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하 조사단)이 지난 3월 30일 출범 후 5개월 만인 9월 10일 첫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사회적 이슈였던 만큼 조사단의 공식 보고를 기다려온 시민이 많았다. 왜 아직 아무런 결과가 없느냐 등의 비판 목소리도 있었다. 조사단이 발표한 ‘월성원전(부지내) 삼중수소 제1차 조사 경과 및 향후계획’(이하 보고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심도 9m 지점의 흙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Cs-137)이 최대 370베크렐(Bq/kg) 검출됐다. 세슘은 지하 9m 땅속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정상이다. 또한 370베크렐(Bq/kg)은 발전소에서 자체처분 가능한 허용농도 100베크렐(Bq/kg)을 훨씬 초과하는 양이다. 즉,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이하 SFB) 주변의 지하 9m 지점 토양이 방사성폐기물 덩어리로 확인됐다.
올해 초 월성핵발전소 지하수에서 다량의 삼중수소 검출이 알려지면서, 방사능 누출 공방이 거세게 일었다. 시민사회는 지하 구조물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 중이라고 했고, 한수원은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맞섰다. 세슘 같은 감마핵종이 함께 검출되어야 방사능 누출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조사단이 심도 9m에서 최대 370베크렐(Bq/kg)의 세슘을 확인한 것이다.
조사단이 세슘을 검출한 심도 9m 지점이 월성1호기 SFB 남측 벽면 옆 및 바닥 면 아래인 것도 매우 중요한데, 이로써 SFB의 누수에 의한 세슘 검출로 특정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물 시료다. 심도 9m의 물에서 세슘(Cs-137)이 최대 140베크렐(Bq/l), 삼중수소는 최대 75만6천 베크렐(Bq/l)이 검출됐다. 특히, 삼중수소는 월성1호기 SFB의 삼중수소 평균 농도인 112만2천 베크렐(Bq/l)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