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에 제가 쓴 글에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글을 추가로 하나 썼습니다.
제가 글 솜씨가 짧아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 못한 부분도 있는데요..
제가 글을 써서 선진국의 삶이 결코 생각하는 것처럼 환상적이지만은 않다고 열변을 토한 이유는 '다시 한번 잘 생각하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많은 분들이 이민을 통해 새로운 삶을 가지고 한국보다 훨씬 좋다라고 추천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와 함께 이민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되돌아오시는 분들도 많은게 사실이죠.
많은 분들이 헬조선이다 라고 하면서 하시는 얘기 몇가지 해볼까 합니다.
<노동 환경>
선진국의 근무 환경에 관해서 얘기를 좀 해보자면, 한국에서도 수만가지의 근무 환경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래, 유럽은 이래 하고 단순화 시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한국은 무조건 안좋고, 미국은 무조건 좋고, 유럽은 거기다 더 좋고? 그럴까요?
저는 평균적으로 보면 분명 한국이 악랄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 지인 중 한분은 한국에서 대기업 방송업계에서 pd로 일을 시작했다가 프로그램 시작하면 하루 18시간 근무의 악랄한 노동을 시즌이 끝날때까지 하다가 지쳐서 미국의 지역 방송국으로 이직했습니다.
미국은 한국보단 낫겠지라며 무작정 떠난 발걸음이었으나 2년이 채 안되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송국에서 받는 월급으로 월세 내고 나면 자동차 관리비 조차 대기 힘들정도로 임금은 팍팍했고, 월세는 높았습니다.
그 분이 도심 한가운데 방송국 주변에서 살고 싶어서 그래야만 했던거 아니냐고요? 도심 한가운데는 월세가 비싸서 근처도 못갔고, 월세가 감당할만한 곳은 우범지대라 사람이 살 수가 없어서 자동차로 한시간 가량 걸리는 곳에서 매일 자동차로 출퇴근 했습니다.
업무 환경은요? 미국에선 출퇴근 시간 터치 안하는 장소가 많지요. 그 분이 있는 곳도 그랬습니다. 언제까지 이거 해오세요 하고 일감을 주면, 그 시간 안에 무조건 해야만 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라 점심시간에는 샌드위치 싸온걸로 5분만에 간단하게 먹고 계속 업무를 합니다.
어차피 업무를 마치기 전에는 퇴근을 하기 곤란하니까 매일 퇴근시간은 결국 늦어지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업무를 느슨하게 하면 잘릴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는군요.
그 분은 결국 스트레스성 위염에 각종 병을 얻고 모아놨던 돈도 깨작깨작 까먹고(매달 적자였다는군요) 돌아왔습니다.
한국 와서 다른 방송국에 일자리를 잡았는데 지금은 정말 최상의 만족도로 업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에 일하던 한국 회사에서 아침에 9시까지 출근하면 저녁에 6시에 칼퇴근하고 주말 출근 안했습니다. 돈도 많이 받았구요.
미국은 안좋은 예만 들고, 한국은 좋은 예만 든거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하지만 각각 노동 시장마다 특색이 있고, 노동자에게 항상 스트레스는 상존한다는 점을 일깨워 드리고 싶었습니다.
'미국 안좋아, 한국이 더 좋은데 너가 일자리를 못찾고 있는거야 잘 찾아봐!' 이런 얘기가 아니라 선진국 노동시장을 마냥 이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쉽게 결정내리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기만 하면 회사에서 그 사람을 자르기가 정말 힘들어지죠. 쉽다고요? 외국 노동 시장과 비교하면 정말 힘든겁니다..
외국은 어떨까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너 나가' 하고 보내버리는 걸 보기는 정말 쉽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한명씩 사라지기도 할 정도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높습니다.
서유럽은 야근 안할까요? 분명 법적으로 초과근무를 많이 안하도록 철저하게 보호를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거기도 야근하는 회사는 있습니다. 잘나가는 회사일수록 야근이 많구요.
저랑 한때 거래했던 이태리 회사는 저녁 8시에 연락을 해도 근무를 하고 있고, 주말에도 가끔 출근하기도 하더군요.
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냐고요? 아니오. 사장부터 종업원까지 100% 이탈리아인만 있었습니다.
한국이고 미국이고, 영국이고, 독일이고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생각보다 참으로 비슷합니다.
어디나 사람들은 대기업 가고 싶어합니다. 한국은 삼성 들어가고 싶어하고, 미국은 구글 들어가고 싶어하고... 왜냐고요? 보수가 좋고 근무환경이 좋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역의 산업적 특수성을 제외하면 세계 어느지역에서나 대기업과 그 아래의 중소규모의 기업에서 노동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차이가 납니다. (모두는 아니겠지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를 얘기합니다)
<정경 유착, 가진자들의 세상>
저는 사실 이 부분이야말로 전세계 인간 군상의 기본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다고 정경유착 없고 비리 없고 깨끗할까요? 가진자들이 과연 못가진자들과 똑같은 대우 받으면서 살까요?
물론 그 비리지수를 따지자면 한국이 미국이나 다른 유럽의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떨어지겠지요.
하지만 이건 잘사는 나라 어딜가나 군림하는 1%, 고통받는 99%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외면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노동시장 글 쓰는게 너무 길어져서 좀 지쳐서 길게 자세하게 쓰기는 힘듭니다만, 미국에서 월스트리트 99% 피켓 들고 운동했던 것들 많이 아실테고..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빈부격차 얘기는 계속 나옵니다.
유럽에서도 모두가 복지를 찬성할까요? 다수가 찬성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마찬가지로 반대 목소리 많습니다.
외국인들한테 왜 우리 돈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되냐, 일자리 줘야되냐 얘기도 많구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예민하고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외국으로 이민을 가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안합니다.
왜냐면 국적은 바꼈어도 '나는 사실은 한국 사람이야'라는 마인드가 기저에 깔려있고, 그 이민 간 나라의 정치 경제적 문제는 사실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거든요.
그래서 70년도에 미국으로 이민간 분들도 4~50년이 지난 아직까지 한국 소식 궁금해 하고 한국 신문 보고 한국 정치에 관여하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돈 많으면 살기 좋은 곳 한국이 최고라구요?
돈 많으면 세계 어디서 살아도 사실 최고입니다. 그렇게 한국이 무조건 초법적인 국가라면 세계 100대 부자들은 왜 대부분 한국에서 안사는지요..
왜 그 부자들은 부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나라에서 살까요? 그들의 인성이 성인에 가까워서일까요?
저는 사실 그래서 위의 잡설들을 비롯한 여러 생각들을 통해 외국에서의 삶에 대해서 혼자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결혼 해서 아이가 있는 가족 중에 밥벌이 걱정 없는 기술이나 지식이 있는 사람이 선진국의 한적한 소도시나 산업도시 같은 곳에 정착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자유시간의 80% 이상을 쏟겠다 하는 분들이 가면 이민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할 말은 많은데 글을 너무 길게 썼더니 지쳐버렸네요.
또 두서없이 글 올려버립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