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간호사-간호조무사의 업무영역을 잘 모르시는것 같아서 부족하게나마 저의 하루를 적어보려고합니다.
저는 이제 갓 3년차된 간호사로 500병상이 넘는 종합병원 병동간호사이구요. 메인파트는 산부인과, 소아과 병동이에요~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지역내 소위말하는 큰병원?정도 일것같네요ㅋㅋ
3년차가 정도면 병원에서는 막내급이니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ay 출근 (7am~3pm)
1. 준비 (6am~7am)
7am부터 정식 업무시작이지만 막내들은 1시간 일찍와서 물품을 챙기고 갯수를 확인합니다.
병원에 입원하시면 흔히 아침에 간호사들이 무거운 카트를 끌고다니며 주사를 놓는것을 보셨을텐데요
그때 사용할 주사들을 night 근무 선생님들이 맞는 order인지 확인해서 투약카드를 써놓는데 저는 투약카드와 준비해둔 약이 일치하는지
제대로된 시간, 방법(정맥주사,근육주사,피하주사 등), 용량 등을 다시 확인하면서 준비합니다.
2. 인계 (7am~8am)
그날 night때 일어난 이벤트, 환자의 상태 등 50여명의 환자들의 시술,검사,수술 등에 대해 인계를 줍니다.
ex) 000호의 김산모 환자 preg 39+3일(임신주수) 된 산모로 오늘 9시에 C/S (제왕절개) 예정이구요
skin prep(수술부위 삭모), MN NPO(자정부터 금식), XXX AST (XXX 약물에 대한 피부반응검사) negative (음성) 나온거 있구요
fetal 130회(태아 심장박동수) 체크된것 있습니다. OP LAB 상에서(수술을 위한 피검사) HB 9.5 (헤모글로빈 수치, 12~16이 정상) 체크되어
RBC 2 pint prep (수혈 2pint가 준비됨) 되어있습니다 블라블라~
000호의 김숨찬 환자 새벽에 dyspnea 호소하고 V/S 130/90-110-26-36.5 체크되었고 cyanosis는 관찰되지 않아 당직 resi 홍길동 선생님께 not
i하니 O2 nasal로 2L/min 주면서 ABGA, EKG, chest 찍어보자고 하여 EKG potable로 N.S.R , chest 는 찍었으나 아직 판독되지않았고
ABGA 상에서 블라블라~
000호의 김예민환자 어제 옆에 환자분께서 너무 시끄럽게 하신다고 다른병실로 옮겨달라고 했었는데요 병실 없어서 못빼드렸었는데 새벽에도
옆에 환자분께서 계속 시끄럽게 하여 결국 두분이 약간 말싸움하신거 있습니다. 다른 병실 비게되면 꼭 옮겨주셔야 될 것 있어요 그리고
감기증상 있다고 약처방 원하시는것 있으니 과장님께 말씀해주셔야 될것 있습니다. 등..
인계내용을 잘 듣고 인계장에 열심히 메모를 해둡니다. 하지만 메모한 내용을 계속 보면서 일을 하기가 힘드므로 머릿속에 어느정도는 정리를
해둬야 해요. 3년차지만 아직도 많은 내용을 놓치는것 같...ㅋㅋㅋ 몸은 편한시간이지만 가장 긴장하고있게돼요ㅋㅋ환자들의 전반적인 내용부터 사소한 컴플레인까지 다~! 인계를 주고, 인계를 받고..ㅜㅜ 인계주는것도 어깨넘어 다 익혀야되고 휴..ㅋㅋㅋ
3. 스페셜 바이탈(8am ~ 15분정도)
열이 자주났거나, 혈압이 계속 높거나, 시술 수술 예정 등 특별이 주의관찰해야될 환자분들의 활력징후를 측정합니다.
이상이 있을시 레지던트나 과장님께 noti하고 필요시 처방(PRN)을 확인해서 적절하게 약을 써줘야됩니다.
ex) 왕열나 환자분이 38.9도의 고열이 있음. 필요시 처방으로 타이레놀이 처방이 있어 8am에 타이레놀 복용. 1시간 후에도 38.9로 열이 떨어지지 않고
고열이 체크됨 이때는 또 타이레놀을 쓰는게 아니라 레지던트나 과장님께 noti를 해줘야함. 피검사를 할지 다른 처방을 받아야하기 때문
이런 예를 드는 이유는 간호사는 order대로 시행만 할게아니라 상황에따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고 이것은 간호사 국가고시에 나오는 내용이 아니며
왜 열이 나는지 이럴때는 어떤 검사가 필요하며 어떤 처치가 이루어지는지 예측을 할수있을 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4. 주사놓기 (8am 15분 ~ 다할때까지.. 최대 10am)
투약카드를 확인하며 해당 환자에게 주사를 놓음.
