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먹는 반찬은 3끼 내내 2주간 내고
2천원짜리 배추가 비싸다고 안사시면서 사과3개 5천원 하는건 사와서 주고
나를 위해 항상 준비된 고기와 라면
장염걸려서 하루정도 속비우는데 나 병원입원시켜야 된다며 방방 뛰시는 모습
한번은 동기들끼리 술먹고 밤 11시에 들어갔는데
한블럭앞에서 내가 오나안오나 어슬렁어슬렁 거리시는 모습
허리가 아프다며 파스좀 붙여달라하고
내가 붙여주면 \' 많이 추잡제, 더럽제 \' 라고 하시면
아니라고 애교떨고 안고 하던 모습
작은 덩치 작은 손 작은 발 뭐 하나 나에겐 그대론데
대학교 시절 기숙사 밥에 속이 다 뒤집어져서 갔던 할머니댁
그곳에서 휴학기간포함으로 4년동안 함께 먹고자고놀고이야기하고
맨날
\' 늙어서 빨리 죽어야지 \' 라고 하면 내가
\' 내 결혼하면 허락해줄게 \' 라고 하고 다시 언제 결혼할꺼냐 물어보시면
난 결혼 안할껀데 라고 웃은게 몇달 되지도 않았어
취업준비한답시고 서울에 와서 전화로만 할머니 목소리 들었는데
차라리 병원에서 오랫동안 있으면 미워라도 할수 있겠는데
뭐가 그렇게 급했어, 뭐가 그렇게 급했냐구
자식들 고생안시키고 난 조용히 죽을꺼다 라고 말하시던데
그렇게 소원대로 해서 좋아? 좋은거야? 행복해?
사실 난 아직도 할머니가 좋은곳갔다는거 받아드려지지가 않아서
다른사람들한테 할머니와 있었던 재미있었던 이야기 장례식이야기 했었는데
오늘 갑자기 왤케 우울해 할머니가 보고싶어졌어
내 폰에 있는 할머니집번호, 사진 이거 다 어떻게 해야해?
누구한테 이 그리움을 하소연해야해?
알아는 줄꺼야?
아직 49제 안끝났으니 아직 내 주위에 있는거지?
우리 고생할까봐 금요일 저녁에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멀리 간거야?
일요일 3시부터 눈비왔는데 모든 일정 1시에 끝나게 한거야?
거기다 그날 춥지도 않았어, 햇살까지 내려오게 하던데 그거 다 우리 힘들지 말라고 그런거야?
이게 뭐야
새벽에도 번쩍 깨서 슬프지도 웃고싶지도 않아
왜 그랬어 왜
고생없이 잘 돌아가셨다는말이 뭐야,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수가 있어
난 싫어 받아들이기도 싫고 인정하기도 싫어
내가 전화하면 할머니는 받아야 해 무조건
근데 이젠 없는 번호야
그 집도 처분하고 할머니집 내 짐도 다 빼고
할머니가 쓰던 그릇, 밥솥, 옷장, 냉장고 전부 다 없어
... 할머니 거긴 춥지않지?
외할아버지랑 함께 맛있는것도 많이먹고 있지?
행복하지?
거기선 허리도 아프지말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채소도 많이 먹고
고기도 많이 먹고 다 많이 먹고 행복하고 따뜻하게 있어야해
할머니를 볼려면 아직 내 인생 100세를 기준으로 26%밖에 안살았으니
조금 많이 기다려줄수 있지?
할머니 행복해야해
너무너무, 너무너무 사랑해-
***
한동안 현실로 받아들이지못해서 울지도 못했는데
누구한테 찡찡거리긴 싫고 티내기도 싫어서
여기와서 주절주절 떠들고 가네요
예~전에 할머니랑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리해서 올리고 했었는데 지웠나,
그 글이 없네요 ㅎㅎ 로그인을 안하고 적은것인가 아쉽다 ..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았거든요 ^_^
나 펑펑 울었으니까
이제는 할머니 보내줄수 있겠죠 -
아직 성숙하지 못했으니 할머니 보낸것도 많이 힘든거겠죠
많이 사랑했다고 너무 사랑했다고 마음으로 전합니다
한동안은 모든것에 의미부여가 되겠죠 -
날씨도, 눈에 보이는 색깔도, 내 건강상태도, 그냥 모든것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