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폭력과 국가폭력에 관한 민주통합당 최재천의원의 글.

2012년 여름, 대법관 청문회에서 '주폭논쟁'이 벌어집니다.

당시에 경찰이 새벽에 술에 만취가되서 파출소에 끌려오는-이른바 '주폭'들에 관해서 철저하게 처벌하겠다고 하는 등

우리 사회에 잠시 '주폭논쟁'이 벌어집니다.

이런 경우에,

나중에 술이 깬 파출소에서 난동부린 취객에게는

"주취 작량감경"이라고하는...죄를 일부 사면해주는게 관례였습니다.

즉, 주취 감량감경이란

"니가 파출소에서 난동부린것은 죄이지만....그때는 술취했으니 법관의 특권으로 죄를 조금 감면해줄께"

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당시 언론을 중심으로 주폭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제기가 시작되었고,

당시 여론은 주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처벌해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게 됩니다.

이러한 여론에 편승해 2012년 여름 대법관 청문회에서,

김창석 대법관 후보관이,

그러한 사회적 여론의 편승에 힘입어 '주취 작량감경'을 하지 않고 '양원위원회'를 벌이겠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공권력에 대항하는 행위는 무조건적으로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러자 2012년 여름에,

최재천의원이 트윗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법원, 그 무책임성과 불공정성에 대해서 분노한다. 주폭 논쟁을 벌인다고 주취 작량감경을 안 하겠다고 양형위원회를 벌이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공권력에 저항하는 행위는 무조건 잘못되었고, 심지어 파출소에 저항하는 행위조차도 잘못됐고, 아니 파출소에 가서 깽판 좀 부렸기에 뭐가 잘못입니까. 내가 세금 내고, 내가 만들어 놓은 기관에, 그 정도도 못 받아줍니까. 물론 그러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선일보는

최재천의원이 파출소에서 깽판치라고했다는...굉장히 자극적인 기사를 써내립니다.

해당 트윗 말이에,

"(술에취해 파출소에 깽판치라는)그러라는것은 아닙니다"라는 멘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앞뒤 문맥을 싹 잘라먹고,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냅니다.

따라서 최재천의원은 블로그에 반론글을 올리며, 언론중재위원회에 고소합니다.

다음은 최재천 의원의 전문입니다.

제가 파출소에 가서 깽판을 부리라고 했나요? 정말로 제가 깽판을 부리라고 했나요? 제가 트위터에 일일이 이렇게 답글을 남기려다 참았습니다. 조선일보가 이야기하면 무조건 사실인가요? 바로 그 다음 문장이 어떻게 되나요? '하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깽판을 부리라는 말이 아니라, 국가의 보호의무를 강조하기 위해 그 말을 던져놓고, 곧바로 '사실은 해서는 안된다' 이 말을 분명히 했는데, 앞부분만 따서 그 말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대로 된 공론의 절차가 못됩니다.

2.
다시 한 번 친절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경찰을 비롯한 국가의 시민에 대한 보호의무의 절대성과 엄중함을 강조하는 의미였습니다.

둘째는 조선일보의 획일적인 의제설정에 청문회는 물론 사법부가 편승해가는 지극히 몰정치적인 그런 현실에 대한 개인적 비판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근본적으로 국가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제 평소 소신이었습니다. 저는 국가폭력의 위험성에 대해서 늘 강조해왔고, 사실은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아 이미 단행본까지 낸 적이 있습니다.

넷째는 주폭을 지나치게 획일화시켜 그 원인은 사상시켜 버린 채, 만악의 뿌리로 몰고 가는 전체주의적 프레임에 대한 한 개인의 비판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청문회 나흘 동안의 제 발언, 너무 길다면 그날 하루 동안의 발언, 그것도 너무 길다면 그때 12분간의 발언 전문을 확인하시면 충분히 확인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뽑아 놓은 단순한 그 한 문장을 가지고, 바로 그 다음 문장조차 버려버린 채 그 말을 되돌려 저에 대한 공격의 무기로 삼는다면, 이것은 폭력 말고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선일보조차도 그날 미안했던지 제목은 그렇게 뽑고 내용은 겁이 났던지 제 발언의 거의 대부분을 인용해놓았습니다. 반론이 두려웠던 겁니다. 제목만 그렇게 뽑았지 내용은 다 인용했지 않느냐, 이렇게 도망가고 싶었겠지요. 물론 이 기사에 ‘특별하고도 과도한’(?) 관심을 가질만한 조선일보 독자들 중에는 내용까지 보는 독자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을 조선의 기자와 편집자는 영리하게 고려했겠지만 말입니다.

