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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가 횽 너무 멋진 거 같음 ㅜㅜ
게시물ID : history_4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파랏쵸
추천 : 1
조회수 : 65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6/06 19:12:30
[중국 고전 인물전] 형가, 무모와 낭만의 비운의 자객  
      
형가(荊軻)‥무모하면서도 낭만적인 용기로 모든 것 날려버린 비운의 자객

 
 '바람 소리 소슬하고 역수는 차갑구나! 장사가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風蕭蕭兮易水寒 壯士一去兮不復返, 사기).'

널리 알려진 구절이다. 진시황을 죽이러 떠나며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구슬픈 노래를 불러 듣는 사람들의 눈을 부릅뜨게 하고 머리카락이 관을 찌를 듯 치솟게 만든 자객 형가(荊軻).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영웅'에서 명장면 중 하나를 꼽는다면 진시황과 형가(리롄제 분)가 마주한 장면이다. 진시황이 형가에게 자신의 칼을 던져주며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형가가 날아올라 진시황을 향해 겨눈 것은 칼끝이 아니라 칼등이었다. 결국 진시황만이 천하통일로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진정한 영웅이란 의미다. 

형가는 위(衛)나라 사람으로 책읽기와 격투기,검술을 좋아했다. 유세가가 되려 했지만 위나라 원군(元君)이 외면하자 연나라로 가 개나 잡는 이름 모를 백정과 축(筑) 타는 고점리(高漸離)와 술을 마시며 자유분방함을 즐겼다. 어디를 가도 현인이나 호걸,덕망가들과 사귀었고 그러면서도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신중하게 처신했다. 그의 인물됨을 알아본 연나라의 선비 전광(田光)도 그런 부류였다. 

때마침 연나라 태자 단(丹)이 진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연나라로 막 돌아온 후였다. 태자 단은 볼모로 있으면서 훗날 진시황이 된 정(政)과 죽마고우로 지냈다. 그런데 정이 진나라 왕이 되자 단에게 예우를 해주지 않았고 이를 원망하며 도망 온 것이다. 

더구나 진나라가 산동지역으로 군대를 파견,영토 확장을 서두르면서 지리적으로 비교적 안전지대였던 연나라도 두려움에 떨기 시작하던 때였다. 결국 태자 단은 진시황 암살을 계획하고 전광에게 적임자를 묻는데,이때 형가를 추천한다. 전광은 비밀 유지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태자 단이 자신을 의심한 것을 형가에게 알린다. 

의심이 몸에 밴 태자 단은 이리저리 재기만 할 뿐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것이 요체인 암살 계획을 차일피일 미룬다. 결국 형가가 태자 단에게 제안하기를,당시 진나라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탈출해서 연나라로 도망쳐온 번오기(樊於期)의 목과 연나라의 기름진 땅 독항(督亢)의 지도를 바치는 방법으로 진시황을 만나 죽이겠다고 한다. 태자 단이 나서지 않자 형가는 번오기를 만나 연나라의 위급한 상황과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한다. 번오기는 주저 없이 스스로 자신의 목을 쳐 형가에게 던져 버린다. 

번오기의 목을 상자에 담고 둘둘 만 독항의 지도 속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긴 형가는 진시황을 만나는 데 성공한다. 진시황이 번오기의 목에 만족해 하는 틈을 타 지도 속에 숨겨둔 비수를 꺼내들어 죽이려고 한다. 두 번이나 암살 시도를 겪은 진시황은 신하들이 궁전에서 어떤 무기도 몸에 지닐 수 없게 했다. 진시황은 다급한 나머지 전 아래에 있는 병사들을 부르지도 못하고 기둥을 빙빙 돌며 도망쳤고 신하들은 형가를 무기 없이 맨손으로 공격했다. 허둥지둥하는 진시황에게 어떤 신하가 "칼을 등에 지십시오!"라고 외쳤고,진시황은 그제야 칼을 뽑아 형가의 왼쪽 다리를 베고 다시 여덟 군데나 상처를 입혔다. 형가는 미소를 머금으며 "내가 일을 이루지 못한 까닭은 진나라 왕을 사로잡아 위협해 반드시 약속을 받아내 태자에게 보답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객열전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주위 신하들이 곧 몰려와서 형가를 잔인하게 죽였다. 이 일로 진시황은 연나라를 공격했고 태자 단은 연수(衍水)라는 곳의 섬에 숨어 있다가 아버지 연왕이 보낸 자에 의해 목이 베이고 만다. 태자의 복수극은 허망하게 끝났고 연나라도 5년 만에 멸망하게 된다. 

형가의 무모하면서도 낭만적인 용기는 결국 자신의 목숨은 물론 연나라의 몰락을 앞당기고 말았으니 때론 무모한 시도가 모든 것을 한순간에 다 날아가게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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