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새누리
당 의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자신의 첫 비서실장으로 친박계 중진으로 꼽히는 허 내정자를 지목했다. 허 내정자는 3선(16~18대) 의원으로 국회 정무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시련의 시기를 보낼 때 변함없이 박 당선인의
목소리를 대변한 인물이다.
허 내정자가 비서실장에 내정되자 그의 동생 비리와 과거 발언 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허 내정자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현역 의원 하위 25% 컷오프 대상에 포함돼
부산 북강서을 공천에서 탈락했다. 지난 총선에서 허 내정자의 동생은 공천을 대가로 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됐고, 허 내정자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 당했다. 허 내정자의 동생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허 내정자는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나를 이용해 저지른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허 내정자의 과거 발언도 논란이다. 그는 국회 정무위원장이던 2010년 11월 국회 ‘경제정책포럼’에 참석해 최중경 당시 경제수석에게 "우리나라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섹스 프리(Se. Free)'하고 '
카지노 프리'한 국제관광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 내정자의 '섹스 프리' 발언은 매춘과 도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이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커지자 허 내정자는 "우리나라가 살려면 2차 산업으로는 전망이 없고, 관광ㆍ의료를 중심으로 한 3차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허 내정자는 2000년 4월 총선 부산 북강서을에서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당선된 후 3선을 했다. 그는 총선 유세에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손을 든 시민에게 "혹시 전라도에서 오신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한 “부산의 자녀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사업수완이 있어도 이제는 틀렸다. 앞으로 우리 아들과 딸이 비굴하게 남(호남인)의 눈치나 살피며 종살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자신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지역
감정 선동으로 비난을 받았다.
또한 2009년 7월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허 내정자는 "좌파는 빨갱이"라며 "좌파는 80%의 섭섭한 사람을 이용해 끊임없이 세력을 만들고, 이 대통령을 흔들고 있으며 거기에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게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허 내정자는 18일 인선 발표 직후 삼청동 인수위 별간 앞에서 "여러모로 부족한데 제대로 실장 직을 감당해낼지 걱정부터 앞선다"면서 "박 당선인의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정철학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보좌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