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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참 잘못살았나봐요. 서럽네요(길고 긴 글)
게시물ID : menbung_48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빠크롬비
추천 : 11
조회수 : 737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17/06/21 11: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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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동안 퇴사, 이별, 절교 등으로 스트레스성 자가면역질환을 앓고있는 곧 30살 백수입니다.

다른것들을 제외하고도 절교때문에 글을 적게되었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지 않은편이에요. 고향에서 5시간걸리는 타지에 살고있고요.

십수명의 '지인' 과 열손가락에 꼽아지는 '친구' 정도 입니다.

열손가락에 꼽아지는 적은 친구들중에서도 한두달만에 3명이나 절교했어요. 심지어 비슷한 이유들이었고 서로간에는 아는사이도 아니었구요.

그중에 가장 마음을 아프게한 녀석에 대해서 말해볼까합니다.

------------------------------------본 문--------------------------------

이녀석은 대학생때부터 친구였고 (이 녀석 포함 4명이 그룹입니다.) 지금 10년이 거의 다 되는정도라 짧지않은 인연이었죠. 

대학생때부터 참 어른스럽고 체육특기정도로 운동을 오래해서 그런지 남자다웠습니다.

1년전쯤까지는 참 자주 놀았어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미래에대한 얘기도 많이하고요, 술도 자주 마셨죠.

이녀석은 항상 남자다움, 의리, 친구란 어떤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했었어요. 겉은 참 의리남이었던거죠.

그런데 1년전쯤부터는 그 가면을 벗어버리더군요. 친구 사이에도 지켜야할 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었죠.

1년전쯤 친구는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이틀이 멀다하고 저한테 고민상담을 했죠. 저는 회사에서 퇴근하면

주로 그 친구의 두 여자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줬어요. 주로 저는 " 줏대있게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겨라"라는 조언을 했죠

그렇게 몇주를 고민하다가 결국 현 여자친구인 여자를 선택하더군요. 그런데 이때부터 시작이었어요.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이 친구의 인생 우선순위에서 밀려난거죠. 자기 여친이랑 불화가 있지 않으면 연락이 안됬어요.

물론 이해합니다. 오랫만의 연애였을거고 한창 행복할때였으니까요. 그런데 사건이 하나 둘 터지더라고요.


첫번째 사건입니다. 저는 비교적 어린나이에 제 명의의 집이 있습니다. 큰 집은 아니지만. 저는 이 집을 친한친구 3~4명에게 공개하였습니다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편히 쉬다가 가도록. 그런데 이 친구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야 너 집청소좀 열심히해라. 내 여친 댈꼬갔는데 집이 더럽다더라" 라고 하더군요. 저는 너무 화가 났어요.

아무리 제가 친한친구 몇몇에게 공개를 하였다고하여도, 서로의 가정사를 알거나나 부모님을 뵐 정도의 친한사이라 공개하였던건데

제 사생활의 결정체인 제 집에 여자친구를 데리고오다니요. 여기가 모텔도 아니고.... 더군다나 제가 없는 때에...

제가 화를 냈더니 도리어 이런거로 화를 낸다고 나쁜놈 취급을 하더라고요.

결국 4명의 그룹 안에서 자기 이미지 관리를 위한것인지, 자기맘이 편하기위한 일방적인 사과를 합니다.

저는 좋은게 좋은거라 넘어갔어요.


두번째 사건입니다. 어느날 저에게 연락이 와서 특정한 물건을 구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이유는 자기 부모님이 드시고싶어하신답니다.

저는 그 친구의 부모님도 자주 뵜었기때문에 그 물건을 구했어요. 성심성의껏 상태도 좋은것으로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될줄 몰랐습니다.

알고보니 부모님께는 그 물건이 전해지지도 않았고 그대로 여자친구를 갖다줬더라고요. 저는 또다시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다 구해줄텐데 왜 들킬 거짓말을 하는것인지..... 

또 다시 화를 냈고, 또 다시 화내는 나쁜놈이 되었으며, 또 다시 자기의 남자다움을 지키기위한 일방적인 사과를 받고 또 다시 넘어갑니다.


