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이야기들이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날아가네요~ ㅎㅎ
한국힙합 디스 이야기라는 제목도 만들었습니다.
1편 타블로 VS 스컬 http://todayhumor.com/?humorbest_634290
2편 소울 다이브 VS 쌈디, 도끼, 비즈니즈, 고 송지선 아나 http://todayhumor.com/?humorbest_634372
여러분들의 요청에 힘입어 버벌진트 얘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의 러브송을 부르는 버벌진트만을 아시는 분들은 대체 무슨 얘긴가 싶지만
한때 버벌진트는 디스의 제왕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소울 트레인과 SNP의 디스전이었죠.
소울 트레인과 SNP(Show N Prove)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이해하 쉽습니다.
소울 트레인과 SNP 모두 힙합의 초창기에 PC 통신 동호회였습니다.
지금은 널리 이름을 알린 뮤지션들이 소속되어 있었는데
버벌 진트가 소속되어 있던 SNP에는 4WD, 데프콘, P-Type, 정인, 휘성, Krucifixx Kricc 등이 있었고
소울 트레인에는 지금은 잊혀진 이름들이죠... 사신, DJ Uzi, 김도현(당시엔 Deze), 현상, UMC,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등이 있었습니다.
소울 트레인에 대한 얘기를 먼저 조금만 하자면 리더격인 DJ Uzi가 상당히 트러블 메이커였습니다.
DJ Uzi는 MP에서 공연을 하던 중 MP의 아티스트 사장단을 비난하는 말들을 마이크를 통해서 이야기해서
언더씬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 바 있습니다.
(당시의 파장에 대해서 UMC는 자신의 곡인 shubidubidubdub을 통해서 "MP를 씹으면 사람도 아니냐?"
라고 이야기 했죠.)
DJ Uzi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Uzi's Mind라는 곡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에는 신랄한 욕을 랩으로 하던 조PD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올 정도로 이름을 얻고 있었는데
조PD를 신랄하게 디스했죠.
가사는 이렇습니다. (발췌)
미친 조PD 씹어봐 나를 씹어봐 너희가 날 씹기에 나의 존재가 너무 커
미국가서 욕만 배운 미친 조PD
이에 더해서 한 곡에서 김진표까지 디스하는 쾌거(?)를 올립니다.
그리고 DJ Uzi는 언더씬 뿐만 아니라 스포츠 신문에도 오르 내릴 정도의 유명세를 타게 되고
이를 통해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조PD와 음반계약을 맺게 됩니다. 자기가 씹은 사람과 함께 하게 된거죠.
(결국 DJ Uzi는 조PD 밑에서 음반을 내지 못하고 조PD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기휙사는 무너져 버립니다.
당시에 소속되 있던 멤버들은 뿔뿔히 흩어졌구요. 당시 기휙사 최연소 멤버가 Dok2(도끼)였죠.)
자기를 씹던 사람 밑에 들어간다는 게 맘에 안 들었는지 SNP 쪽에서는 디스를 들어갑니다.
4WD의 '노자'라는 곡에 버벌 진트도 피쳐링을 하면서 조PD와 DJ Uzi를 동시에 잘근 잘근 씹습니다.
노래에서 4WD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개나 소나 래퍼 MC 라고 말한 너도 역시 속해 그 속에
간드러지는 Uzi's Mind 음성변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너의 주둥아린가
미국가서 욕만 배운 미친 조PD 그게 좋아 꼬붕이 된 DJ Uzi
빨아봐 이걸 빨아봐 너희가 빨기엔 나의 X이 너무 커
버벌 진트의 가사는 이겁니다.
그래 조또 몰라 유치한 라임을 조물락
조PD He's wack 초보자 콧물 가득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밤새워 고민한
망가진 flow에다 애송이 rhyme을 들려줄 때 난 조용히 웃곤 하지
Oh my god, 버르장머리 없는 꼬마가 고만고만한 rap을 지껄이다 우릴 보고 도망가
쪼다 힙하퍼들을 따먹고 느끼는 포만감
4wd & Verbal Jint의 치밀한 2인조 강간
좋아라 좋아라? 당하며 느낄 줄도 알아?
버벌 진트의 가사는 철저히 조PD를 디스하고 곡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봤을 떄
그런 조PD 밑에 들어간 DJ Uzi도 ㅂㅅ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거죠.
당시 SNP가 연구한 방법론이었던 다음절 라임은 신선한 것이었고 언더 힙합씬을 중심으로 서서히 지지를 모읍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죠.
당시 버벌 진트는 MP와 MP를 무조건적으로 숭배하는 팬들인 이른바 힙합 빠순이들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 힙합에서 MP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고
버벌 진트는 자신의 곡인 2 all the hip hop kids를 통해서 MP와 다른 래퍼들을 디스합니다.
(2 all the hip hop kids part 2도 있으니 헷갈리지 마세요)
내 생각에 rap은 너처럼 아무렇게
하는 게 아닌걸, 너흰 그냥 압구정에
넘쳐나는 멍청한 무리에 속해.
니들의 favorite hip-hop 목록에
누가 속해있는지 한번 보여줘볼래?
1TYM, Side-B, UPT, Da Crew...Fuck All That!
그들의 노래들 속에
똑똑해 보이는 rhyme 하나만 가져와볼래?
오, 그래
그걸 사는데 돈을 냈니?
썅년들에 대해
썅년들은 매해 늘어나,
그러나 그 썅년들은 대개
머리 염색에 baggy pants,
그걸 hip-hop 이라 이해해.
어디 club 좀 가봤다는 년들은
어디서 엿들은
허튼 rap이나 나부리네.
