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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4반 김건우, 7반 양철민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8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6
조회수 : 102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6/02/22 11:40:40
세월호 참사 678일을 맞이하는 2월 22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김건우 학생과 2학년 7반 양철민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김건우.jpg

2학년 4반 김건우 학생입니다.
(* 단원고 2학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중에는 "김건우" 학생이 세 명이나 있습니다. 4반에 한 명, 5반에 두 명인데, 오늘 생일은 4반 김건우입니다.) 

건우는 누나가 하나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누나가 사춘기 때 고민도 많고 갈등도 많은 시기를 겪어서, 부모님은 건우를 키우실 때는 최대한 많이 사랑하고 많이 이해하고 인정해 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건우가 고등학교에 올라갔을 때 건우 아버지는 명절에 건우한테 술을 가르쳐주셨다고 합니다. 술은 어른한테 배우는 게 좋고, 이제 고등학생이니까 명절이나 생일 때는 아빠랑 같이 한 잔씩 하자고 하셨습니다. 건우는 굉장히 기뻐했고, 친구들한테도 부모님이 나를 인정해준다고, 우리집 같은 집은 없다고 자랑했다고 합니다.

건우는 다정하고 상냥한 아이였습니다. 누나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건우는 이 꼬마 조카를 굉장히 좋아해서 언제나 놀아주고 안아주었다고 합니다. 건우 어머님은 지병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건우는 엄마를 걱정해서 언제나 수시로 전화드리고,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엄마 부탁도 다 들어드렸습니다. 엄마가 몸이 약하신데 인스턴트 음식을 드시는 게 싫어서 건우는 직접 요리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건우는 공부를 특별히 잘 하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친구들하고 잘 지냈습니다. 재미있는 일을 만다는 걸 좋아해서, 건우는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서 같이 놀기도 하고, 방학 때 시골에 계시는 친구네 할머니 댁에 가서 일도 해 드리고 놀다 오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건우는 좋은 아들, 착한 동생이었고 무엇보다도 꼬마 조카한테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삼촌이었습니다. 건우의 꿈은 어른이 돼서 장가들면 요리를 잘 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건우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문자 한 통, 전화 한 번 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을 때도 건우는 소지품이나 여행 짐을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은 나중에야 건우 친구의 핸드폰에 찍힌 동영상에서 건우의 마지막 모습을 보셨습니다.

동영상 속에서 건우는 친구들과 함께 구명조끼의 비닐을 뜯어서 서로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구명조끼 하나 뜯고, 손 털고, 또 하나 뜯고, 손 털고, 배가 기울어져 친구가 미끄러지자 온 힘을 다해 끌어올리고, 그렇게 가장 위급한 순간에 친구들과 서로 돕고 있었습니다. 

건우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준 생존 학생에 따르면 아이들은 구조대가 올 줄 알고, 서로 밀치거나 당황하지도 않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침착하고 성숙하게 행동했는데,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죽게 내버려둔 것은 국가와 사회의 무능 때문이었습니다.

건우는 4월 24일에 돌아왔습니다. 신원은 25일에 확인되었습니다. 건우 어머님은 지병 때문에 밖에 잘 다니지 못하시면서도 어떻게든 건우를 위해서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7반 양철민 학생입니다.

양철민.jpg

철민이에 대해서는 알려진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같이 생일을 맞이한 건우는 어머님이 인터뷰 등도 열심히 하셔서 자료가 많은데, 철민이는 그렇지 못해서 미안할 뿐입니다. 부모님과도 연락이 닿지 못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단원고 2학년 7반 교실에서 철민이 책상 위에 있었던 친구들의 쪽지를 엿보고 철민이가 어떤 아이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철민이 책상 위에는 어린 시절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들러서 두고 간 카드, 엽서들이 한 무더기 쌓여 있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건우와 철민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다정한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평범하고 소박한 꿈마저 빼앗긴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 제가 개인 사정으로 출장을 다녀오게 되어, 시간에 쫓기고 여러 가지로 상황이 받쳐주지 못해서 지난 일주일간 학생들 생일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월 13일 생일이었던, 경찰을 꿈꾸었던 2학년 2반 윤솔 학생, 17일 생일, 두 동생 챙겨주던 가족 요리사 4반 안준혁 학생, 18일 생일이었던 5반 이홍승 학생, 19일 생일이었던, 항공우주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6반 이영만 학생과, 같은 6반 운동 좋아하고 게임 좋아했던 황민우 학생에게 미안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938956946218441/?type=2&theater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 기록집 [금요일엔 돌아오렴] 4반 건우 어머님 인터뷰

단원고등학교 416교실 중 2학년 7반 양철민 학생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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