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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원세훈의 국정원, ‘불법 정치관여 고발’을 ‘정치관여’
게시물ID : sisa_364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려려니
추천 : 3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20 22:41:54
등록 : 2013.02.20 20:14 수정 : 2013.02.20 21:17

국정원 내부고발자 파면

국정원 “비밀누설 금지는 물론
정치관여 금지 어겨”
야당 비판·여당 옹호 글쓰기를
“고유 업무”라고 했던 억지 연장선
  

 

 

국가정보원이 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활동을 외부에 알린 전·현직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내세운 혐의 중의 하나가 국정원법의 ‘정치관여 금지’ 위반이다. 불법적인 정치관여 의혹을 받는 김씨의 활동을 공론화시킨 행동을 되레 정치관여라고 몰아붙이는 식이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전직 국정원 직원 ㄱ씨가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고 현직 직원 ㄴ씨를 시켜 ‘대북심리전단’의 업무 내용을 파악하도록 했다는 게 국정원 주장의 핵심이다. 민주당을 이롭게 하려는 목적으로 국가정보기관의 업무를 외부에 누설했으니 직무상 비밀 누설을 금지한 국정원 직원법은 물론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까지 어겼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20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ㄴ씨는 내부고발자가 아닌 불법 정치관여 범죄자’라는 원색적 용어로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전·현직 직원을 ‘범죄자’라고 단정하는 국정원의 ‘초강수’에 따라 직원 김씨의 인터넷 활동이 과연 ‘정상업무’인지 아닌지 제대로 밝혀내야 하는 당위성이 커졌다. ㄱ·ㄴ씨 등을 처벌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외부에 유출했다는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활동 내용 등이 국정원의 정상업무에 해당하는지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결과, 직원 김씨 등의 활동이 국정원의 정상업무라고 판명되면 ㄱ씨 등을 내부정보 유출 등으로 처벌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정상업무를 벗어난 정치관여로 판명되면 오히려 ㄱ씨 등을 내부제보자로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는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소속이다. 심리전단은 북한 정보를 담당하는 3차장 소속으로, 3~4개팀에 70여명의 직원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심리전단의 구실을 ‘대북심리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까지 ‘종북’으로 싸잡아 대응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내·외부 증언이 이어져왔다.

 

실제로 심리전단 소속인 김씨가 ‘오늘의 유머’(오유) 게시판에 작성한 글을 보면 △야권 대선후보 비판 △4대강 사업 미화 △대통령 해외순방 칭송 △제주해군기지 건설 옹호 등 대북심리전과 무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동안 국정원은 “김씨가 작성한 글은 국정원 고유 업무”라고 해명했다. 김씨가 야당을 비판하고 정부·여당의 정책을 옹호하는 글을 쓰는 것이 심리전단의 업무라는 것이다.

 

국정원법 9조는 국정원 직원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찬양·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정원의 불법적 행위를 ㄱ·ㄴ씨 등이 공적 이익을 위해 외부에 알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직무상 기밀을 외부에 알려 국정원법 등을 어겼다고 하더라도 더 큰 공적인 이익을 위해서 했다고 하면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국정원이 누리꾼·기자에 이어 전·현직 직원들까지 고소·고발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공포정치’”라고 지적했다. 외부의 비판여론 확산을 막으면서 내부의 추가적인 ‘양심적 제보’를 틀어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날 논평을 내어 “국가안보와 국익증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랄 국가정보원이 정권안보를 위해 국내 여론을 조작한 것은 물론, 국정원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직원을 비호하고 내부 공익제보자들을 파면한 것은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이었음을 드러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최유빈 정환봉 기자 [email protected]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748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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