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이 어제 불에 타버렸네요. 중요한 문화유산이 훼손되어 안타깝습니다.
그것이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많이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라 더욱 안타깝네요.
국보 1호이며 서울을 지키는 문이라 서울 시민들에게 물리적 정서적 거리가 가까웠던
숭례문이 타버린 것에 적지않게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숭례문이 불탄 것을 보고 '대한민국이 내려앉는 기분'이라고 사람들을
부추겨대는 언론의 보도 방식에는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게 됩니다.
국보 '1호'라서 그러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재가 불타버린 것은 정말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지만,
국보 1호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심지어 '나라가 무너진 기분'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국보의 번호는 그 번호자체로는 의미가 없으며 중요도나 대표성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보의 번호는 사실상 일제의 잔재입니다.
일제 시대에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관리하기 위해 붙여놓은 사실상의 '관리번호'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이미 30년 이상 사용한 관리번호를 다시 엎는 것은
많은 문서와 책들의 번호, 행정 문서와 규정 등의 변경을 요하는 만만찮은 비용이
추가발생하는 부분이기때문에 편의상 그냥 써 왔던 것입니다.
(문화재청에서는 그 번호를 앞으로 없앤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국보 306개는 모두 똑같이 소중합니다.
국보 1호 남대문이 소실된것이나 277호나 똑같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277호가 훼손되었다고 '나라가 무너지는' 충격이라고 말할 언론이 얼마나 될 지
의문스럽습니다.
남대문을 지키는 인력이 한 명도 없다고 답답해하지만 그것이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의 현실입니다.
많은 국보와 보물들이 제대로 된 방범장비와 방재장비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안타까워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서 보고 나름대로 관리가 잘 되었던 숭례문이 이렇습니다.
다른 문화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문화재청과 일부 식자들만 그것을 보존키 위해 무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관심도 없습니다. 예산도 없습니다. 앞으로 계획도 없답니다.
그것을 안타까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