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bestofbest&no=71163&page=1&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71163&member_kind= 안녕하세요. 늦은시간이지만 혹시나 그 글을 보셨던 분들이 이 글도 다시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 남겨봅니다.
어떤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우선 그 글에 엄청난 댓글과 추천을 주신 오유분들에게
정말로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공개된 곳이지만 용기를 무릅쓰고 핸드폰번호, 메일주소 올려주신 모든 분들.. 하나하나 메일로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원본글이 태그로 인해 댓글창이 보이지가 않아서 이렇게 다시 글로써 인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걱정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처음 그 글을 쓸때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보다는 오늘 난 죽었다고 생각하고 이 하소연 마지막으로 쓰고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그 글 쓰다보니 이렇게 부끄러운 나를 어떻게 사랑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의 비장한 각오글은 차마 쓸 수가 없었어요. 거기에 묘비명 묶어놓은 글을 보니 내가 왜 여기 살아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댓글들을 좀 봤을때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라, 얼른 돈벌어서 나가라 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지금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있습니다. 저는 원래 수도권에 살았는데 고등학교 졸업후 감귤과 한라봉으로 유명한 이 섬을 여행하다가 기회가 닿아서 지금껏 이 곳에 살고있어요. 그래도 이 곳에서 저를 가족만큼 챙겨주시는 분들을 포함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도 사느라 바쁘다보니 제 하소연이나 힘든 이야기를 하기에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분들 사는일도 바쁜데 시시콜콜 제 얘기 하기도 참 죄송했고요.
역마살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정도로 나돌아다니기 좋아하고 걷는것도 좋아하는 제가 어느순간부터 일과 집만 왔다갔다하게되었고 사람 만나는것도 그저 싫고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생각들만 하게 되었어요. 시험공부할때도 멍때리며 시간보내기 일쑤였고 이런 마음을 터놓을것도 이야기하고 조언들을곳도 없었기때문에 아무말없이 혼자 지내는 시간들이 더욱 많아져갔어요.
안되겠다 싶어서 화분을 두개정도 샀었는데.. 그 화분들도 저에게 기운을 주기엔 더없이 부족했어요.
육지에 있는 그나마 제 이야기를 터놓았던 친구들도 학교다니느라 바쁘고 군대에 각자 사는일이 바빠 역시나 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고 같이 사는 룸메이트 언니또한 그저 '같이 살기'만 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기는 어려웠죠.
시험공부하는 동안은 술먹지 말자 해서 술도 안마시고, 시험공부 끝나고 놀러다니자 해서 놀러다니지도 않고 있어요. 며칠전엔 너무 힘들어서 담배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저는 그냥 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요. 가장 가까운 가족이란 존재에게도 그럴수 없으니 매번 집에서 엉엉 우는 날이 많아져 갔고요..
그 글을 올린 후 아르바이트 휴무날이라 어디 나가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누워만 있었습니다.
밥도 안먹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누워만 있었어요. 그러다 눈이 감기면 잠들고..
하루종일 그러고 있는데도 내가 한심하다거나 일어나서 움직이자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이미 저에 대한 자존감이나 자애심은 바닥을 친 지 오래였고 많은 사람들의 댓글은 크게 와닿지 않았어요. 저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닌 제 3자가 하는 말이라 그랬을까요...
그러다 오후에 제주서부경찰서에서 형사분들이 오셨어요. 핸드폰으로 계속 전화를 하셨다고 하는데 제 번호가 아닌 엉뚱한 번호로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전화 안받아서 와봤다고. 서울 강남경찰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차 나와봤다고 하시는데 왜 그렇게 경찰분들 앞에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형식적인 말들을 몇마디 하시고는 경찰분들은 다시 돌아가셨고 그분들이 간 후에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늘 제가 생각해오던것-나를 욕하고 싫어하던 사람들보다 더 잘살아야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에 대해서요.
저는 엄마가 아무리 미워도 늘 염두에 두고 살았는데 어느 분 댓글중에 가족들이고 뭐고 널 제일 먼저 생각하라는, 가족들은 생각하지 말라는 그 댓글이 참 와닿았습니다. 아무리 미워도 많이 닮아있는 엄마와 저의 관계가 참 싫었고 내가 아무리 싫어도 떨어뜨릴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도 저를 1순위로 생각해도 될까요? 다른사람 눈치 안보고 스트레스 그만받고, 인간관계라는 것에 대해 그만 의미부여하고 저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아직 많이 막막합니다. 여태 살아왔던 시간들을 뒤엎고 제가 다시 잘 해낼수 있을지가요.
어떡하면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기도 하고요.
한달 전 이곳을 알게되고 베오베를 보면서 일끝난 후에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었어요. 이미 이 사이트와 이곳의 사람들이 저에게 정말 좋은 영향을 주었네요.
저도 이곳에서 저보다 더 열악한 삶을 사시는 분들께 좋은 영향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제가 제 목표를 이룬것을 인증하면 영향을 드릴수 있을까요?
저는 공군부사관 214기 시험에 응시할 예정입니다. 시험일은 5월 12일이고 지금으로부터 23일 남았네요. 두번 응시했지만 두번 다 떨어졌어요. 이 시험 꼭 합격해서 당당하게 이곳에 인증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기운내서 살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에 봉사활동 해보라고 하신 분, 시험끝나고 봉사활동 할곳을 알아볼 생각이예요. 그 분 말씀대로 저보다 힘든사람들 보면 제가 조금이나마 기운내면서 살지 않을까 싶어요.
말로만 이렇게 남기기에는 익명이라 안믿으실분들이 있을것같아서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들었어요.
저는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미니홈피도 안하고 그나마 블로그와 카카오톡 내의 SNS인 카카오스토리를 하고있는데 제 근황 올리도록 할게요.
thank5u
제 글에 남겨졌던 어떤 댓글처럼 일단 부딪쳐보면 된다는 말에 힘내서 저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베오베에 우중충한 제 글이 올라가서 웃으러 들어왔다가 기분쳐진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댓글달아주시고 걱정해주시고 욕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절 올리고 갈께요.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