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비잔티움 제국의 외교 의전은 흥미로운 것이었다. 제국을 방문한 외국에서 온 손님은 먼저 의전단의 환영에 이어 우쭐해지는 경호를 받으며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입성하였고, 시중을 들 하인들이 있는 숙소로 안내되었다. 황제와 접견하는 날이 되면 다 큰 말을 탄 황실 친위대가 황실의 말을 1필 끌고 와 그 위에 손님을 태우고 화려하게 장식된 시가지를 달리게 했다. 외국 손님은 길고 긴 황궁의 복도를 지나서 황제 앞에 나선다. 신하처럼 그도 황제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엎드려서 절을 해야만 한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일어설 수가 있는데, 그 때 손님의 눈 앞에는 매우 인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기계 장치의 효과로 마치 테마 파크처럼 황제의 옥좌가 위로 올라가고, 사자와 황금 새가 움직이는 것이다. 황제는 자주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의복을 입고 옥좌에 근엄하게 앉아서 손님을 맞이하는데, 그 의복은 아주 먼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 온 한 천사가 콘스탄티누스 대제에게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방문객은 할 말을 잃어버리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는 황제에게 말할 권리가 없었다. 오직 황제만이 중개자를 통해 그에게 말을 건넬 수가 있었다. 손님은 자기 나라 왕이 보낸 신임장과 인사말을 황제에게 전하였다. 그 후에는 국제적인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손님은 제국 내 고관들이 함께 하는 연회에 참석한다. 황궁은 으리으리한 성소이다. 황궁에서 황제는 '크리소트리클리노스'라고 불리는 황금 모자이크로 장식된 식당에서 12라는 상징적인 수로 구성된 손님들을 맞이하고, 특정한 때에는 신중하게 선발된 빈민들의 발을 씻어주는 그리스도의 역할을 하려 한다. 외국 손님을 맞아들이는 방식은 보편적임을 자처하는 그리스도교적 황제권이라는 개념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리고 마침내 임무를 완수한 손님은 황금 또는 비단을 선물로 안고 고국으로 떠났다. 궁정 예법으로는 제일 높은 고관만이 황제와 '친숙'할 수 있다. 특히 황제가 황금 식당에서 식사를 베풀 때는 각자 서열에 따라 주권자에게서 멀리 혹은 가까이 지라집는다. 고관들은 해마다 특별 보너스를 받는다. 거창한 의식이 있을 때, 황제는 가장 세력 있는 고관들에게 직접 선물을 하사한다. 그것은 노미스마가 가득 든 주머니 -서열에 따라 그 무게가 감소하는- 와 여러 물건, 특히 그 유명한 자주빛 의복 등이다. 어떤 이는 황제의 너그러움의 표시인 황금빛 주머니와 너무나 무거운 직물들을 운반하기 위해 여러 명의 하인들을 대동하기도 한다. 제국인들은 황궁 내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이러한 엄격한 질서인 '탁시스'를 매우 깊이 공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