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아하는 남자와 친구로 가깝게 지낼 수 있다. 물론 호감있는 친한친구와의 사소한 스킨쉽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지.
2. 여자와 친해지는게 쉽다. 아무래도 여자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노멀한 남자들과 다르게 나한테는 여자는 그냥 하나의 사람일 뿐이니까 대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덕분에 친해지기 쉬운듯.
3. 잘 꾸밀줄 아는 남자가 된다는것? 아무래도 내 외적인 요소를 관리하는데 신경이 쓰이니까...덕분에 잘생겼다, 분위기 있다는 소리는 자주 듣는편.
내가 게이라서 나쁜점.
1. 좋아하기만 할 뿐, 연애는 없다. 애초에 노멀한 남자는 내가 좋아하든 말든 딴세상 얘기고, '99퍼 이 사람도 게이다, 거기에 날 좋아하고 있군' 이런 확신이 들어도 1퍼센트의 가능성 때문에 절대 고백 못함. 무슨 사이트에서 만나는건 내가 먼저 꺼려지기 때문에 난 아마 평생 연애 못함.
2. 정말 밝힐 수 없는 비밀이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소개팅녀의 에프터를 거절할 때도 거짓말, 넌 왜 여친을 안사귀냐는 물음에도 거짓말, 좋아하는 이상형을 물을때도 거짓말...사람들을 만날때는 꼭 거짓말을 하게되서 나 스스로도 내가 싫어질때가 많음.
3.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내 위로 누나가 한명 있지만 남자는 나 하나. 내가 대를 이어야 할텐데, 이 아들이 게이라서 어떡하나... 내가 마흔이 될 때 쯤이면 호르몬이든 뭐든 내가 여자를 좋아하도록 해주는 방법이 생기겠지. 부모님이 원하신다면 그런 방법으로라도 손주손녀 안겨드려야지.
4. 내가 게이인게 싫다는점? 왜 하필 내가 게이라서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성애자였다면 나도 연애를 하고, 나도 맘 편히 목욕탕 사우나를 즐기고, 친구들 섹드립도 여유롭게 받아쳐줬을텐데.
사실 얼마전에 울 학교에서 해주는 학생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음. 사는게 너무 괴로운데, 내 고민은 가족이나 친구한텐 절대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니까. 그래서 처음보는 상담교사와 한시간 넘게 잡담이나 하다가 그냥 울컥하는 마음에 내가 게이라고 고백했음.
그러니까 교수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 주변에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있니?' 묻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왔음. 목이 매여서 꺽꺽 거리면서 아무도 없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모르게 할거라고 하는데 난 내가 그렇게 눈물이 많은줄 몰랐음.
아..이 고민글 처음 쓸때는 가볍게 시작했는데 쓰다가 감정이입되서 더 못쓰겠네.. 그냥 한 번 상담교수한테 털어놓고 나니까 익명으로라도 커밍아웃을 해보고 싶었음..그냥 일요일 밤이라서 감성이 폭발했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