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일본 생활 11년이며, 지금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주민등록은 한국에 있는 상황이며,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왔다갔다하며 일을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일본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국가는 아닙니다만, 일본에서 살아보자는 사람들을 워낙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하나만 글을 쓰고자 합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대화를 엿듣게 되었습니다.
1행에 좌우로 3명씩 앉는 자리였는데, 제가 왼쪽 편의 복도쪽이었고, 그 대화는 오른쪽 편 세 자리에서 들려왔습니다.
거기에는 창쪽에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자분, 그리고 중간자리와, 복도쪽에는 유학생으로 보이는 남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여자분은 일본으로 여행으로 왔으나, 앞으로 일본에서 정착해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인듯하여, 일본인이나 일본의 생활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고 있었고 유학생이 마치 잘 아는 듯이 그것에 대해서 답변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엉망인 대답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동대문에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강남의 지리를 가르쳐주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여자분은 열심히 듣고 계시더군요. 솔직히 말해... 여행으로 오는 경우라도 알아야 할 지식들이었음에도 준비가 덜 되어 있던 것 같았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읽고 있던 책이 유명한 일본 여행서적이고 그게 아직 완전 새 책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이해는 되었습니다마는....
저도 도와줄까도 했습니다만... 솔직히 그런 사람들 도와주고 피곤해지는 케이스를 너무 많이 겪어서 더 이상 도와주지 않습니다(이는 저희 집안에서의 결정입니다. 지금까지 워낙 많은 경우를 봐서...).
여튼 이번 케이스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일본에 와서 살아보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는데, 그 분들께 전하고자 하는 말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한국에서 안되는 일이 해외에서 될 거란 생각은 버려라.
: 적어도 일본에 오고 3, 4년은 한국보다 못한 수준의 생활을 할 각오는 필요합니다. 일본이 선진국이는 하나, 언어도 제대로 못하고, 이제 갓 일본에 온 사람에게 아르바이트의 수준의 업무도 주어지진 않습니다. 운이 좋아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그 후엔 아르바이트 때문에 언어 공부를 할 시간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비는 한국과 다를 바 없이 들고, 그러나
2. 일본은 한국보다 여러모로 불편한 나라다.
: 특히 행정 시스템은 한국에 비해서 훨씬 불편합니다. 90년대에 이미 완성된 사회구조를 만들다보니, 그 후의 인터넷 사회 등등에 행정 시스템이 쫓아가지 못합니다. "그게 어때서?"라고 할지도 모릅니다만, 일본에 오면 하루에도 여러 번 행정 업무뿐만이 아니라, 서류 업무를 직접 손으로 해야합니다. 이게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일본어에 문제가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3. 취업하기는 일본이 더 어렵다.
: 이것은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언어를 비롯해서 넘어야 할 산이 한국보다 많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능력이라면 한국사람보다는 일본사람을 고용하는게 회사로서는 편합니다. 즉, 당신이 일본사람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거나 보여주지 못하면
4. 어설픈 지식이 오히려 독이다.
: 위의 3가지가 다른 나라로의 이민과 다를 바가 없다면, 이 문제는 일본에 극한된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옆나라다보니, 어찌어찌 일본의 생활이나 일본인들에 대해서 들어본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오히려 생활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비행기의 유학생들처럼, 적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게 되면, 잔인한 현실을 마주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은 사회가 발달한 만큼 범죄의 수준도 높다는 것을 의외로 사람들이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한국에서 안되는 일이 해외에서 될 거란 생각은 버려라"
이 말을 명심하시면 실패할 확률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