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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이 미국에서 겪어본 군인 신분의 느낌
게시물ID : military_46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회덮밥
추천 : 15
조회수 : 3204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4/07/18 09:48:42
안녕하세요. 오유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밀리터리 게시판에서 글을 보다가 미국에서 군인에 대한 우대가 정말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저도 제가 겪은 일이 생각나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게시글 하나 쓰는게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차츰 군인에 대한 처우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늘어가면 늘어갈 수록 앞으로 더 나아질거란 기대를 하면서 말이죠.

저는 해군에 병으로 입대해서 2007년도에 순항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배가 이곳저곳 가다가 미국 뉴욕에 정박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테러 위험 때문에 상부 지침으로 일반병들은 군복(세라복)을 입고 육상에 나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전 나라에서는 사복을 입고 다니다가 아무튼 해군에서 휴가때 입는 그 옷을 입고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photo1.jpg
이렇게 세라복에 모자 다 쓰고 다니니 일반병들은 참 싫어했죠. (당연히 사복입고 돌아다니는게 좋으니깐요...)

지하철을 아무래도 잘 모르다보니 대부분 걸어서 이동하는데, 뉴욕에 왔으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가보고 싶어서 무작정 걸었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가보니 전망대가 있네요. 저는 동기들 따라 다녀서 전망대가 있는 것도 몰랐는데, 거기 올라가봐야한다고 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냥 바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역시나... 줄이 얼마나 길던지... 뉴욕에 관광온 사람들로 줄이 한가득이었습니다. 건물도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되어서 그런지 엘리베이터가 느린가 생각도 들었죠. 한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거기 있던 직원이 저희 무리를 보고는 이리로 오라고 손짓하시더군요. 왼쪽에는 줄이 엄청 길게 서있는데 군복을 입고 있던 저희는 무슨 VIP 같은 느낌을 받으며 오른쪽에 통로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서로 "아니 우리는 미국 군인이 아니고 한국군인인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이렇게 들어가도 되나?" 싶었죠. 영어로 설명을 잘 못하겠으니 우선 오라는대로 갔습니다... 

photo4.jpg
이렇게 미국 해군복을 보면 한국 해군복장하고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아마 미국 해군복장하고 너무 똑같이 생겨서 동양인이지만 오해를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들어가보니 엘리베이터 앞에도 줄이 꽤 길었습니다. 여기서는 줄 서서 기다려야겠다 싶었는데, 거기 직원분이 다시 오라고해서 가보니 별도의 엘리베이터가 있더군요. 거기서도 줄 안기다리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우리 무리들은 거기서 좀 당황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정말 VIP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올라가서 전망대에서 뉴욕야경 구경도 잘했습니다.

photo3.jpg

그때 당시 찍은 사진인데 사진보다 아무튼 훨씬 멋졌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여기는 정말 군인에게 대접을 잘해주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미국이 군인에게 좋은 예우로 대한다는 것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은 저랑 다른 한명이랑 둘이서 뉴욕 시내를 걸어다니는데 도로에서 빵빵!! 경적 소리가 나더군요. 그래서 돌아보니 큰 소방차가 지나가면서 거기 타고 있던 젊은 남자가 경례를 해주더군요. 아마 해군 출신이 아니었을까... 복장을 보고 반가워서 그런게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경례로 답해줬습니다. 소방차는 그렇게 도로를 달리며 지나갔습니다. 

뭐..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일 수도 있는데, 군인으로서 받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존중해주고 있다는 시선이 팍팍 느껴졌으니까요. 이런 나라에서 군복무한다는 게 얼마나 자부심 넘치는 일일까.. 솔직히 부럽기도하고 그랬습니다. 

어디서 본 글이었는데, 우리나라는 군인이 쿠데타 일으키고 권력을 잡게 되면서, 군대를 악용한 사례가 많아서 그런지 군인에 대한 인식이 안좋다고 본적이 있습니다. 이런 군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려면 아마 몇십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유에 밀리터리 게시글에서 본 글인데, 그 피시방에서 군인대신 결제하셨다는 분 글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 차츰 많아지면 언젠가 우리나라도 군대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리라 봅니다. 또 자부심 넘치게 스스로 군 복무를 하는 그런 시대가 언젠가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고요.


어떻게 마무리할지 모르겠지만~~ 암튼...
군인 여러분 힘내시고, 주변에 있는 군인들 잘 대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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