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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16) 모르핀의 탄생
게시물ID : history_4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monade
추천 : 4
조회수 : 302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27 11:45:42
지난 글 : 마약의 역사 (15) 아편 통제의 시작 (파란 글자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18세기 초부터 약제사들과 의사들은 불가사의한 효능을 만들어낸 아편의 핵심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일명 아편의 정수(精髓)라고 불리는 아편의 기본 원리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 따라서 다른 아편 혼합물보다 세 배나 효력이 강한 루소의 검은 점적약(방울 약)의 경우, 그만큼 핵심물질이 많이 들어 있으리라 믿었지만 그 정체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사람들은 한층 더 강한 약들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 핵심물질을 알아내려는 노력은 훨씬 강해졌다. 만일 핵심물질을 분리해낼 수만 있다면, 그것만 남기고 쓸모없는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을 통해 아편의 효력을 보다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약제사들이 핵심물질 발견에 투자하는 돈과 발견해낸 사람에게 약속한 보상금 역시 연구의 큰 동기로 작용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양귀비와 그와 관련된 제품들을 조사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일했으며, 가장 초기의 인물들 가운데 한 명은 1786년 아편의 특성에 대한 실험적인 연구를 한 미국인 존 레이였다. 그리고 1803년 데로슨이라는 프랑스 약제사가 마취성 염인 노스카핀(나르코틴)을 아편에서 추출해냈다. 이듬해 또 다른 프랑스인 약제사 아르망 세겡이 <아편 산(Sur l'opium)>이라는 논문을 통해 아편에서 다른 물질을 얻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최초의 획기적인 발견이 독일의 약리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아담 제르튀르너에 의해 이루어졌다. 노스카핀은 감기,기침약의 주성분으로 사용된다. 1783년 파더보른(독일 북서부의 도시)에서 태어난 제르튀르너는 과학 분야에 대한 어떤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5년 동안 한 제약사에게서 일을 배웠다. 비록 제르튀르너의 실험실 장비가 형편없었고 초보적 수준이었지만 타고난 인내심과 세심한 관찰력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들을 구하는 동시에 근대 사회의 두통거리를 제공하는 연구결과를 얻어냈다. 1806년 제르튀르너는 약학간행물에 아편으로부터 우려낸 즙에서 염소산염의 침전물을 연구했으며, 새로운 화학물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최초로 분리해낸 것은 산(酸)에 대립하는 것으로, 알칼리성의 순수한 의학적 화합물이었다. 당시까지 모든 유기화합물들은 산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의외의 발견이었다. 새로운 복합물은 알칼로이드(식물에 함유된 염기성 물질. 동물에 대해서 매우 특이하면서도 강력한 생리작용을 나타낸다)로 알려졌다. 즉 알칼리성의 특성들을 가진 유기적 복합물이었다. 제르튀르너는 자신의 알칼로이드를 이용해 동물 실험을 한 결과, 가공된 아편보다 열 배의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아편의 비밀을 풀어냈다는 사실을 알았고, 자신이 발견한 물질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인 모르페우스의 이름을 따서 모르피움(Morphium)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모르핀이라고 불리는 물질이다. 모르핀 이런 위대한 발견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그의 연구 성과는 무시되었다. 제르튀르너는 자신이 발견한 물질이 어떤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에 대놓고 말할 수도 없었다. 제르튀르너는 1816년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내가 연구한 결과가 아편의 구성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설명을 했다는 것, 그리고 내가 … 암모니아와 무척 유사해 보이는 주목할 만한 물질인 새로운 알칼리성의 염기(모르피움)로 화학계를 풍요하게 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약제사들과 의사들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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