세번째 사건입니다. 그룹 친구들이 모였어요. 이 그룹은 경기도권에 흩어져서 거주중이라 일년에 3~4번 만날수 있는 정도입니다.

오랫만에 만났으니 술을 한잔 하면서 얘기를 하다가 그 친구와 제가 언쟁을 하게되었습니다. "너는 너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평소엔 쌩까냐?" 

라고 제가 따져물었던게 화근입니다. 제가 요목조목 있었던 일에대해 따져물으며 "이게 니가 말하던 친구간의 지켜야할행동들이냐?"등

할말이 없게 만들자, 저를 술취한놈 화내는놈 의리없는놈으로 도리어 또 몰아갑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하는 얘기가 가관이더라고요.

<<자기가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할때 니가 했던 조언들이 내 기분을 상하게하고 자존심이 상했다.>> 가 이유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이틀이 멀다하고 고민상담을 왔던거도 그녀석이고, 전 그걸 다 받아줬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저랬습니다.

또 다시 굴욕스럽다는 표정으로 일방적인 사과와 화해를 시도하더군요. 저는 이 그룹이 깨지는게 싫어서 또 받아줬습니다.


이 사건들 외에도 자잘한건 넘어가겠습니다. 이후 반년정도는 제가 먼저 호의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으며 그 친구도 자기가 필요할때만 연락오는

소모적인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중간중간에 그룹이 단체로 만날때에도 이녀석이 그룹을 삐걱대게 만들어도 서로 다 참고 넘어갔습니다.


마지막 사건입니다. 저는 맨위에 적어드린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를 하게되었고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가게되었습니다.

연락을 취해서 당장 올 수 있는 친구나 지인이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하... 인생무상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멀리 사는 부모님께서 급히 올라오셔서 치료진행이 되었어요.

병원에 입원해있는데, 오히려 멀리멀리 사는 지인이나 친구들은 어떻게 알고 연락했는지 안부를 물어봐줍니다. 참 고맙죠.

그런데 비교적 가까운 친구들 몇명은 이때다싶어서 오히려 이것저것 저한테 해달라고하더라고요.

특히나 저녀석. 저녀석은 참 나쁜놈이라는걸 확실하게 해주더군요. 제가 열이 39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엄마 아빠 몰래 콘돔샀는데 택배 너네집으로 받을게" , "나 외박하는데 너랑 있다고했으니까 나중에 엄마한테 연락오면 거짓말 잘해라" 등등..

결국 저는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절교하고 다신 보지말자고 했어요.... 그런데 대답이 더 충격적이었죸ㅋㅋㅋㅋㅋ

<<그래서 엄마한테 연락이 왔냐?>> 라고 오더라고요. 이녀석은 엄마한테 거짓말 해주는게 중요할뿐이었어요.

정이 확실히 떨어지게 만들어줘서 더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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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 외에 절교한 각각 다른 그룹 두 친구도 비슷한 이유로 절교했어요. 평소엔 커피한잔 소주한잔이 하기 힘든놈들이 맨날 연락오면 

<<돈빌려줘. 너 월급 받아서 여유롭잖아?>> <<차좀 빌려주라. 어디좀 놀러가게>> <<너 입원한김에 집좀 빌려줘>> 등등

이런 얘기나 하는 녀석들이었어요. 그런데 이 절교한녀석들의 공통점은 <남자다움, 의리, 친구> 이런걸 중시하는 놈들이에요.

물론, 자기가 불리하거나, 폼을 잡거나, 자기가 뭔가 원할때만.

몇명과 절교하고서 그 사람들과 이어진 다른 친구나 지인들과도 연락하기가 불편해졌어요. 스트레스로 몸은 더 나빠졌고

3~4주만에 11키로나 살이 빠져버렸죠. 아픈거보다 인생무상이 느껴지는게 더 힘드네요. 몸도 마음도 둘다 힘들어져서 

아무도 만나지않고 집에서 요양이나 하고지냅니다. 생각이 많아져서 글 적어봅니다. 

길고 재미없는 이야기. 혹시라도 읽어주신분이 있으면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이 한결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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