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를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이상해서 뒤를 한번 돌아보았다. 저 멀리 계단 위에 있는 궁궐문 앞에서 한복을 입고 얘기를 나누는 4명의 사람들 정확히 표현하면 한복이라기보다는 조선시대 평민들이 입는 옷이랄까 아무튼 다시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오른쪽에 연못이 보였다. 흰눈이 수북히 쌓여있는 연못 주변에선 사람들이 서로 사진을 찍으며 놀고 있고 연못 속엔 돌고래를 닮은 동물들이 머리만 내밀고 일렬로 쭉 늘어서 나를 보고 있었다. 너무나 희한한 광경을 뒤로하고 걸어가는데 내 앞에 다시 계단이 보였다. 아까 보았던 그 계단과 비슷한 계단이었는데 계단을 올라가니 닫혀진 문 앞에서 어떤 여자가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왔다. "혹시 여기 들어갈 수 있어요?" "네, 전 여기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럼 혹시 대왕샛길이라고 아세요?" "흠..제가 보여드릴테니 따라오세요" 그 여자를 안으로 안내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나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남자가 내게 와서 한마디 하고 지나갔다. "야, 저 여자 저 복장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해!" 뭐가 잘못된 것이지 알 수가 없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복장이 좀 이상했다. 마치 사극촬영장에 있는 것처럼 모두가 옛날 옷을 입고 있었다. 멍하니 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아서 그 남자의 충고대로 여자를 밖으로 내보내기로 하고 들어온 문으로 다시 되돌아갔더니 나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어떤 표를 받고 있었다. 표를 나눠주는 사람은 즉석에서 무언가를 적어서 주고 있었는데 그 여자의 차례가 되어 표를 건네받을때 여자는 표를 땅바닥에 버리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대체 왜저러는거야...' 버려진 표를 주어들고 그녀를 성급히 따라가면서 표를 살펴보니 이런게 써있었다. "666번의 여동생" '아..이게 무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