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애완동물을 그리 좋아하는 스탈이 못됨
똥개라면 비상식량이라도 된다지만 애완견/애완동물 잘 보살필만한 살뜰한 성격도 아님
어제 퇴근 후 한잔 하고 집에 오던 길에 어디선가 낑낑대는 소리가 들림
뭔가 하고 봤더니 누군가 전봇대 아래 작은 박스에 새끼고양이를 담아 내놓았던 거임
그냥 어떤 미친 놈이지? 하고 집으로 갔어야 함 -_-
그런데 술 한잔에 센치해진 건지 낑낑대는 새끼고양이가 무쟈게 불쌍해 보임
박스는 평범하고, 고양이는 목줄이나 인식표도 없고, 주인을 알아낼 단서 따윈 제로
많이 풀렸다고는 해도 밤이면 새끼고양이는 못 버틸 아직 쌀쌀한 날씨
일단 입고있던 코트로 박스채 안아들고 편의점에 가서 우유 하나 사들고 집으로 감
작은 접시에 우유를 담아줘도 제대로 마시지도 못해 손가락에 묻혀 입에 대줌
새끼고양이가 오돌오돌 떨면서 손가락을 빠는데 느낌이 묘함
다만 묘한 건 묘한 거고 이넘을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감이 오질 않음
헌옷가지로 바닥에 잠자리 마련해주고 재운 후 아침 출근
직장동료들은 집에서 잠만 자다시피 하는 넘이 무슨 고양이를 업어오냐고 제자리 갖다 두라함
오늘은 퇴근 후 일단 냥이 사진을 찍어 프린트로 몇장 뺀 후 주변에 붙여뒀음
주인 찾는다고......
어제 저 밥주고 재워줬다고 반가운 척? 하는 넘 안고 가서 고양이 사료는 사왔음
고양이 사료는 연령 구분없이 먹인다는 말만 들었는데 맞는지도 모름
강아지들은 예방접종 등도 해야한다는데 고양이는 어떤지도 또 모름
아직 몸도 제대로 못 가눠서 앞에 사료랑 우유 놓고 출근해야할 상황인데 답답함
이넘 어케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