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때문에 곤란한 신입사원분 글 읽고 몇가지 일화가 생각나서 적습니다.
옆에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음슴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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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 주소 올린지 20년 넘고, 가끔 해외 살때 빼곤 안떠난 나름 안산 죽돌이 40넘은 아재.
안산 첨 이사와서 마련한 집 바로 앞이 단원고에 사촌형 조카도 단원고 학생-물론 희생자는 아니지만-
한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중 피해학생이나 유가족 다수 있지만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그런 사람임.
1.작년 가을, 그냥저냥 사회모임에서 그래도 개념잡힌 형이라고 나름 따르던 형님 하나가 친구 델고 옴.
회 먹는 자리에서 내 폰에 달린 리본 보더니 폰 달라는데 눈치 딱~
왜 그러냐니까 세월회 때문에 경기가 어쩌니 저쩌니....
한살차이라지만 호적상이지,실제론 동갑인데 존대 써주니까 초면부터 반말까서 기분 나빴는데 잘 걸렸다 싶어서
폰 건네줌.-리본 뜯음.-바로 폰 받아서 신고.
"여기 어느 횟집인데 첨보는 사람이 내 물건 파손했다. 잡으러 오삼~"
모임인원 20여명이 다 멍하니 쳐다봄. 뭔 상관~
내 옆자리 학원선생 한명. 내 손 잡더니 고맙다고~자기 제자중 한명이 피해자인데 저런사람 볼때마다 미워 죽겠었다고~
형이란 인간과 친구, 얼굴 빨개져서 그게 뭐냐 어쩌냐 난리중.
다 씹고 회 맛있게 먹고 있는데 내 폰 들고 가선 리본 다시 끼울려고 하면서 원상복구 해줌 되지? 라는 얼척없는 소리.
옆자리 선생 폰 빌려서 또 신고, 아까 그 사람이 내 폰도 뺏어갔다.빨리 와달라 시전.
결국 경찰 오고 처벌 원한다고 강력주장에 주변 증인 다수 확보.
뭐, 결론적으론 경찰서까지 가서 고소장 쓰기전에 사과 받음, 조건은 안산시청앞 세월호 서명장 가서 서명하기.
2.이번 한식날이니까 지난주 일요일.
울 아버지와 나이차이 거의 안나는 사촌형님이 핸폰 리본을 봄.
아~앞 사건이후 리본 큰걸로 바꿈~ㅋㅋ
암튼, 사촌형님 말씀이 그딴거 왜 달고 다니냐.....
이건 집안싸움 날 일이라 조용히 넘어가려는 찰나 내 옆에 있던 그 사촌형님의 아들, 즉 나의 38살 먹은 장조카가 지 폰을 딱~
리본이 딱~
조카가 일장 연설~아버지 손주가 그 배에 타도 엉~그런소리 할거냐고~ 막 뭐라뭐라~
그놈의 종편좀 그만 보시라고~로 끝!
조카한테 오유? 물어보니 클리앙(?)이었나 암튼 대답하며 씩 웃음.
3.간만에 서울 가는 길, 지하철 기둥에 선 채로 가는데 내 노트북 가방에 리본이 거슬렀나 봄,
바로 뒤에 앉은 아줌마 두분이 숙덕숙덕, 레파토리 뻔함. 돈,대학특례,강남이사...기타등등.
나란 남자,싸움도 싫고 몸도 마음도 허약한 아재일뿐이라 아무 말 못하고 부글....
그때 아줌마들이 하면 안되는 말을 시전.
"시체장사"
딱 뒤돌아서 째려보며 큰소리로 "아줌마 자식들이 다치거나 죽거나 사고 나도 보험금이건 합의금이건 절대 받지 않고
그냥 재수없었다 치부할꺼냐. 그거 받으면 아줌마도 시.체.장.사꾼이네"
뭐,이런저런 소리 지껄였지만 암튼 주된 내용은 저거.
이성 잃음 조리있게 말 못하는 사람이라...
뭐,결론은 셋다 내려서 뻘쭘히 사라졌지만 그래도 속은 시원.
뭐,세월호 리본땜에 계약 안한다는 미친 거래처부터 조중동 앵무새까지 여럿 만나보는 요즘.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세월호의 세자만 보여도, 노란색의 노자만 보여도 난리치는 사람들 주변에 가끔 보입니다.
안산의 지역특색상 대놓고 하는 사람은 좀 드물지만 타지역 나가면....
가끔은 크게 싸울때도 있고, 그냥 부글부글 하면서 지나갈때도 있습니다.
다만,싸우기도 그렇고 지나가기도 그렇고 할때!
그럴때 가장 좋은 방법이 " 집이 안산입니다." 혹은 "피해자중 아는 사람이 있어서..."
만약 이렇게 말했는데도 헛소리 지껄이는 사람은 정말 상종을 말아야 하는 사람이죠.
종편의 논리와 정부의 잊혀짐을 강요하는 시대에 서서히 물든 내 주변사람들 보면 속상할 때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도 세월호 피해자들, 유가족들, 다 우리 아는 사람이잖아요.얼굴 한번 못봤어도 기억하고 생각나는....
그러니 신입사원분, 속상해 마시고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