3.
국가폭력과 개인폭력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요? 쌍용차에 대한 경찰의 폭력, 용산 철거민에 대한 경찰의 폭력, 제주도 올레길과 통영의 불행한 사고에 대한 경찰의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의 폭력, 손 놓고 있는 것의 폭력성, 아니면 과잉진압의 폭력성, 좀 더 솔직하게 정치경찰의 폭력성, 이 폭력성과 파출소 주취폭력의 폭력성을 한번이라도 냉정하게 비교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경찰의 입장에선 매일 밤마다 주취폭력에 시달리느라 힘들 수 있습니다. 저도 그 점은 백번 이해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존중받는 겁니다. 왜 시민들이 검사보다 경찰관을 더 존중할까요? 왜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힘들고 어려운 뒤치다꺼리를 박봉에 시달리면서, 검찰보다 명예도 갖지 못하면서 묵묵히 날을 새며 수행하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로를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백번 천번 존중합니다.

(저도 멍청한 소리 좀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잘난 척 좀 하겠습니다. 저에게 항의를 보내는 분 중에 아마 경찰도 계실 겁니다. 그분들에게 솔직하게 잘난 척합니다. 한 번 확인해 주십시오. 검경수사권 조정이 논란이 되었던 17대 국회 때, 누가 가장 경찰의 입장에서 제도 개선을 꾀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국가배상에 대한 헌법 규정 때문에 국가배상법이 지극히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고, 그로 인해서 경찰들이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고도 막상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배상을 받기가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그 법 고칠 때 법사위 간사가 누구였는지, 한마디로 그 법 개정의 총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확인해주십시오. 그 때 제게 보냈던 수백 통의 편지를 저는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경찰관 직급이 10등급이었습니다. 국회에서 9등급으로 고쳐서 경찰관의 승진연한을 확 줄여놓았습니다. 한마디로 빨리빨리 승진하게 만들어놓은 겁니다. 17대 국회 때 있었던 일입니다. 참여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난리가 났었지요. 그때 제1정조위원장이 누구였을까요? 그 법 어떻게 해서 다시 통과시켰는지는 저만이 알고 있는 비밀입니다. 그 법의 혜택을 누가 결정적으로 받았는지 가장 저열한 정치인의 자랑거리로 이 자리를 빌려 적어두고 싶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입니다. 광주경찰청과 대전경찰청 설립은 경찰의 숙원이었습니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그래야 고위직이 많이 생깁니다. 검찰에 비해서 얼마나 직급이 열악합니까. 참여정부는 결사반대했습니다. 그때 반대했던 예산책임자분들께서 19대 국회에 와보니 함께 일하게 되었더군요. 그때 당정회의 기록이 있을 겁니다. 물론 제가 이 일을 다했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때 경찰청장과 국회를 출입하던 분들과 경무와 기획관리와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 총 책임을 맡았던 실무자 분들의 3분의 2는 여전히 경찰 고위직에 남아 계십니다.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미국과의 비교를 자꾸 들고 계십니다. 미국이 그렇게 국가폭력이 강력한가요?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가강제력이 그렇게 튼튼한가요? 미국은 철저히 개인주의 사회이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사회입니다. 미국 경찰이 힘이 세다고요? 그것은 완벽한 거짓말입니다. 물론 영미법계가 검찰보다는 경찰이 힘이 센 건 맞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찰처럼, 그야말로 광범위하고 직접적으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요? 그것은 미국 헌법에 대한 모욕입니다. 왜 영국경찰들은 뛰지 말라고 그랬을까요? 뛰는 것 자체가 벌써 시민에 대한 위협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사이렌을 울리지 말라는 규정까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그러한가요? 미국은 총기소유가 자유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총기를 소유할 수 있나요?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강제력은 국가가 다 독점적으로 소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에게 믿고 모든 것을 넘겨주었습니다. 대신 국가는 최대한 시민을 보호하고, 아껴주고, 안전하게 관리해주고, 충실하게 귀가시켜 주고, 범죄를 막아주고, 개인적으로 화가 나더라도 참아주고, 그럴 절대 의무가 존재합니다. 강제력은 최후에 보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최대한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는 겁니다. 미국은 개인에게 그런 자유와 권리를 주는 대신, 그 자유와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때는, 그 순간만큼은 과감하게 끼어들 수 있습니다. 조금 전 설명한 대로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극대화시켜주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권리와 책임을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할 때, 그때 비로소 제한적이고 보충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 미국 경찰입니다.

