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불효자 입니다.
첫번째 불효는 유치원? 국민학교1? 쯤이었는데 다쳤던 일입니다.
그당시엔 그게 불효라 생각지는 못했지요.
그저 안나온 어머니가 당시엔 약간 원망스러웠지요.
그당시 살던 아파트는 계단마다 끝부분이 금색으로 칠해진 쇠(?) 같은걸로 덮여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장난치다가(당시 강시가 유행해서 계단을 강시처럼 오르다가..하아..참..왜그랬을까)
발 끝이 딱 걸려버려서 그대로 넘어졌는데 하필 그 쇠부분에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부분을 찍혀버렸지요.
그래서 피가나오고 아픈걸 기억합니다.
아파서 열심히 울었지요. 말은 잘 안나오니까 그냥 열심히 울었어요. 어머니께서 들어주길 바라면서요.
근데 전 1층이었고 어머니는 5층이었다는걸 그때는 생각을 못했나봐요.
결국 친하게 지내시던 1층 아주머니께서 먼저나와주셔서 발견해주시고
아주머니를 보고 안심이 되었었나봐요. 그 뒤로는 기억이 없었으니까요. 아마 기절했겠지요.
지금생각해보면 아주머니께서 어머니를 불렀을텐데 애가 피가나고 정신을 잃었으니
얼마나 심장이 덜컥! 하고 내려앉으셨을지..
이보다 큰 불효가 있을까 싶습니다.
제가 만약 당시의 상황의 부모였다면.. 한순간 패닉에 빠져서 주저앉았을듯 하네요.
두번째 불효는 좀.. 작은 불효지요.
중학교때 일인데 형이랑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를 타는데 전 인라인을타고 자전거 뒤를 잡고 따라가는 중이었죠.
언덕길에서 신나게 내려가다가 형이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전 그만 관성의 법칙에 의해 다리가 앞지르려고 하다가
뒷바퀴에 끼였지요.
그래서 둘다 넘어졌는데 형은 넘어질때 차도와 인도사이의 보도블럭 튀어나온 부분에 오른쪽 팔을 찍혀서 팔이 부러졌지요.
그리고 저는 오른쪽 발목의 복숭아뼈에 금이갔죠.
지금도 그것때문에 형에게 미안해요. 저때문에 다친거니까요.
아무튼 이 일도 나름 크게 다쳐서 왔으니 얼마나 걱정이 되셨을까요.
세번째 불효는 어머니의 눈물을 보게된 불효에요.
전 공부가 싫었어요.
좋은게 있었다면 딱 하나 수학.. 수학만 좋아했지요.
평균이 50~60점이었으니까요.
수학하나만 90점대 이상 나오고..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시 선생님과 어머니와 함께 교무실에서 상담까지 들어갔어요.
이 성적으론 적용지역의 인문계는 못간다고.
어머니는 실업계는 절대 보내고 싶어하지 않으셨구요.
결국 비적용지역으로 된 인문계에 들어갔어요.
여기서 적용지역과 비적용지역의 차이를 모르시는분 계실까봐 간단히 말하자면
적용지역은 해당학교에 지원하면 뺑뺑이? 를 통해서 결정된다고 들었어요.
그곳이 안되면 다른곳으로 자동분배된다고..
비적용지역은 대학교 정시 쓰듯이 그냥 지원을 넣고 붙으면 들어가고 떨어지면 그냥 그대로 끝인거라고 들었어요.
그때 선택한 고등학교가 평판도 무지 안좋았고 거리도 멀었지요.
선생님께서 그곳을 지원해야한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게 우셨는지..
그걸로 끝이 아니라 교복사러 돌아다녔는데 그런학교 교복을 안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또 우셨어요.
결국 교복은 학교주변에서 사게 되었구요.
학교 처음갔을때.. 창문이 옛날 시내버스마냥 큼직하고 바람불면 덜컹거리는 그런 창문이었고
건물의 윗부분에는 북한스러운 느낌을 풍겨주는 문구와 별이 그려져 있었어요.
전 이대로 북한측 간첩이 되는구나. 라고 느꼈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나중엔 건물도 많이 바꼈긴 하지만요..
당시 어머니의 눈물과 그 서러움을 겪고 나름 정신을 차렸어요.
그래서 게임도 안하고 공부만 했죠. 그래서 그런 나쁜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서울로 진학했으니 나름 그부분은 쌤쌤으로 비긴샘 치고 싶네요.
하지만 불효를 이미 저지른걸 지울순 없지요.
그리고 네번째 불효는 현재진행형이에요.
그렇게 대학도 졸업하고 대학원도 졸업했는데 들어간 회사의 연봉이
남들(부모님 사시는 동네의 남들 기준.. 거기 괴물들만 살아요. 다들 대기업가서 보너스 없이도 3500 이상을 받으니까요)보다
매우 부족한 돈으로 살고 있으니까요.
물론 돈을 많이벌고 직장이 좋으면 좋지요.
근데 전 제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부류의 사람들과 다른데 말이에요.
어머니 저는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는 대단한 아들이 아니에요.
전 평범보다 못한 머리를 가지고 있고 생각도 짧아요.