얼굴에 떡칠한 자칭 hip-hop 썅년들이
원하는 건 오직 빠구리네.
잘나가는 사람 잘 알아두기,
biting 눈 감아 주기,
한국 hip-hop을 이룩한 수십만의 빠순이
hip-hop 사랑을 가슴에,
허벌한 몸과 맘을 다 주네.
이게 버벌 진트의 가사입니다.
격한 표현이 있지만 당시에 버벌 진트가 얼마나 거친 가사를 썼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빼지 않았습니다.
버벌진트에 이어서 피쳐링한 4WD도 신랄하게 힙합 빠순이들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의 대포폰 예능 늦둥이 데프콘 형님이 나오십니다.
데프콘 형님의 데뷔앨범에서 버벌 진트가 피쳐링한 No Joke란 노래에서 다시 한 번 MP와 힙합 빠순이를 깝니다.
버벌진트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제가 여러분 앞에 제대로 된 힙합 세계를 |
보여드릴께 함께 재미있게 놉시다." |
쌔끈한 Timberland boots, 금 목걸이, 머리엔 doo-rag |
They look damn good! |
자 그럼 이제 음악을 들어볼 차례인데 |
그들을 처음 본 2년 전 5월달에 비해 조금이라도 |
나아지길 바랬던 나의 기대를 무참히 깨버리네, |
거참 곤란해지네. |
쟤네들도 이 혼란의 시대에 기생하는 껍데기 musician 들이었구만. |
이제 나는 그들을 씹는 가사를 쓰는 수밖에. |
나도 알아, 그 사람들 마음들은 착해. |
하지만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
amateur 와 pro 는 확실히 해 놓자고. |
당시에 MP를 드나드는 사람이라면 맨 위의 구절이 MP에서 공연하는 뮤지션들의
단골멘트였다는 것을 알고 있을겁니다. 데프콘은 여기서 한술 더떠서 돌직구를 날립니다.
엠씨 아무개 째진 입 좀 다물게 왜 무게는 잡고서 힙합을 해 |
어이없는 대가리로 지가 쓴 랩 귀담으래 |
거 사람 뭘로 보고 헛 지랄을 해 (eh?) |
니가 쓴 한자 가사를 한참 봤다 |
대체 이게 뭔소리야 혹시 넌 감잡았냐? |
난 잘 몰라 난감 혼란 주는 글자를 몽땅 |
적고지랄 하는 먹통힙합 |
하루는 철학 래퍼 많이 기르는 공장을 방문했어 |
허나 앞문에서 부터 흥분했어 |
강적! 무적!을 외치는 놈들의 옷만 무적! 아직도 랩은? 좆나 후져! |
당시에 MP를 대표하는 뮤지션이었던 주석은 자신을 천하무적 주석이라고 이름붙였고
사자성어들을 가사에 많이 포함시켰습니다. 직접적으로 까고 있죠.
또 MP의 중요한 일원이었던 MC성천 또한 한자를 많이 썼습니다.
이렇게 버벌 진트는 씬에 등장하자마자 디스로 도배를 하게 됩니다.
휘성과 함께한 사랑해 누나라는 곡도 사랑 노래 같지만 사실은 고도의 디스죠.
힙합은 모르면서 겉멋만 든 애들 (이른바 MP 드나들던 애들) 디스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소울 트레인도 맞디스를 합니다.
DJ Uzi와 현상이 불이강병천하( 不以兵强天下)라는 곡을 발표합니다.
DJ Uzi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성의 없는 rap에 깔려진 구린 너의 반주
들어줄 수 없는 네놈의 랩에 네놈은 안주
지네끼리 자화자찬 그때부터 벌어진 격차
C.B.Mass가 말하는 바로 실력의 격차
뭐가 좋다고 웃는 건지 니놈의 존재는 하찮은 먼지
날 때 부터 너하고 나하곤 실력의 차이가 있었지
그런 점을 명심하라 팔았다는 양심 탓하기 전에
니놈의 썩은 생각부터 바꿔
그리고 2절에서 랩을 한 현상은 굉장히 뛰어난 플로우를 보여주는데 소울 트레인의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감칠맛나는 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버벌 진트는 더 이상의 디스를 진행하지 않아서 디스전은 끝이 납니다.
그 후 후일담이 재밌습니다. 조PD 밑에 들어간 DJ Uzi를 비판한 버벌 진트와 데프콘은
자기네들이 잘근 잘근 씹던 MP에 들어가게 되죠.
버벌 진트는 MP 소속은 아니었지만 데프콘은 MP에 소속되서 몇장의 앨범을 냈습니다.
데프콘이 MP 소속일 땐 버벌 진트와 워낙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음악 작업을 했고
실제로 버벌 진트도 MP에 의뢰를 받아서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버벌 진트는 최악의 코메디를 벌이게 되는데 그렇게 씹어제끼던 조PD와
듀엣 앨범을 내는 것입니다.
조PD와 버벌 진트가 합작한 앨범의 제목은 2 the hard way로
솔직히 앨범의 퀄리티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저도 즐겨 듣습니다만
버벌 진트가 그 동안 해왔던 얘기에 비춰봤을 때 정말 웃길 뿐이었죠.
심지어는 조PD 기휙사의 소속으로 활동까지 했습니다.
작년에 한 토크 콘서트 무대에서 자신은 조PD에 대해서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핑계들이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버벌 진트 하도 벌린 일이 많아서 2편으로 나눠야겠네요.
2탄에는 J-Dogg과의 디스전
데프콘과의 결별
DM과 버벌 진트 사이의 사건 (이른바 벌벌낀트)
힙합 마인드와 디스전
산이가 버벌 진트를 디스하고 뜬 사연
UMC와의 악연 등을 이야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