우리는 정 반대입니다. 처음부터 국가에 대해 개인은 지극히 왜소하고 쫄아 있는 존재입니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 영역은 지극히 협소합니다. 자유주의 국가가 못됩니다. 개인주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국가주의 사회입니다. 그만큼 경찰의 개입 여지가 넓고도 강합니다. 언제든지 끼어듭니다. 저는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진보주의자건 보수주의자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가치인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언제든지 테이저건을 사용한다고요? 미국은 술 먹고 취해 있는 건 자기 자유입니다. 미국은 술꾼들에게 이런 걸 사용할 수 없습니다. 노숙도 자유인 것처럼 미국은 술 취해서 망가지는 건 자기 책임이기 때문에 경찰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영역입니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할 때는 언제냐, 미국이 가장 위험하게 생각하는 마약 범죄 혐의자, 총기사용 범죄 혐의자, 테러 관련 범죄 혐의자, 이런 범죄자들에게 거의 현행범에 가까운 증거와 도주와 인명살상의 위험성이 있을 때, 그리고 증거가 거의 분명할 때 비로소 개입하는 겁니다. (물론 주취폭력의 경우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총기를 남용할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늘 자위권을 염두해 두고 판단할 수밖에 없겠지요. 다만 그때마다 남용 여부가 사회적 논란이 됩니다. 그래서 경우가 우리와는 다른 것입니다.)

미국 경찰을 한국 경찰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비교입니다. 근본적으로 한국경찰제도는 지나치게 강력합니다. 한국이라는 사회 자체가 국가주의 사회고, 국가경찰의 시대를 살아왔고, 국가폭력에 대해서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대단히 관대한 역사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하게 그러합니다.

일기가 길어졌습니다. 근본적으로 경찰은 시민에 대한 보호기관입니다. 군림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강제력의 집행은 최후에 보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술꾼이 직접적인 범죄 혐의가 있거나, 지금 당장 범죄를 저지르려 한다면 그때는 얼마든지 현행범으로 경찰이 개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범죄적 위험성이 없는 주취상태라면, 그때는 경찰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보호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대신 보호절차를 만들어달라고, 넓혀달라고 해야겠지요.

가장 좋은 건 무엇일까요? 알콜중독의 사회적 문화를 해소해 나가야겠지요. 보다 근본적으로 밤마다 잔을 부딪치며 '우리가 남이가' 하는 연고주의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하겠지요. 남자들끼리 잔을 부딪치고 혈연, 지연, 학연, 근무연, 이런 것들을 따지는 밤의 문화, 마초주의 문화, 연고주의 문화, 부패문화를 뿌리 뽑아야 되겠지요. 술 먹으면서 무엇인가를 풀어나가 보려는 우리 사회의 비즈니스 방식을 바꿔나가야 되겠지요. 술에 지나치게 관대한 한국 사회의 전통을 바꿔나가야 되겠지요. 술 말고도 더 재밌고 즐거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가르쳐줘야 되겠지요.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 술꾼들, 얼마나 불쌍합니까. 제 또래 대한민국 남성들, 술 말고 뭘 할 줄 압니까. 악기를 다룰 줄 압니까, 스포츠를 할 줄 압니까.

물론 술꾼들 위험하고 주취폭력으로 이어질 잠재적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취 혹은 주취폭력이 만악의 뿌리인 것처럼 몰고 가고, 그 문제만 해결되면 우리사회가 평안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것은 언어도단입니다. 술 취한 사람들을 별도로 관리할 그런 야간안전센터를 만들어달라고 해야되겠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부끄럽게 사회봉사를 명령하든가 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되겠지요. 그 분들을 의사의 관리하에 안정적으로 재워서 아침이면 관리비를 내고나서야 나갈 수 있도록, 그런 한국형 제도를 만들 필요도 있겠지요.