그런점이 죄송스러워요. 절 열심히 키우셨는데 기대에 못미쳤으니 이 또한 불효죠.
멍청한 아들이에요.
그리고 직장과 돈 문제만 그런건 아니에요. 단순히 그것만으론 물론! 불효긴 하지만 그렇게 큰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진짜 큰 불효는 아들의 성격이라고 봐요.
전 꽤나 이기주의자에요.
물론 남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기분나쁘게 만드는건 싫어해서 피해를 주진 않아요.
지킬선은 지키는 것 내에서 저 자신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는쪽으로 진행하니까요.
나쁘지만 나쁘지 않다고 봐요.
다만 문제가 너무 제 자신만을 위한다는 거에요.
사실 저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별로 여자에 관심이 없어요. 그렇다고 남자에 관심이 있는건 아니니까 그런쪽은 걱정은 안하셔도 될꺼 같아요.
남들은 잘 이해를 못하겠지만요. 별로 흥미가 없어요.
전 별로 오래살고 싶지 않아요. 한.. 50~60? 정도까지만 살고 갔으면 좋겠어요.
전 지금 제 인생이 즐거워요. 행복해요. 다른 요소가 끼어들어 변화가 생기는건 싫어요.
지금이 좋아요.
소심한 A형이라 뭐든지 가능성을 두는 편이에요.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이가 장애인으로 태어날 경우 전 그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요.
어머니께서는 제 결혼을 위해 열심히 돈을 일을 하고 계신데 그만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그런 돈 필요 없어요. 제가 만약에 정말로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저랑 처음부터 시작할 사람일꺼에요. 여기서 말하는 처음이란..
월세부터 시작한다는 말이에요. 요즘 그런 여자들 없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것도 이유중 하나가 될꺼에요.
결혼하기 싫은 이유를 대라면 너무 많아서 다 말하기는 어렵네요.
아무튼 그래서 돈 필요 없으니까 그만일하라고 말씀드려야하는데
결혼을 안한다는게 꽤 큰 불효인거 같아요. 말씀 드려야하는데 타이밍이 잘 안잡히네요.
원래 새해때 얘기드리려고했는데 가게가 24시간으로 바뀌시는 바람에
말할틈이 없어졌어요.
식당에서 얘기할수도 없고. 집에오시면 지쳐서 쓰러지듯이 주무시는데
말할틈도 없을뿐더라 지금정도의 체력이시라면 충격이라도 받으셔서
병으로 발전될까봐 말을 못하고 있어요.
전 지금대로가 좋아요.
아.. 저 이기적이라고 말했잖아요. 그중 하나가 불효가 되버리는데
전 제가 번 돈으로 저만을 위해 살아갈꺼에요.
지금 버는 돈이 제가 살아가기에 적당한 돈이라서요. 물론 가끔 선물은 드릴순 있지만
용돈을 매달 드리기가 어려운 돈이랄까요.
그래도.. 부모님 돈 많으시잖아요.
그 돈을 부모님 자신을 위해서 쓰셨으면 해요.
어차피 전 재산도 물려받을 생각도 없고 버는 돈도 크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돈을 못드려요. 그러니 저에게 주시려고 생각한 돈을 부모님 스스로를 위해서 쓰셨으면 해요.
저 이기적인거 아시잖아요. 그렇게 해주세요.
전.. 그러고보니 여태까지 받아왔네요. 받기만 하고 계속 받기만 하네요.
여기까지였으면 좋겠어요.
사실 전 대학교때부터 졸업후 생각한게.. 편의점 알바하면서 살아가는 거였어요.
결혼을 하기 싫다고 생각한건 고등학교때가 처음이고
군대가서 완전히 그 생각을 굳히게 된거 같네요.
제 꿈은 크지 않으니 불효이지만.. 그만하셨으면 해요.
최대의 꿈은 게임방 하나 차리는거고 최소의 꿈은 취미생활을 즐기며 조용히 살아가는 거니까요.
아! 그리고 저는 제 자신의 행복이 없어요.
이건 조금 고민이긴 하네요.
전 제가 행복하기위해 제 자신에게 뭔갈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행복한건 남의 행복을 얻어왔기 때문이에요.
제 주변의 다른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면 그 모습에서 행복을 얻어와요.
제 주변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게 제 행복이에요.
그래서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나 동료나.. 다른분들이 전부 착각하고 계셔요.
제가 정말 착한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배려할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이에요.
다 틀리셨어요! 저는 제 행복을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거에요.
제 행복을 위해 남을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거지 착한사람이라서 그러는게 아니에요.
제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거니까요.
그래도 한가지는 다행인거 같아요. 남을 괴롭히고 괴로운 모습을 보는게 제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라는 것을요.
만약 반대였으면 참 끔찍했을꺼 같네요.
어쩌다보니 글은 길어지고.. 적다보니 체계도 없어지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는 글이 되버렸네요.
뭐..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실 분은 거의 없으시겠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다 안읽으신분도.. 클릭만 해주신분도 고마워요.
관심을 주셨으니까요!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 저처럼 불효같은거 하지 마시고
효자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행복을 찾길 바래요. 제 기준으로 행복은 멀리있지 않아보여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