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저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고등학생 나이에 군과 경찰의 무차별 학살에도 결국 살아남으셔서 제가 세상의 빛을 보게 해 주셨습니다. 17살때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유공자 신분으로 등록금걱정 하지 않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죠. 지금은 고시준비를 하며 하루하루 건조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래되진 않았지만 정치 관심있게 보고 글도 써보고 댓글고 달고 했습니다. 그렇게 정의로운 척 자위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전국의 대학생들이 불같이 토해낸 대자보들을 보고 너무나도 부끄러워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다른 모든 분들의 어머니 아버지 들과 함께 피와혼으로 빚어 물려주신 민주주의라는 유산이. 더러운 친일파의 후손들과 재벌들에게 더럽혀 지고 부서져가고 있는데 그 민주주의 덕에 지금까지 안녕히 있을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저는 천하의 배은망덕한 불효자식입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불효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모니터 뒤에 그만 숨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겠습니다. 우리들의 유산이 숭례문처럼 불타버리는 꼴을 지켜보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그랬던 것 처럼 내 자식에게 세상에서 가장 값진 유산인 민주주의를 꼭 물려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