 모든 걱정을 잊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든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마치 공중에 둥둥 떠있는 것 같은 가벼움을 느낀다. 아편 중독 초기에는 정신력이 향상되거나 강해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중독자들은 자신들이 급진적이고 특이한 의견과 생각을 가졌다고 믿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악마의 유혹이 시작되었다는 증거다. 중독된 많은 작가들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편은 상상력을 키워주고 예술성을 높여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아편이 상상력을 높여주는 물질은 아니다. 오히려 중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처음과는 달리 창조력을 짓누르는 작용을 시작한다. 유명한 블루스 가수인 빌리 홀리데이는 1956년에 이렇게 말했다.
만일 마약이 흥분과 전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기 위해 헤로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미친 것이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결국에 가서 마약은 당신을 꼼짝 못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쯤이면 당신은 이미 어떤 것도 연주할 수 없으며, 어떤 노래도 부를 수 없게 된다. 빌리 홀리데이
마약으로 인한 흥분은 절대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길게는 몇 달 정도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마약으로 인한 흥분상태는
복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성이 증가함에 따라 차츰차츰 줄어든다. 따라서 중독자들은 얼마 전과 같은 흥분상태를 맛보기 위해 갈수록 더 많은 양을 복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신체의 장기와 세포, 정신을 유지시켜 주는 두뇌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마약으로 인한 황홀한 상태는 약물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급속히 사라져 간다. 약물을 더 많이 투여해도 이전에 느꼈던 흥분상태보다는 덜한 상태만을 경험할 수 있다.
약물 투입으로 초기에 강렬하게 맛보았던 황홀한 상태는 점점 더 가까이 갈 수 없는 높은 언덕이 되다가 나중에는 희말라야 산맥보다 더 높아져
결국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이때부터는 습관적으로 마약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가 된다. 즉 마약 끊기가 죽는 일보다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먼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도 못하고 생각도 정리되지 않는다. 다음에는 육체적 고통이 시작된다. 온 몸이 떨리거나 오한을 느끼고, 조여지는 느낌이나 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듯한 고통을 겪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금단 증상 또는 금욕증후군으로 알려져있다.
마약의 금단 증상을 보여준 영화 '친구'의 한 장면 육체적으로 손상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최초 증상들은 입과 목의 염증, 위장 질환, 손과 발이 마비될 수 있는 순환기 장애다. 이와 동시에 무기력해지고, 환경에 무감각해지며,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버림받은 기분을 느끼고, 계속되는 육체의 피로와 타락으로 비위생적인 환경 속으로 빠져든다. 이때부터는 위생 개념보다는 약물의 필요성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약간의 약물이라도 더 얻기 위해 주사바늘을 돌아가면서 사용하게 되고 치명적인 질병, 예를 들면 에이즈에 감염되기도 한다.
마약을 얻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중독이 점점 심해지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둔감해져 집중력과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입맛이 없어지면서 몸은 갈수록 쇠약해지고, 목소리는 쉬어지고, 지독한 변비 증세가 나타난다.
여성에게는 무월경과 불임증이 나타나며, 남자들은 성욕이 사라지고 발기도 되지 않아 더 이상 섹스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기억력의 손상은 심각해져 심지어 매일 일어나는 일도 잊을 정도가 되며, 외부세계와 차단되는 만큼 자신의 내면세계로 가라앉게 된다. 따라서 매일같이 악몽을 꾸며, 악몽에서 깨어나면 나머지 시간에는 환각상태로 빠져든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청각과 시력은 아주 예민해진다. 마치 다른 감각을 잃으면 대체 감각이 발달하는 야생동물들처럼 작은 소음들이 크게 들리고, 밝은 불빛들은 눈에 통증을 안겨줄 정도가 된다.
이런 육체에 조용히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있다. 간염, 패혈증, 성병, 피부전염병, 각종 병균에 의한 질환, 잦은 주사로 인한 혈관 팽창과 무기력증, 호흡기 질환, 결핵, 조기 치아 부식, 신경성 떨림 등등,
이중 몇 가지는 필연적으로 몸 안에 남게 된다. 마약 중독자의 얼굴 변화 중독자들이 이런 상태가 될 때까지 거치는 과정은 비슷하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처음에 느꼈던 강력한 흥분상태를 되찾으려고 복용량을 증가시키는가 하면, 일부 중독자들은 스피드볼(헤로인과 코카인)이나 프리스코 스피드볼(헤로인과 코카인 그리고 LSD) 또는 헤로인보다 위험한 약물과 각성제들, 진정제들, 크리스털(코로 마시거나 정맥주사하는 투명 각성제인 메탐페타민)과 같은 것들을 혼합하여 약품 칵테일을 먹기 시작한다. 이들은 위에서 말한 육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 아주 고통스럽고 비참한 죽음으로 끝맺음을 맺는다. 과다한 복용량 때문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결과이다.
메탐페타민. 우리나라의 히로뽕도 이와 같은 성분이다. 하지만 어떤 중독자들은, 비록 아주 적은 숫자지만 자신의 몸을 지킬 정도의 일정한 복용량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중독상태를 지속해 간다. 그들도 더 많은 양을 섭취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작용하지만 정신력으로 극복해 나간다.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심한 경우에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발각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중에는 중요 단체나 국가기관의 중요한 요직을 맡고 있는 사람도 있다. 윌리엄 윌버포스도 중독된 사실을 감추고 생활한 사람중의 한 사람이었다. 저명한 복음전도사이자 정치가이며 자선가에다 개혁가였던 그는 노예매매 폐지를 주장하면서 막강한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며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는
눈에 보이는 노예를 해방시키는 대신 자신은 아편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는 아편제를 복용할 경우 무조건 중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편제들은 그 자체로는 비교적 안전한 약품들이다. 오늘날 공식적인 치료기관에서 아편 처방전을 받아 중독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겉으로 봐서는 일반인들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이다. 이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중독자들보다 상태가 조금 가볍다는 뜻이지 위험성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중독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만약 심하게 중독될 경우 비참한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다.
윌리엄 윌버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