의료게시판 리플들을 보면 주사를 못놓는 간호사가 많다는 컴플레인이 많더라구요. 죄송할 따름입니다. 간호사도 진짜 한번에 주사를 놓고 싶어요
여러번 하려면 시간도 많이걸리고 계속 일이 밀리기도하고 제일 큰건 아파하시는 환자분들 보면 면목이 없어요 ㅜ.ㅡ 어려운게.. 환자분들마다 혈관위치나 상태도 다르고 연습할수없이 항상 실전이기때문에 .. 변명이라면 변명이네요 죄송해요..ㅜ.ㅠ 하지만 일부러 실패하는 사람은 없어요 ㅜㅜ
5. 루틴 바이탈 (10am ~ 11am)
병동 환자 전체를 돌면서 활력징후(혈압 등)을 체크하고 이상있는 환자분은 noti, 적절한 처치를 합니다.
6. 혈당 체크 (11am ~ 15분)
점심 식사 전에 혈당을 체크해서 혈당이 높을시 무엇을 먹었는지 확인하여 noti하여 인슐린 처방을 받거나 당뇨식이 교육등을 해야합니다.
고혈당도 무섭지만 제일 무서운건 저혈당.. 식전 혈당이 80~120 정도인데 혈당체크하는 기계에 40이라고 체크되는 날엔..ㅋㅋㅋ noti 할 시간도 없이 바로 50%포도당 주사부터 달면서 환자 상태 파악하고 noti 해야해요 잘못하면 환자에 따라 CPR까지 터질수 있는 응급상황이에요
7. 그밖의 order 수행
위에 열거한 일들은 제시간에 꼭 해줘야 되는 일들만 적은것이고.. 저 일들을 하면서도 입원환자가 오면 입원환자 파악, 컴플레인 받고, 수술실 보내고, 피검사하고, 검사및 시술 준비해서 보내고..추가 order 받고... 미치죠 ㅋㅋ 사실 정규일보다는 이렇게 갑자기 일어날수 있는 일들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ㅋㅋ
8. 점심약 나눠주기 (12pm30 ~ 12pm 45분)
중요한 약들같은것은 재차 확인하고 약나눠주면서 어떤약인지 물어보는거 일일히 말해주고~
9. 시간있으면 점심식사 (15분)
10. 스페셜 바이탈 (2pm~15분)
11. 주사놓기(2pm 15~ 다할때까지)
이제 3시가 되면 evening 근무 선생님들 인계시작입니다. 이제 인계가 끝나는동안 컴플레인, 입원, 등등 처치를 하고있어야해요
막내인 저도 이렇게 바쁜데 위에 선생님들은 order 받고, 제대로 된 order인지 확인하고 검사스케줄 잡고, 과장님 회진하고, noti하고 밑에 애들 제대로 하나 확인하고, 다음번 근무때 줄 인계내용 확인하고 하느라 바빠요. 우리 병동은 day 근무때는 수선생님+4명 이렇게 일하고 더 바쁜 내과병동은 수선생님+5명 이렇게 일해야 되는데 간호사가 부족해서 연장근무 뛰기도 해요 ㅋㅋ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퇴근. 하지만 다가 아니죠..간호사들끼리도 돌아가면서 컨퍼런스를 하고 발표도 하고 피드백도 주는데(병동단위로) 대학시절했던 과제를 우려먹기도..ㅋㅋㅋ 그때보다는 좀 더 전문적이고 임상을 많이 반영하지만요~ㅋㅋ 또 병원내에서 실시하는 교육들도 참가하고 과장님께서 컨퍼런스하자고 강당에 모이라고 하는 날엔..ㅋㅋㅋ
이렇게 적어놓으니 힘든것에 비해 너무 초라한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ㅠ.ㅠ
아무튼 모든 직업이 힘들지만~ 유독 간호사들은 평가절하되는 것 같은 리플들을 보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워낙 간호사들이 부족하다고 해도 일단 기본 개체수?는 많으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다양한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엄마같은 보살핌을 주는것은 아니라는거 저도 인정합니다. 할일은 많고 환자들, 보호자들, 과장님들 외에 의료진들에게 치이고 성희롱에 무시.. 예전 나이팅게일은 봉사, 소명의식을 강조하였고 필요하지만 요즘시대에는 간호도 서비스직으로 변하고있고 하는일에 비해 보수도 넉넉하진 않은 편이고.. 3D 직업중 하나ㅜㅜ
부족한 글솜씨로 많은 분들께 간호사가 하는 일이란 어떤것인지 설명하려니.. 아주 단편적이고 또 병원마다 시스템이 달라서 다른 간호사분들도 댓글 많이 달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방금 night 근무 끝나고 (8am에 퇴근했네요) 쓴 글이니 오타나 맞춤법은 애교로 봐주세요.. 잠들기 전까지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릴테니 댓글달아주셔도돼요^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