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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영화 관람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옆자리 앉은 아주머니와 딸(10살 내외로 추정)이 앉았는데,
영화 시작 전부터 딸은 질문이 많았고 아주머니는 하나하나 답변을 해주는 화목한
모녀지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었지만 딸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고, 아주머니의 답변도 멈추지 않더군요. 결국, 제가 조용히 좀 해달라고 요청을 드리게 되었고, 아주머니는
딸 쪽으로 몸을 숙이고 더 작게 답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이가 1차로 나갔지만, 어쨌든 저한테 답변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딸의 질문 공세가 끝났나 싶더니, 갑자기 아주머니께서 핸드폰을 확인하기
시작하시더군요. 뛰쳐나간 어이가 돌아올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급한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참았습니다.
그리고 5번째 또 핸드폰을 보길래, 결국 어이가 다시 한번 뛰쳐나가고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핸드폰좀 그만 보세요"라고 강한 어조로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애 아빠가 딸을 대리러 오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을 못잡아서 그러니 이해좀 해달라"라고 크고 당당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아..약속을 잡지 못한 애타는 부모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속좁은 인간이었구나 라고
반성해야 되는지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5분 뒤에 아주머니가
딸을 대리고 나가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 되었습니다
이미 영화는 1/3이 흘러갔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했는데,
설마 또 하나의 진상을 만날 줄이야...
평화가 찾아온 지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왠 커플이 사람들을 해치면서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의아했던 것은 영화가 상영된지 한참을 지난 뒤에 입장한다는 사실 보다는
한자리만 비어있는 우리 옆자리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를 지나쳐서 빈자리에 이른 커플은 표를 보면서 "이상하다, 여기가 우리 좌석인데"라를 중얼거리더니, 저한테도 표를 요청하더군요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주변에 서성거리는 커플 때문에 어이가 다시
탈주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얼른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말없이 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표를 확인하니 자리가 중복이더군요. 순간 저도 그 커플도 모두 당황했습니다.
전산 오류인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탈주하려던 어이마저 당황스러워 하면서
영화는 이미 뒷전이 되었습니다. 뒤 늦게 들어왔지만 결코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커플을 보면서 3분 정도 정줄을 놓고 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표를 비교했습니다.
상영시간: 오후 4시 반.
분명히 이 영화는 오후 1시 반 영화였는데 말이죠.
"저기요, 영화 시작 시간이 다른데요?"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아,,,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서 후다닥 뛰쳐나가는 커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오후 4시반과 오후 1시반을 착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뒤늦게 들어와서는 표를 요구하는 당당함에는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미 영화 중간에 흐름도 놓치고 정신은 산만했고, 나머지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대화는 집에서만 해주시고, 자신의 영화 시작 시간은 꼭꼭 확인합시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