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가스를 떠나며 (1996)
감독 : 마이크 피기스
주연 :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두 줄 평 : 내일이 없는 사랑 위에 쌓은 아름다운 유리성.
절망을 삼키어 속으로 오열하는 두 남녀의 마지막 사랑은 처절한만큼 소리가 없다.
보이 A (2007)
감독 : 존 크로울리
주연 : 피터 뮬란, 앤드류 가필드
두 줄 평 : 소년의 내면에 한 줄기 맑은 강이 흐른다.
그를 오염시키거나 맑게 하거나 그 안에서 뛰노는 건 그 자신이 아닌 사람들이건만, 히려 그들의 모든 죄를 업고 강은 바다로 사라진다.
브라더스 (2009)
감독 : 짐 쉐리단
주연 : 토비 맥과이어, 제이크 질렌할, 나탈리 포트만
두 줄 평 : 영웅이라는 표피 아래 감춰진 밀도 높은 고통.
악 물고 또 물고 참아오다 마침내 그가 터뜨리는 눈물에 마음 구석구석 알알이 부서지는 듯 했다.
세 가지 색 1편 - 블루 (1993)
감독 :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주연 : 줄리엣 비노쉬
두 줄 평 : 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고 홀로 남은 엄마이자 아내인 그녀.
창 너머를 바라보지만 그녀가 마주하는 것은 죄악감과 온갖 종류의 고통 뿐이다.
그녀가 창 너머 고통이 아닌, 춤 추며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게 될 때까지의 음울하고 서정적인 긴 여정.
와일드 (2015)
감독 : 장 마크 발레
주연 : 리즈 위더스푼
두 줄 평 : 단지 삶을 원했지만 죽음으로 사라진 엄마. 엄마를 그리워하다 고통 속에서 자기 자신을 놓아버린 한 여자.
이 놓아버림 속에 눈처럼 쌓여가는 죄책감이라는 고통. 그리고 자신의 몸을 세상에 던져 이 모든 것을 극복해 가는.
인 사이드 르윈 (2013)
감독 : 코엔 형제
주연 : 오스카 아이삭
두 줄 평 : 한 남자가 짊어진 삶의 비극을 어떤 기름칠도 없이 식탁에 차려 내놓는다. 씹기에 뻑뻑하고 무미 건조하지만, 이 또한 삶의 면모임을.
자전거 탄 소년 (2011)
감독 : 다르덴 형제
주연 : 세실 드 프랑스, 도마 토레
두 줄 평 : 나무에서 떨어지고서도 별 일 아니란 듯 털고 일어나 자전거에 몸을 싣는 소년의 모습을 보고 온 몸을 떨며 울었다.
그에게는 이토록 외롭고 무던한 표정으로의 삶이 익숙한 것이다. 사랑한다 꼬마야.. 사랑한다 꼬마야..
케빈에 대하여 (2011)
감독 : 린 램지
주연 : 틸다 스윈튼, 아즈라 밀러
두 줄 평 : 악마를 낳은 여자. 그래도 그녀는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케빈에 대하여' 얘기를 하고 이해해야 한다.
바다처럼 넘쳐나는 비극의 연속. 그 안에서 일어 서지도 주저 앉지도 못 하는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참혹함의 극단.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3)
감독 : 김기덕
주연 : 오영수, 김기덕
두 줄 평 : 죄 많은 한 인간이 산 위의 고요한 소나무가 될 때까지 흐르는 억겁의 시간.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미친듯 휘갈기는 붓에서 느꼈던 전율은 그 어떤 깨달음보다 강렬했다.
밀양 (2007)
감독 : 이창동
주연 : 전도연
두 줄 평 : 자신이 모시는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는 인간 앞에서
마땅히 그 용서의 주인이어야 했을 여성은 잃은 줄 할 말들과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한이 속에서 북받쳐 그만 그대로 주저 앉는다.
신에게 배신당해 치떨리는 입술. 악물어 깨문 혀에서 조용히 배어 나오는 피의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