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도 자랑스럽습니다. 학생 둘이서 찾아가서 대자보 붙여도 되냐고 했나봅니다. 안 된다고 하신거.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여학생 둘이서 학교는 아니지만 학원가에 대자보를 붙이고 그게 페북을 통해 퍼져서 기자들도 오고 그랬나봅니다. 고양교육청에서 사실확인 해달라고 요청도 들어왔다네요.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자보 붙이지 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교장선생님. 대자보를 붙이는 행위를 단순히 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은 성인이 되었을 때 해야 하므로 지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흡연이나 음주와 마찬가지라는 말씀은 하셔선 안됐습니다. 순식간에 대자보를 붙이는 것이 흡연이나 음주와 동일시 되었더군요. 그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였지만 저는 시위를 다녔습니다. 인천공항 매각 반대 1인시위도 했었군요. 자, 그럼 전 이제 마약사범과 동급 취급 당하면 되는건가요?
가슴 한 켠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말씀은 제게 비수를 꽂더군요. 어른들이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학생들에게 떠넘긴 것이라구요.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대자보를 붙이도록 유혹해오는 어른들에게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히랍니다. 저는 아직 미성년자예요. 하고. ... 무슨 안돼요 싫어요 만지지 마세요도 아니고 말입니다. 유혹이라. 돌려 표현해서 그렇지 교장선생님 말씀은 곧 "선동" 을 뜻하는 것 아닙니까.
순식간에 저 또한 "어른들의 유혹" 에 꾀여 휘둘리는 애로 표현되는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교장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이 자랑스러운 얘기. 후에 선생님의 자녀분께 꼭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