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핸드폰은 진정한 스마트 폰이다. 너무 똑똑해서 일을 하기 싫어하고 추운것을 싫어하고 용량이 높은것을 싫어하며, 귀치않게 어플을 돌리는 것을 싫어한다.
난 핸드폰을 쓰려면 일단 품는다.. 내 폰은 따뜻해지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고 액정이 보이지 않는다.
내 폰은 흡사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추운것 싫다. 조금 따뜻해지면 일해주지.."
나는 열심히 품고 손으로 비비고 입김을 불어넣는다. 내 몸의 온도와 비슷할때쯤 핸드폰은 깨어난다.
정말 놀라운 스마트 폰이 아닐수없다. 액정이 고장나면 고장난것이고 맛이가면 맛이간것인데 온도에 영향을 받는 폰은 내폰밖에 없을것이다. 가끔은 이 폰에 귀신이 든건 아닌지 의심까지 갈정도다.
더군다나 어플이라고는 후레쉬, 소설보는거, 그림그리기, 소설보기2 이렇게 4개밖에 없다. 그렇지만 제 핸드폰님께선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2개 이상의 어플이 돌아가는것을 원치 않으신다. 물론 하찮은 내가 억지로 2개를 돌리면 얼마가지 않아 한개를 알아서 꺼버리시거나 아니면 일을 그만두시고 재부팅을 해버리신다.
더군다나 귀찮은 걸 싫어하시는지 남이 만지는것을 거부하신다. 남이 내 핸드폰을 만지면 일단 다시 품어야하고 품어서 살려내면 2차 관문이 나타난다. 다른사람은 내 폰으로 전화조차 걸수없다. 나야 물론 익숙해졌지만,...
전화를 걸려면 일단 바탕화면에선 아무것도 할수없다. 일단 어플창을 키고 그상태에서 전화버튼을 누른다. 그 상태에서 다시 다이얼 버튼을 누른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전화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 내 바탕화면은 죽었다. 아무것도 할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