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아쉬운 점 두 가지가 있는데요, 제일 처음은 아즈모단을 쓰러뜨리고 천상으로 올라갈 때입니다.
일단 디아블로 스토리를 판타스틱 '투명드래곤'에 비유한 글 보고 '그럴듯한데?' 생각했었지요.
뭐 그래도 인간이 악마를 맹수 잡듯 때려잡을 수 있다는 건 설정상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살아있는 사람이 천상의 영역에 산 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치지요.
하지만 아즈모단이 죽고 아드리아가 배신하여 7악마가 모두 합쳐진 공전에 없던 "대악마" 가 탄생했을 때를 보지요. 아즈모단을 잡은 직후 환호하던 성채의 병사과 주민들은 아드리아의 배신과 레아의 죽음(?), 그리고 디아블로의 공포 때문에 사기가 급감합니다. 모두들 멘붕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 영웅은 담력이 너무 강해서인가요? 아무런 고뇌와 고민 없이 대악마 디아블로를 씹어드시는군요. 이 점 전 너무 맘에 안듭니다. 그 상태라면 폭동? 폭동은 아닐지 몰라도 아마 제대로 난리가 났지 않았을까요?
철벽의 성채는 전에 없던 위기감 및 상실감에 빠졌을텐데 우리의 영웅은 너무나 고민이 없습니다.
아무리 설정상 초인적인 존재인 네팔렘이라지만 너무 투명드래곤스러워요. 그나마 티리엘만이 살짝 멘붕되는 것이 보일 뿐이죠. 아니 티리얼조차 멘붕 상태였는데... 라고 해야 하나요?
전 이 시점에서 우리 영웅이 좀 더 사람들을 설득하여 끝까지 맞서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디아블로가 탄생함으로써 아군에 생긴 갈등과 그것을 짊어지고 가는 영웅의 모습을 살렸으면 어땠을까요?
예를 들면 티리엘은 인간이 된 지 얼마되지 않아 멘붕을 경험하지요. 반면 헤일 대장은 산전수전 겪은 사람이므로, 영웅을 독려하고 지지하는 편으로 나서구요. 일반 주민 NPC는 영웅을 지지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하는 중립정인 입장을 취하기도 하고... 반면 액트 1부터 나온 촌장은 앞장서서 이때다 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아 전면적으로 영웅을 비난하기도 하고요.
추종자 중에서도 에이레나와 코르마크는 주인공을 신뢰 / 린던은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영웅을 신뢰하는 거면 어떨까요? 뭐 이런식으로 성채 내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것이 퀘스트속에 녹아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수도사의 스토리가 맘에 들지 않아요.
제가 알기로는 수도사는 떨어진 별을 쫓아 "장로들의 명을 받들어" 트리스트럼으로 옵니다.
다른 캐릭터는 적어도 자신의 의지를 통해 트리스트럼으로 오게 되지요. 이게 수도사와 다른 클래스간의 스토리 시작과 대비되는 부분인데요... 제 생각에는 정말 얼떨결에 수도사는 벨리알과 아즈모단, 그리고 디아블로까지 아주 "켠김에 왕까지" 씹어먹어 버립니다...
이거도 정말 몰입이 안되어요. 누구도 몰랐던 아드리아의 배신아닙니까? 장로님들은 천사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던 디아블로의 난동도 뭐 다 알고 있었다는 겁니까? 수도사는 명을 받드는 충직한 존재이지만 그조차 자신이 공포의 악마인 디아블로와 싸울 줄은 당연히 몰랐을거 아니었나요? 하지만 다른 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대악마 디아블로와 전투를 한다는 사실에 너무 고민이 없어요. 완전 투명드래곤이죠.
제 생각에는 수도사는 일단 트리스트럼을 조사하러 왔을 뿐이었으니, 천사 티리엘 발견이나 해골왕, 벨리알 등의 강력한 악마들의 발견들은 매우 의외의, 그리고 중대한 사건이므로 반드시 장로들에게 이를 알려야 하는 부분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클래스도 마찬가지지만 수도사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명을 받들어 온 것" 이기 때문에 너무나 행동이 독단적이에요. 조직의 일원으로 행동한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듭니다. 전령사 같은 것이 나와 수도사는 장로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디아블로의 재림에 따른 장로회의 내분/갈등"? 뭐 이런 와중에 보이는 수도사의 결정.. 뭐 이런 점들도 보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제가 생각한 스토리상 가장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점이 맘에 안드시나요? 한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세요.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