이런 제도적 개선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그래, 최재천이가 깽판치라고 그랬단 말이야'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 건 극단적 폭력입니다. 대부분의 글들이 비야냥입니다. '나도 세금 냈으니까 최재천 집이나 최재천 사무실에 가서 깽판 부려도 되겠네'라고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저처럼 다음 문장을 말씀하셔야지요. 꼭 그러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렇게 단서를 달아주셔야지요. 저는 분명히 다음 문장에 그러라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을 붙였습니다. 논리도 공평해야 되겠지요.

너무 길어졌습니다. 우리 사회에 좀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에 대한 비판은 사실 자체도 왜곡돼 있고, 의견 자체를 사실화 시켜버린 대단히 위험한 논쟁입니다. 며칠 지나면 조용해질 수밖에 없는 논쟁이라 생각하고 사실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여전히 이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계셔서 나름대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물론 저도 말과 글에 대해 좀 더 신중하고 한국사회에서 유통될 수 있는 논리 수준으로만 말을 잘 정리해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굳이 과거 17대 국회 때의 경찰 관련 입법과 제도개선 활동을 나열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저것을 만회해보고자 하는 그런 유치한 의미가 아닙니다. 제 근본적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정세관을 드러내 보이기 위함입니다. 세상에 모든 말과 글은, 더구나 정치가의 말과 글은, 철저히 개인의 양심과 철학과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에, 그리고 당대의 현실에 조응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이 시대의 경찰을 위한 길은, 파출소 주폭에 대한 조선일보식의 논리에 동조하는 데서 검증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진정 법과 제도를 통해 경찰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제자리에 돌려놓느냐 하는 데 있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경찰은 더더욱 시민의 안전과 보호에 대한 영구적이고 절대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항의 글 올리신 경찰 분들에 대한 저의 분명하고도 확고한 믿음입니다.)

선거 끝나고부터 지난 4년간 단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책상머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최근 한 달 반 동안 극심한 오십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나이 오십이라 오십견이 오는 건 당연한 걸까요? 어제 밤부터 집중적으로 오십견을 해소하기 위한 스트레칭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손가락 마디 끝까지 통증이 이어지고 있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목에서 허리까지 온통 통증이 심하고 괴롭습니다. 책상을 벗어나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새로운 업무가 대부분이라서 읽어야 할 자료가 너무 많습니다. 책상에서 일어나는 길만이 오십견을 풀 수 있는 첫걸음인데, 참 힘이 드네요. 결국은 스트레칭을 통해서라도 통증을 완화시키도록 노력해볼 참입니다.

고향에는 팔순의 부모님이 계십니다. 아침에 죄송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시골 방에는 여전히 옛날의 비닐장판이 깔려있습니다. 비닐장판에 물이 떨어지면 그냥 미끄럼틀이 되잖아요. 아버님께서 미끄러지신 모양입니다. 척추골절인데 다행히 완전골절은 아니고 금이 가는 골절이랍니다. 해남종합병원 6인실에 입원해 계시는데 바빠서 내려가 보지도 못합니다. 막내 동생을 보내 서울로 모셔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서울로 오셔야 한번이라도 찾아가 뵐 수 있고 최소한의 효도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이렇듯 정치한다는 이유로 부모님께는 효도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결국은 이런 모든 미련과 한을 안고 언젠가는 후회 남기며 세상을 뜨겠지만 말입니다.

참 힘든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새로운 해가 떠오르겠지요.

주폭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철저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아직까지도 비등합니다.

'미국 봐봐라...미국은 공권력이 철저하게 집행된다...'

'술먹은 사람이 무조건 잘못이지...'

저또한 그런 생각이 강했고요.

하지만 우연하게 반년전의 최재천 의원의 글을 읽고,

다르게 생각할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최재천의원의글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반론형식의 글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아주 간략하게나마 개인폭력과 국가폭력에 관한 좋은글인것 같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