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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21) 헤로인의 탄생 (파란 글자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19세기 말 윌리엄 오슬러(영국의 의학자 1849~1919)는 아편을 양귀비에서 곧바로 뽑아서 사용할 수 있으며 효능 또한 놀랍기 때문에 ‘하느님의 약’이라고 했다. 이런 아편에서 추출되는 알칼로이드는 크게 두 개의 군(群)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모르핀과 코데인을 포함한 피리딘-펜난트린 군이며, 다른 하나는 노스카핀과 파파베린을 포함하는 이소퀴노린 군이다. 오늘날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모르핀은 진통 효과 때문에 아주 적은 양이 유통되고 있다. 코데인은 조금 약한 진통제인 반면,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따라서 작은 통증이나 기침을 멈추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재는 아스피린을 대신할 때만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의사나 약사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이와 함께 노스카핀은 기침을 멈추게 하는 데 사용되며, 파파베린은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아편제는 자연 그대로의 아편이나 아편의 알칼로이드에서 파생한 약품들에 주어진 속명이며,
반합성 아편제는 자연적인 알칼로이드를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생산한 것으로, 헤로인이 여기에 속한다.
합성 아편제는 자연 그대로의 아편제나 반합성 아편제와 같은 방법으로 작용하지만 완전히 합성된 약품이다. 이것
의 화학구조는 아편 알칼로이드와 관련이 적거나 전혀 없다. 흔히 임산부들이 분만할 때 진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쓰는 페티딘, 덱스트로프로폭시핀, 메타돈이 이에 속한다. 아편제인 모르핀과 코데인 그리고 테베인은 최근 수십년간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는 다양한 반합성 아편제들의 주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것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1960년대 영국의 맥팔런스미스 사의 에든버러 연구소에서 아주 우연한 발견이 있었다. 저명한 천연산물 약제사인 벤틀리 교수의 지도 아래 있던 한 연구팀이 테베인을 연구하던 중 오염된 유리막대로 차를 저었다. 그런데 차를 마신 연구원들은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들을 진찰한 의사 심프슨은 이들의 심장 박동과 호흡, 행동을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그들이 뜻하지 않게 마신 이 약품은 나중에 에토르핀으로 개발되었다.
엠99 또는 이모빌론으로 알려진 이 약품은 모르핀보다 1만 배나 강한 약효를 지니고 있으며 2밀리리터보다 적은 양으로도 코끼리나 코뿔소를 마취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강력한 효능 때문에 약품이 묻어있는 바늘에 살짝 긁히는 것만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과거 첩보원 영화를 보면 누군가와 살짝 부딪히거나 얕게 찔리기만 했는데도 사람이 쓰러지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대개 그 장면은 에토르핀을 사용할 경우 가능한 장면이다. 이렇게 위험하고 강력한 물질이지만 다행스럽게도 M50/50 또는 레비본이라고 불리는 해독제가 개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