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닉네임처럼 어딘가의 흔한 자취 오징어로 데굴데굴 굴러다닐 때였음.
돈을 벌고싶어 안달이 나 있던 글쓴이는 대학교 앞 편의점에 8시간짜리 주말 알바로 취직을 하게 됨.
당시에 과외, 학원알바 이외에는 아무것도 해본 적이 없던 나는 편의점 알바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우며 쉬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됨.
그 후 10개월동안 편순이를 하면서 요런 최강 자동사이다를 본적도 들은 적도 없음.
우리 편의점 근처에는 대학교가 하나, 남고 2개, 여고 하나가 있었음.
솔직히 대학생이나 여고는 문제가 안 됨ㅋㅋ 그 분들은 삼각김밥과 도시락에 열렬한 관심을 나타낼 뿐이었음.
그러나 우리 남자 고등학생 중에서는 만 19세 미만은 피우면 안 되는 연초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있었음.
보통 그 친구들이 담배를 사러 올 때 볼 수 있는 여러가지 레퍼토리가 있음.
1. 제가 민증을 놓고와서요..^^;
(집에 가서 가져오세요.로 대응)
2. 여기 조회 안돼요?
(그딴거 없습니다.로 대응)
3. 감히! 알바따위가! 하늘같은 손님한테 민증을 요구해?
(없으면 안팝니다.로 대응)
4.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네임펜으로 교묘히 위장
(형광등 불빛에 예쁘게 비추어 보면 조작한 게 보입니다 ㅋㅋㅋㅋㅋ)
5. 근처에 대학교가 있으므로 오가다 주운 민증으로 담배사기 시도
(요건 속을 수도 있는데, 귀와 눈썹 부분을 잘 보고 정말 아닐 것 같을 때 "주민등록 발급 연도가 어떻게 되세요?" 라고 물어볼 수 있음.)
..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음.
그 중에서 1번 썰에 대해 풀어볼까 함.
어느 날 방학이 되어 평일 알바까지 하게 된 글쓴이는 한가로운 여름의 오전을 에어컨 바람과 함께 즐겁게 만끽하고 있었음.
대략 오전 9시 반쯤, 누가 봐도 '나 고딩인데 빡세게 꾸몄어요" 스타일의 옷을 입은 고딩이 등장함.
대충 묘사하자면
7부 청셔츠에 스키니핏 면바지를 입고 벨트를 찼는데, 그 벨트가 챔피언벨트를 연상케 하는 D&G 버클이 누구보다 블링블링하게 박혀 있었음ㅋㅋㅋ
게다가 힘주어 세운 머리... ㅎ 마치 왁스의 요정이 뺨을 세게 후려치고 난 다음이 생각나는 그런 머리였음.
그리고 저런 친구들은 꼭 쿨피X나 츄X츕스같은 걸 하나 가져와서 계산할 때 당연하다는 듯이 담배를 주문함.
"X쎄라이트 하나요" 이런 식으로.;
그러면 알바가 바빠서 민증체크를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범..ㅎ
그러나 21살 병아리 편순이는 '고삐리가 어디서~~^^'라고 생각하며 당당하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고삐리는 1번을 시전함. 여기서부터 자동 역관광당하는 꼴을 보게 됨ㅋㅋㅋ
고삐리: 제가 민증을 집에 두고와서요~~ 저 요기 앞 대학교 다니는데 그냥 주시면 안될까요?
그러나 고삐리는 차마 내가 그 앞 대학교에 다닌다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음.
글쓴이는 그 대학교 ㄱㅎ과 10학번이었음ㅋㅋㅋ
글쓴이: 아 그러세요? 무슨 과이신데요?
고삐리: 저 ㄱㅎ과요
?????????????????????????????????
오오오오 차마 글쓴이의 학과라고 이야기할 줄은 몰랐는뎈ㅋㅋㅋㅋㅋ 이거슨 월척이구나 쾌재를 부르며 다음 질문을 했음.
글쓴이: 몇 학번이신데요?
글쓴이의 동기라면 제가 ㄱㅎ과 10학번인데요^^로 관광시키고, 후배라면 후배한테 전화해서 이름 뭐냐고 물어보며 관광시키고, 선배라면 비슷하게 관광시키려고 했는데, 학번제가 익숙하지 않은 고등학생님께서는..
고삐리: 영... 일학번이요..... 에이 Xfoot!!!
01학번이라고 말하다가 욕설을 남기고 사라졌음.
그리고 쿨피스는 다시 냉장고에 갖다뒀다고 합니당.
제 인생 최강 자동사이다였는데 글로 쓰니까 재미없네요ㅜㅜ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