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서울 탈환"을 외치며, 6.4 지방선거의 각오를 다졌다.
<조선일보>는 8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과의 전날 만찬 회동에서 건배사로 "(6·4 지방선거) 서울 탈환"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6면 기사 '의원들 "서울 탈환" 건배사'에서 "박 대통령은 옆 테이블에 앉은 서울시당 소속 의원들이 건배사로 '서울 탈환'을 외치자 웃음으로 답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여권 출신의 서울시장을 기대한다는 암묵적인 동의이다.
일찌감치 <조선>은 '서울 탈환'을 비롯한 '경기 수성(守城)'을 주문하며, 지방선거에 대한 긴장도를 높였다. 이날도 신문은 6면 기사 '地方선거 몸 단 與… 서청원까지 김문수에 SOS'를 통해 "이대론 수도권 대패"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며 섣부른 엄살을 부렸다.
<조선>은 "지방선거의 해가 시작되자마자 새누리당 내부가 '수도권 대패(大敗)' 걱정으로 시끄럽다"며 "수도권과 충청·강원 의원 중심으로 '선(先) 지도부 교체, 후(後) 지방선거'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팎의 위기론에 <조선>은 구체적 정치 현안에 개입하려고 하지 않던 '친박(親朴) 맏형' 서청원 의원까지 나서 김문수 지사에게 3선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경기도에서도 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서 의원의 김 지사 출마 압박은 박 대통령의 권유로 여겨질 수 있을 만큼 무게감이 실린 말이지만, 신문은 당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지금 박심(朴心) 개입 논란 같은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만큼 수도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선>은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며 위기 의식을 더욱 고조시켰다. 최근 조사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없으며, 경기에서 김 지사가 나서면 안정권이지만 다른 후보들은 가망이 없으며, 인천 역시 불안하다는 것이다. '서울 탈환'을 위해서는 정몽준, '경기 수성'을 위해서는 김문수가 반드시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강압인 셈이다.
이와 함께 <조선>은 새누리당 지도부도 압박했다. '선당후사(先黨後私)'는 말뿐, 지도부가 사심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짜고 있어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면서 중부권 초선 의원의 말이라며 "충남북·강원 지사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지도부에선 아무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이러다간 영남 말고는 거의 내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